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하의 희망가 - 상
왕멍 지음, 김승일 옮김 / 경지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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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의 희망가(这边风景)의 한국어판 머리말. 그래서인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내용은 삭제한 듯한데, 후에 저자의 짧은 후기도 많이 삭제된 건 아쉽다. 현재의 관점에서 1960, 70년대에 신장에서 살 때 쓴 소설 각장을 평가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런 내용이 상당수 빠졌기 때문이다.

1963년 말 당시 베이징사범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필자는 만 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신장(新疆)으로 가기로 결심하였다.
그 첫번째 이유는 나의 생활경험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베이징의 이데올로기적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웠고, "프롤레타리아 독재정치 아래에서 혁명을 계속한다"는 것도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나는 소수민족들이 집거하고 있는 변경지역에서 생활하면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고, 그곳에서 민족의 단결과 나라의 통일, 애국을 말한다고 해도 그다지 난처하지 않을 것 같았다. - P4

그러면서도 필자는 당지의 여러 민족 농민들과 하나가 되어 노동하고 생활하면서, 위구르의 언어와 문자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 - P4

여 필아는 위구르 농민들의 과분한 사랑과 환대를 받을 수 있었다.
1974년부터 필자는 장편소설 《이리하의 풍경(这边风景)》의 집필을 시작하였다. (중략) 당시 신장은 온갖 풍파를 겪고 있었다. 특히 1962년 중소관계가 악화되고 있었고 전국이 기근에 허덕이고 있었던 때였는데, 이때 이리와 타청 변경지역 주민들이 외국으로 도망간 사건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중략)
소설에서 나는 한편으로는 개인숭배, 계급투쟁, 반제국주의, 반수정주의 등 그 시기의 용어들을 완전하게 떨쳐버릴 수 없었고, 또 한편으로는 ‘좌‘적 세력이 기세등등하여 대놓고 압력을 가하던 시기였지만. 필자는 극단적이고 허위적인 ‘좌‘에 대해 독창적인 형식으로 비판하였다. 뿐만 아니라 민족, 종교, 나라를 바라보고 인정함에 있어 필자만의 독특
- P5

한 시각으로 관찰하고 묘사하였으며, 위구르족 인민들의 역사적 운명과 세부적인 생활에 대한 관심을 소설 곳곳에 담아 표현하였다.
1978년 본 소설이 대체로 마무리 되었을 무렵 마침 문화대혁명도 끝이 났다. (중략) 그러다보니 이 소설을 발표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던 시기였으므로, 필자는 원고를 꽁꽁 묶어 높은 곳에 얹어둔 채 그렇게 34년을 방치하였다.
2012년에 아이가 옛집 침실에 있던 장롱 위의 궤짝 안에서 이 육필원고를 발견하고는 무척 기뻐하였다. 이후 가족들의 지지 하에 약간의 수정을 거쳐 마침내 2013년에 출판하게 되었던 것이다. 평론가들의 견해 중에 하나는 문학적 환경이 극히 정상적이지 않던 시기에 생활과 인성, 그리고 문학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이 책을 써낼 수 있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의 견해는 위구르인에게 있어서 이 책은 당대의 청명상하도(주-청명상하도: 중국 북송시대 한림학사였던 장택단이 북송의 수도였던 카이펑의 청명절 풍경을 그린 그림)라는 것이었다.
이 책을 번역하고 국외에 소개하는 데 편리함을 주기 위해 작가는 책의 내용 총 18개의 장절을 삭제하였고, 이야기의 줄거리에 대해서도 필요한 보충과 설명 작업을 하였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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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가 신장 개발을 위해 중국 본토의 청년들의 지원을 호소할 때 일하러 가서 위구르족하고도 어울렸던 저자가 쓴 소설. 주인공은 위구르족이고, 중국 공산당원으로서 중소 냉전 당시 소련으로 탈출한 위구르족들에 대해 비판적인 중국 정부에 무비판적이다. 그럼에도 주인공이 겪은 위구르족의 역사이야기와 김승일의 한국어 번역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 신장에 이주한 일부 한족들이 위구르족 민족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등의 행위를 비판하는 위구르족의 이야기 등이 나오는 것은 중소 냉전기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아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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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lottecinema.co.kr/NLCMW/Movie/MovieDetailView?movie=16055

영화 <마리 퀴리>

이란에서 망명한 여성 사회주의자 감독, 페르세폴리스의 주인공 마르잔 사트라피 감독의 영화.

마리 퀴리의 여성으로서, 과학자로서의 인생을 잘 보여줬네요. 그리고 그가 발명한 방사능이 나중에 원자폭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로 이어졌다는 점도 보여주면서, 마리 퀴리의 입으로 방사능의 위험성도 지적하는 내용도 좋다.

어쩌면 권위주의적이거나 사상의 자유가 없는 이란에서 망명한 감독 자신의 처지가 러시아 제국 지배하의 폴란드에서 망명한 마리 퀴리의 모습으로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방사능으로 암 치료하는 요법 설명 보여주면서 최근 반핵 성향의 의학계에서 방사능을 의학에서 사용 금지하자고 주장한 게 생각나서 격세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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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의 노동계급 -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관점
김하영 지음 / 책갈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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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의 유서

내 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 주게.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 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를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 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 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어.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좌석을 마련했으면 내 말을 들어 주게.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 구애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않기를 바라는,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못다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리려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 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아래 책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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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 2020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폴 풋 외 지음, 차승일 엮음 / 책갈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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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이 무너지기 직전에 쓰여진 글이라서 스탈린주의가 동시대 사회주의자에게 미친 영향이 정말 잘 드러나 있다. 그리고 이에 맞선 아래로부터 사회주의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짧지만 잘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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