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8



빛이 된 사람들



마이클 배닝, <계단 꼭대기의 빛>, 2024, 캔버스에 유화

 

 

빛은 만질 수 없는 것이면서 많은 것을 살려낸다. 생명도 살리지만, 사람이 지닌 기억을 되살린다. 특별하진 않지만 일상의 평온함, 무료함, 말들, 행위를. 이것들은 모두 소중한 것이고 삶을 채우는 요소이다.

 

빛은 종교도 마법도 주술도 아니다. 빛은 현존하는 것이다. 빛은 삶을 구체적이고 현세적이고 실리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빛으로 현혹하고 미래를 꾸미는 일들은 모두 위선이다. 일상과 분리된 행위는 거짓이다. 빛이 없는 암흑은 암흑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둠 속에 반드시 빛이 들어온다. 

 

빛의 이중성 때문에, 즉 무중력의 것이면서 삶의 무게를 드러내기에 빛은 없는 존재와 있는 삶을 이어주는 게 사실이다. 빛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의 무게와 떠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이어준다. 그날, 10월 29일에는 너무나 많은 인생이 무너졌고 세상이 깜깜해졌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빛이 되어 우리 삶 가운데로 스며온다. 

 

빛이 들지 않을 것 같은 계단 끝 한 자락, 비좁은 골목길 모퉁이에도 빛이 서서히 퍼진다. 그 빛들은 우리의 기억을 되살려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웃음, 목소리, 눈빛, 손짓 등. 영원히 가버렸으면서 문득문득 우리의 일상에 다시 빛으로 찾아온다. 빛은 그렇게 실재하면서 되살리는 힘이다. 그날 이태원에서 희생된 이웃들을 또다시 기억한다.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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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란 무엇인가 - 팔레스타인 문제의 역사적 맥락과 집단학살의 본질
오카 마리 지음, 김상운 옮김 / 두번째테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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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의응답 내용에서 저자가 어느 팔레스타인인이 우토로의 재일동포 투쟁을 보면서, ˝자신이 자란 난민촌의 1세, 2세 할머니들의 투쟁이 생각났다.˝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아랍문학 전공하다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공부하면서 비로소 일본의 식민주의와 재일동포 문제가 왜 중요한 지 이해했다고 설명한 대목에서 팔레스타인 문제가 그만큼 보편적이고 호소력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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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여 페이백] 그린 레터
황모과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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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는 국가의 주류 민족이 학살을 당한 종족 출신이기에 정체성을 숨겨야 했던 주인공이 결국 의문의 메일을 보낸 동족이 사는 곳에 가서 결혼해서 행복해서 사는 것으로 끝난다. 평상시에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기에 테러리스트 취급당하는 팔레스타인인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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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의 어린이가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집회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팻말을 든 모습. 팔레스타인 현지인들이 찍은 것을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사람들》에서 인하해서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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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손쓰기대회에서 외국인 부문 으뜸상을 탄 이집트 청소년이 오늘이 안중근이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10.26이라고 말하며, ˝하마스 지도자 산와르의 죽음을 본 자신의 한국 친구도 임진왜란에서 죽은 의병의 자녀도 의병이 되었다며 저항은 죽지 않는다.˝고 말해서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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