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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사의 신이다 - 일단 돈을 진짜 많이 벌어봐라 세상이 달라진다!
은현장 지음 / 떠오름 / 2021년 12월
평점 :
예전에는 그렇게 유튜브를 잘 안 봤는데 통근버스 타고 다니면서.... 그리고 암 수술하면서 유튜브도 많이 보게 되었다.
친구 추천으로 보게 된 채널이 있는데 장사의 신 채널이 바로 그렇다.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 대표 출신이라면서 장사를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관리를 했는지 설명을 좀 해주고. 그 후에는 장사가 잘 안되는 집들의 사연을 받고 가서 음식 한 번씩 먹어보고 가게에 뭐가 문제인지 같이 짚어주는 컨셉이었다.
의외로 생각보다 엄청 재미있었다. 무슨 컨설팅 전문가나 요식업계의 큰 손이 와서 봐주는 게 아니라 진짜 꾸밈없이 과장 없이 채널 대표가 가서 싹 둘러보고 욕할 부분은 심하게 욕도 하고, 이따위로 할 거면 때려치워라부터 해서 제대로 가르쳐주는 방송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가게는 일단 맛은 있었다. 장사를 오래 한 은현장이 직접 먹어보고도 맛은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디테일한 부분이 조금씩 모자랐다. 이유 없이 장사가 안 될 리는 없는데 그런 부분을 잘 긁어주었기 때문에 구독자 수도 많이 늘어났다. 정말로 재미있으니까 많이들 보시면 좋을듯하다. 어차피 나하고는 크게 관련도 없는 채널인데 말 그대로 재미있어 가지고.
어쨌든 그 유튜브 채널의 주인인 은현장 님이 책을 냈다. 제목부터 '나는 장사의 신이다'. 역시 장사의 신 컨셉으로 계속 밀고 가는 듯. 나하고 동갑인데 대단한 것 같다. '후참잘' 처분하면서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을 텐데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계속 유튜브 채널 운영하면서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많이 자극을 받는다. 나도 더 열심히 뛰고 부지런히 살아야지. 참고로 후라이드참잘하는집은 200억 원에 매각했다고 한다.
사실 그렇게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아무튼 대단하다. 아. 내가 먹어본 거는 이미 매각한 이후에나 맛을 봤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더 큰 대형 치킨 브랜드들 틈바구니에서 저렇게 인지도 쌓으면서 올라왔다는 거 자체가 사실 쉽지는 않은 일이다. 책 앞부분에 나와있는 저자 소개에 내가 더 덧붙일 내용이 없다. 장사의 신 채널을 통해서 요즘에도 꾸준히 무료로 컨설팅 진행해 주고 그 가게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처음에는 수도권 중심으로 돌다가 가끔 청주, 천안 정도 갔었는데 이제는 부산도 가고 전국구 방송이 되었다.
사실은 이 책을 서평 이벤트를 통해 읽게 되었는데 거의 한 달 정도 배송이 지연되었다. 뭔가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 어쨌든 책이 배송이 되어 잘 읽었는데 첫 페이지를 여니 저자의 친필 사인이 되어 있었다. 분초를 다투며 일하는 사람이고, 후참잘 처분한 것도 건강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아는데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다니... 여러모로 본을 받을만한 사람 같다. 참고로 이 책의 판매 인세 수익금도 전액 보육원에 기부된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사실은 내가 보기에는 1장을 제외하면 다 똑같은 얘기 같다. 장사하면서 지켜야 될 기본을 지키라는 말들이다. 제1장은 저자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고, 얼마나 힘들게 장사를 해왔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1장에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읽어야 할 것은 저자의 태도와 노력이다.
이 치열한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버티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뛰고 노력하는 모습이 짠했다. 작은 디테일 하나 더 신경 쓰는 게 별게 아닌데 대부분 그것 못한다. 조류독감이 유행했을 때, 저희 치킨은 250도에서 가열하므로 안전하다고 손글씨를 써서 붙인다든지, 할머니 장례식 때도 장례식장에서 착신전환으로 주문전화를 받아서 처리한 얘기를 읽고 있자면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는 기분이다. 이 정도로 해야 성공할 수 있구나 싶기도 하고. 저자의 모든 점을 다 배울 수도 없고 가치관의 차이는 일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간절함 만큼은 제대로 배워야 한다.
제2장부터 제4장은 사실 내가 느끼기에는 전부 기본에 충실하라는 내용인데 장 별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2장에서는 초심을 잊지 말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사실 이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 ㅎ 회사만 다니는 직장인들도 초심을 잃지 않는 게 너무나도 힘든 일인데 눈치 볼 것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더더욱 느슨해지기 쉬운 구조라 이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장사가 잘 되자 비싼 옷과 금 팔찌를 차고 가게에 나오기 시작했더니 손님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건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장사가 잘 되는 느낌을 내고 손님이 많아 보이게 하는 건 좋겠으나 그 정도가 지나쳐서는 안 된다. 스스로 매장의 상황을 잘 살필 줄 알아야겠다. 그 외에도 2장에서 참 배울 내용이 많다. 대박과 쪽박은 작은 차이로 결정된다는 부분. 광고비를 너무 많이 써도 안되고, 너무 적게 써도 안된다는 부분.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자영업을 영위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3장도 2장의 연장선이라 생각하는데 3장의 제목은 '돈 잘 버는 나만의 장사 노하우'이다. 그런데 사실 여기도 읽어 보면 더 성실히, 더 정직하게 일할 것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2장의 연장선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에서도 많이 얘기하는 부분인데 장사가 잘 안된다고 문을 너무 일찍 닫거나 중간에 손님이 없다고 브레이크 타임을 두기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장사가 정말 잘 되는 집은 다음 텀 매출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사가 안되는 집의 브레이크 타임은 말 그대로 매출을 포기하고 그냥 쉬는 시간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게 없다. 게으른 사람에게 휴식은 사치다. 내가 쉬고 싶다고 쉬기 전에 그 시간이 과연 고객을 위한 시간인지. 내가 쉬고 싶어서 나를 위해 가는 시간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제4장의 제목은 '장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다'이다. 여기도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지만 이를 통해 자영업을 준비하거나 운영 중인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준다. 저자는 이제 삶이 허무해져서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무료로 컨설팅하고 유튜브를 찍으면서 삶의 보람과 재미를 얻어 가며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또 장산의 신 채널에 나오는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쥐뿔도 모르면서 가게 열어서 어영부영 운영했더니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서 저자에게 SOS를 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나름 대로는 전략과 계획을 세워서 치열하게 분석하고 적용한 결과가 지금과 같다는 것. 그만큼 장사라는 건 참으로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물론 지금도 주변 사람들에게 함부로 장사를 권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이렇게 책 한 권을 같이 리뷰를 해봤는데 은현장이라는 사람 자체가 갖고 있는 색깔이 재미있어서 유튜브와 병행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에도 평소에 쓰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왜 부자가 될 생각은 안 하고 부자처럼 보일 생각들만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와닿았다. 또 이렇게 책으로 보니 느낌이 다르긴 하다. 부록에는 장산의 신이 직접 컨설팅한 가게들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대부분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본 집들이라서 반가웠다.
장사를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 권씩 사서 읽어보면 좋겠다. 그러고보니 나도 최근에 이 책을 누가 사서 읽어야겠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선물하기로 보내줬던 기억이 난다. 대개는 내가 읽은 책을 선물해 주는데 이번에는 선물을 먼저 하고 내가 훨씬 더 나중에 읽었네. 아무튼 매우 만족스러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