나는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 -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60주년 기념 작품집
다비드 칼리 외 19인 지음, 알료샤 블라우 그림, 슈테파니 옌트겐스 엮음, 김경연 옮김 / 사계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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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숀 탠의 이름이 있길래 잡았다.

그림책 작가로서 사랑하는 숀 탠.

그의 글 작품은 처음인데

그림과 닮은 글이다.

그의 그림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서

자신만의 등장인물들을 생성해서

우리가 아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 작품집에서도 우리가 아는 앵무새와 돼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자신이 보고 있는 앵무새와 돼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숀 탠의 앵무새와 돼지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했다!

사라지는 돼지라니! 파란색은 또 뭐람?

ㅎㅎㅎㅎㅎ

하지만, 아마도, 높은 확율로

나는 그의 앵무새와 돼지에게 호감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의 앵무새와 돼지에게 호감을 느끼신 다른 분들이 계실지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가이드삼아 전염되기 위해.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60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작품집이라고 한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지난 60년 동안 상을 받았거나

후보에 올랐던 작가들에게 의뢰해서 받은 새로운 원고들이라고 한다.

왠지 그 의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은 [우편함을 심은 남자]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표지 그림도 그 작품 일러스트이다.

아름다운 책에 관한 이야기다.

p.29

[책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집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책들도 세상으로 나가 여행을 해야 한다.

바람에 흩어지는 낟알들처럼.]

문득 도서 카페에 책나눔을 하는 회원들이 생각나는 문구였다.

그들은 낟알을 뿌리고 있는 걸까?

책 제목인 나는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는

독일의 스무고개 노랫말 같은 건가보다.

그래서인지 20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20편의 작품을 읽으면서 상상의 힘을 동원해서

내가 지금 보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기를 바라는 작품집인 것 같다.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들도 있지만

지금, 결코 편안하다고 할 수 없는 순간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아이들이 [나, 운이 좋지 않아?] 라고 생각해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찾지 못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찾았을지 부지런히 찾아봐야지. 가이드 삼아 내 것도 찾아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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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을 좋아합니다 - 초록 지붕 집부터 오건디 드레스까지, 내 마음속 앤을 담은 그림 에세이
다카야나기 사치코 지음, 김경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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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다.

무언가를 사람하는 사람의 에너지를 전달받는 건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

저자는 빨간 머리 앤의 삽화가였으며

스스로가 빨간 머리 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빨간 머리 앤의 삽화를 그리면서

그 당시로서는 만나기 어려웠던

자신의 의견에 당당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앤에게 반해있었던 거다.

앤 뿐만이 아니라 몽고메리 작가의 작품들을 전반적으로 좋아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두드러지는 캐릭터인 앤이 독보적인 최애가 아니였나 싶다.

정말 즐겁게 빠져들었겠나보구나 싶었던 에피소드가

둥글게 짠 깔개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짜봤다는 이야기에 입을 떡. 벌어지며 절로 웃음이 나더라.

아, 정말 궁금했나보다.

그러면서 재료별로 다양한 질감을 지닌

둥근 깔개에 대한 설명과 일러스트를 보고 있자니

이 분 약간 마닐라 아줌마 타입일까? 싶었다.

ㅎㅎㅎ

앤이 처음 초록지붕 집에 도착하는 장면부터 설명해가며

각각의 장면에서 그려졌던 것들

혹은 각 장면을 그려낸 것들을 보면서

문학작품의 삽화가의 역활에 대한 환기가 되었다.

앤을 기쁘게 한 꽃들은 어떤 생김새인지

앤이 사랑하는 나무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앤이 살던 곳은 어떤 마을인지

앤이 실망했던 옷이 어떤 옷인지 기뻐했던 옷이 어떤 옷인지

프로포즈 받을 때 어떤 분위기였을지

직접 보여줘야 하는역활을 하는 거였다.

텍스트를 통해 꿈꾸던 환상을 확인받는 위치였던 것이다.

실망하지 않도록

작품과 다르지 않도록

애써야 했겠구나 ....

엄청난 일이다.

특히 옮긴이의 후기를 읽는 즐거움에서

번역자 분의 사망 소식을 전해듣고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이

작업하던 책의 번역이 완료되었는가 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프로의 세계는 정말. 무섭구나 싶었다.

일종의 작업 후일담과 같은 이 책은

즐거움이 느껴지는 일러스트가 가득 차 있고

애정이 담뿍 담긴 글로 연결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운 기운이 전달되어 온다.

어린 시절의 앤 이야기 밖에 모르는 나에게

그 시절을 지난 앤의 이야기를 포함해서

사랑스러운 빨간 머리 앤을 읽어보고 싶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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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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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전에 저자가 남자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열어보니 여자분.

여전히 남성 중심 사고를 하고 있는가 보다.

표지에도 여자분인데.

의도적인든 의도적이지 않든 남성중심 사고에 훈련되어 있다는 것이

문득문득 느껴질 때마다 사회적 교육이라는 것이 얼마나 뿌리깊은지에 대해 생각한다.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아직, 인간의 신체에 대해 완전히 알지 못한다.

특히 뇌에 관한 부분은 여전히 조금씩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인간이 인간에 대해 완전하게 알게 되는 날이 올까?

그게 긍정적일까? 완전히 안다는 건 통제하게 된다는 걸텐데...

통제되는 인간은, 지금과 같은 인간일까?

