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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스타벅스 건물주
전재욱.김무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제목도 재미있고 주제도 재미있는 책 한 권 또 읽었다.
제목 그대로 스타벅스 건물주가 되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스타벅스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최근에 거의 못 본 것 같다. 스타벅스 = 커피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 있는 커피 브랜드가 되어 버렸으니까. 약속시간이 30~40분 남았을 때, 업무적으로 가법게 사람을 만나거나 잠깐 노트북을 이용해서 작업을 할 필요가 있을 때, 집중해서 공부나 업무를 해야 하는 젊은 세대까지 누구나 스타벅스를 친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다. 인근 상권을 살리기도 하고, 경쟁업종은 또 몰살시키기도 하는(반면에 스타벅스 주변에만 입점을 진행하는 저가 커피 브랜드도 있다.) 아주 파급력이 강한 브랜드이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스타벅스 주식에 투자를 계속 고민하다 결국엔 1주도 사본 적이 없는데 투자의 범위도 넓힐겸 몇십 주 정도만 들어가 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단순한 커피회사가 아니라 진정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는 열정적인 기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이렇게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겠지. 책은 기자인 두 분이 썼다. 전재욱 님과 김무연 님. 두 분 다 이데일리에 근무하고 있다. 전재욱 님이 혼자 작업을 하다 힘에 부쳤는지 후배 기자인 김문연 님의 도움을 받아 같이 공동으로 펴낸 것 같다.
스타벅스를 유치하면 성공인 것은 뭐 말할 필요도 없고. 그토록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량 임차인. 스타벅스를 뛰어넘는 우량 임차인을 우리는 언뜻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스타벅스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에는 그들의 독특하고 고유한 입점 전략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첫 번째, 오로지 직영으로만 운영한다. 가맹은 없다. 두 번째, 절대 부동산을 사지 않는다. 점포를 낼 때 100% 임차한다. 이것도 상당히 특이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심지어 그 점포 발굴이 철저히 영업 비밀에 해당되어 이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에 관심이 많은 임대인과 투자자를 위해 스타벅스를 대해부 해보는 수고스러운 작업에 착수했다. 기본적으로 2021년 말 기준 1,653개 매장과 2,454개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것이다. 중간에 실수로 잘못 뽑은 등기부등본까지 하면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나조차도 그렇게 등기부등본까지 뽑아서 전수조사할 정도로 건질 내용이 있나? 싶었는데 확실히 축적된 데이터는 숫자로 메시지를 던져준다. 스타벅스가 원하는 상가와 건물은 대략 이런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스타벅스 왜 가냐고? 있으니까!이다. 여기서는 대한민국에 스타벅스가 얼마나 많은 매장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 얼마나 분포되어 있는지 큰 틀 안에서 알려준다. 사실 1장만 잘 읽어도 본전 뽑는다. 1장이 제일 중요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스타벅스가 무엇을 가장 중요시하냐고? 그건 인구다.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인구구조와 스타벅스 매장 수가 거의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어디든지 예외는 있는 법. 일부 매장이 인구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매장이 입점한 지역이 있는데 이는 정주인구+유동인구에서 유동인구로 또 설명이 된다. 즉, 인접 도시/지역과의 접점에 속하는 지역으로 행정구역 상으로는 다른 지역에 속하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해당한다. 이런 식으로 스타벅스의 기본적인 입점 공식을 거시적으로 설명한다.
2장은 왜 스타벅스인가?이다. 여기서는 스타벅스가 어떻게 입점하고 또 어디에 주로 입점하는지, 점포개발팀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대략적으로 설명한다. 스타벅스의 입점 프로세스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사실 입점 프로세스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비밀스럽고 그 검토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하면서 전체 매장의 면적이라든지 층수라든지 하는 것을 알아냈다. 따라서 우리는 스타벅스가 원하는 면적과 층수는 어떤 수준이며 평균값과 중간값이라는 수치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어떤 지역은 보통 얼마 정도 되는 사이즈가 괜찮겠더라 하는 부분까지도 말이다. 이런 정확한 정보들이야말로 점포개발과 입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3장은 한 달에 얼마 받으세요?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정보 중의 하나인 임대료를 해부한다. 나는 처음에 임대료를 어떻게 확인하나 궁금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물론 전수조사로 하려면 엄청 힘든 일이다.). 두 저자는 우선 임대 보증금에 접근하고자 스타벅스 매장의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 상 등기된 전세권, 임차권, 근저당권을 모두 파악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부분은 이들 3개 권리에 대해 정형화된 규칙이나 방침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임대인과의 협의를 통해 정해지는듯하다. 하지만 적어도 임대인이 이들 권리의 등기에 협의해야(동의해야) 한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월세 역시 차임이 명시된 임차권 등기 매장 183개를 확인했다. 이들은 또 정액 계약을 맺은 곳과 매출에 비례하여 정률 계약을 맺은 곳들로 나뉘는데 역시 정률 계약을 맺은 곳이 훨씬 많았다. 아무래도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니 그런 것 같다.
4장은 제목은 스타벅스에 갑질해 볼까?인데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임대인으로서 스타벅스를 유치하기 위해 어디까지 노력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전세권, 임차권 등 스타벅스의 임대 보증금을 지켜주기 위해 등기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문제고. 기본적으로 화장실같이 세심한 부분까지 반드시 신경 써야 한다는 내용 역시 와닿았다. 그리고 한 곳으로는 성이 안 차서 복수의 스타벅스 매장을 두고 있는 임대인에 대한 소개도 있는데 여기 등장하는 연예인이 바로 영화배우 하정우 님이다. 속초중앙로점과 송파방이DT점의 임대인이다. 화곡DT점도 그의 소유였었는데 지금은 매각했다. 여기서 생각해 볼 부분이 영화배우 하정우 정도면 자본이 상당하고 관련된 인맥이나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할 수도 있는데 그가 스타벅스를 유치한 방법은 가장 확실하고 단순한 방법이었다. 이미 입점된 건물을 사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조금 현타가 왔는데 하정우도 이미 유치된 걸 사는데 내가 공부해서 새로이 유치한다?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러나 박명수 부부를 포함 건물을 먼저 짓고 나중에 스타벅스를 유치한 사례도 적지는 않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자(사실 돈도 없지만...).
5장과 6장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5장은 직접적으로 건물을 살 자본이 안되는 분들에게 간접투자 상품을 설명하는 부분이고 6장은 스타벅스 건물주의 정체에 대한 부분이다. 최연소, 최고령 건물주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는 부분이다. 나는 뭐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의 투자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고 오로지 나 혼자만의 것을 원하는 것이지 간접투자 상품에도 관심이 없어서 간략히만 보고 넘어갔다. 그중에서도 전문자산 개발사에 대한 부분은 읽을만했다. 다만 요즘과 같이 부동산 경기가 어려울 때도 사업이 잘 되는지 궁금했으나 이내 내가 내 할 일도 제대로 못하는데 별 걸 다 걱정하고 있다는 현실감각이 돌아왔다.
오늘은 이렇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스타벅스 건물주에 대해 알아봤다. 휴~ 스타벅스 건물주라니. 그런데 사실 요즘에는 대형 건물의 1층 구분상가 몇 개를 터서 입점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 주변에도 스타벅스가 딱 하나 있는데 내가 알기로 그곳도 구분상가 소유자 몇 명이 협의해서 스타벅스를 유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더 정확히는 임차를 맞추고 나서 거래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끔씩 경기도나 지방에 스타벅스 임차가 맞추어진 상가나 건물이 종종 매매로 나오는데 너무 가격이 높게 나온 경우도 많다. 스타벅스가 떠나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좋은 입지인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