여튼....

이 책은 저자의 경험담인데

특별하고도 놀라운 이야기이다.

뇌종양 때문에 정신질환을 겪었던 저자가 그 상황에 대한 후일담을 풀어낸 책이다.

(후일담이라고 해도 될지, 아직도 완전한 완치라고 보기는 어려워보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문제상황을 인식하는 상태, 기존의 정신적인 상태를 되찾는 것은 굉장히 희박한 일이라고 하니까.

그런 희박한 일이 일어난 것도 놀라운데

그 스스로가 뇌과학자였다.

아마도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경험을 한 저자가 뇌과학자였기 때문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스스로의 상황을 돌아보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적 근거를 지닌 사람이다보니

단순한 수기가 아닌 보다 자료적 가치를 지닌 기록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매 장마다 놀랍다.

오프닝에서 저자의 직업인 인간두뇌수집원에서 하는 일에 대한 설명부터

뭔가 sf적인 느낌의 감탄을 자아내더니

발병을 발견한 후 치료과정들, 정신병이 가시화되는 과정까지...

휘몰아치는 긴장감의 연속이다.

한 인간의 몸 위에서 벌어지는 한치앞을 짐작하기 어려운 전쟁사를 보는 듯했다.

다행히 저자는

(비록 이전의 뇌와 같지 않고, 그래서 자신은 달라진 나이지만,

스스로는 자신이 무언가를 잃었다는 감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하니)

회복?되었지만 읽는 내내 공포스러웠다.

이런 병이 결코 희귀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조현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것만이 아니라

치매 등 뇌의 기능이상으로 찾아오는 다양한 병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두려웠던 거 같다.

워낙 주변인들도 관련 지식과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고

저자 스스로도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이였다는 점에서

거리감이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저자의 회복의 원인은

놀라운 정도의 저자의 투쟁심? 생존력? 생명력인 것 같다.

이전에도 두번의 암을 극복했던 저자는

이번에도 놀라운 활력으로 극복해냈던 것이 아닐까?

이런 성향? 기질? 마음가짐? 등이 미치는 영향이야말로

뇌 연구의 마지막에 밝혀질 진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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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꾼 그림책에서 무얼 보았나? - 나와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드는 그림책 읽기
김건숙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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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제목이 좀 애매하다고 느꼈는데

전작과의 연결성이라는 측면과

내용을 아우르는 제목으로 어울린다 싶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의 중심은 그림책이 아니라

책 사랑꾼이다.

그림책을 통해, 그림책을 매개로 책 사랑꾼이 무엇을 보았나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그림책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책 사랑꾼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로 보는 것이 좋겠다.

그림책을 통해, 그림책과 닮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그림책을 보며 연상된 그림책이 아닌 책에 관한 이야기.

그림책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

그림책이 있는 그림책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

4가지 챕터로 나누어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다.

첫 책을 낼 때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블로그 글쓰기를 할 때

그림책에 관한 것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책은 아마도 그러한 글쓰기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기존에 쌓아왔던 이야기들을 잘 엮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낸 듯.

그림책을 매개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림책 외에 흥미로운 것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특히 편지쓰는 장형숙 할머니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인연을 만들어간 상황도 재미있었지만

장형숙 할머니라는 존재 자체를 소개받을 수 있어서 좋았달까.

흠, 생뚱맞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썸머워즈의 할머님이 생각나는군.

유려한 글쓰기는 아니다.

독특하고 참신하고 눈이 번쩍 뜨이는 신선함이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글 곳곳에 성실함이 느껴진다.

애정을 동반한 노력도 묻어있다.

그리고,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마음이라고 느껴지는 글들이다.

책으로 나오는 글이니

날 것의 자신, 그대로가 드러나지는 않았겠지.

그래도 삭제된 것은 있어도

거짓으로 포장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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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블 맨 - 스탠 리, 상상력의 힘
밥 배철러 지음, 송근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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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이미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더 마블 맨이란 스탠 리. 에 관한 이야기다.

부모님들의 이민 이야기부터 일대기순으로

스탠 리가 마블 맨이 되기까지, 그리고 마블 맨이 되어서의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다.

밥 배철러가 이 책을 집필할 당시에는 스탠 리가 살아있었을텐데

그리고 스탠 리를 인터뷰한 듯한 문장들도 보이는데

종종 확인되지 않은 것 처럼 쓰여진 부분들이 있다.

미루어 추측하자면

스탠 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드는

각색을 좀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철저하게 이야기꾼으로서 말이다.

스탠 리는 단지 작가만이 아니였다.

편집자 이기도 했고, 작가들을 컨트롤하는 매니저 역활도 했다.

사실상 어마어마한 마블 세계관이 모두 스탠 리의 작품은 아니다.

그리고, 직접 코믹북을 그려낸 그림작가들도 있고.

결정권자인 굿맨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마블하면 스탠 리와 동격으로 여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가....

그려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조금 설명이 부족한 부분들도 있기는 하다.

굿맨과의 관계랄까... 작가들과의 권리 관계랄까....

뭐.... 명명 백백하게 밝혀내지 못할 업계의 사정이라는 것이 있을 수도 있을테니...)

하지만, 어밴저스 앤드게임에 열광하는 분들 중

마블 왕국에 대한 궁금증이 왠지 생겨버렸다면

필독서 노릇을 해줄 수 있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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