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습관으로 알아내는 ‘한국인의 거짓말‘

한국인의 거짓말 - 지금까지 몰랐던 한국인의 거짓말 신호 25가지
김형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11월

거짓말하면 한동안 재미있게 빼놓지 않고 봤던 미국 드라마 '라이 투 미'가 생각난다. 라이트만 박사가 범인이나 증인의 표정만을 보고 그가 거짓말하고 있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알아내어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의 재미에 빠져, 관련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본 기억이 난다.  

요즘 청문회를 보면서 라이트만 박사가 나타나 증인들의 거짓말을 파고들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도 해봤다.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이 봐도 분명 거짓말하는 게 보이는데, 그걸 듣고 있으니 분통이 터졌다.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지?

그런데 이번에 본 '한국인의 거짓말' 이란 책을 보면서 이해가 됐다. 

한국인은 거짓말을 세계에서 잘하는 민족이었다. 예전 역사 시간에 들었던 하멜 표류기에도 조선인은 남을 속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고 했단다. 거짓말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고 그의 경험을 적었다. 당연히 한사람의 말이 모든 것을 대표할 수는 없다고 속으로 부인했지만, 2013년 OECD 국가 중에 사기 범죄 1위 국가로 한국이 올랐다는 사실에는 어떻게도 반박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웃 일본에 비해 사기 범죄 수가 무려 7배를 넘는다고 하니 더 이상 우린 거짓말쟁이가 아니라 부정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거짓말 상황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하기야 대통령까지도 대놓고 국민에게 거짓말하는 상황이니 일반 국민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만큼 우리가 거짓말이 만연한 사회 속에 살다 보니, 거짓말에 무감각해진 것일 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가 이렇게 거짓말을 잘한다는 것은 그만큼 속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그럼 한국인 잘 속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욕심 때문이라고 한다. 어째 종교나 도덕적인 이야기로 빠지는 거 같은데, 한국인은 욕심 때문에 좋은 조건의 제안이나 투자에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기능이 강하게 방해받는다는 것이다.  

거짓말에 안 당하려면, 속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사기꾼의 말은 너무 달콤하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라이트만 박사처럼 거짓말 전문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짓말의 낌새라도 느낄 수 있다면 속지 않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인의 거짓말'에는 행동 심리 연구가인 저자가 한국인이 거짓말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3년간 실험 연구하여 1038개의 사례를 분류했다. 그의 연구 결과로는 서양의 연구와는 달리 한국인은 거짓말할 때 코를 만지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류 공통의 거짓말 행동도 있지만, 문화에 따른 다른 행동도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거짓말할 때 안면비대칭 현상이 60% 이상 나타나고, 남자는 거짓말할 때 말이 많아지고, 여자는 짧은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책에 나온 반응을 이번 청문회 방송을 다시 보며 비교해 봤는데, 책에 나온 반응들이 참 많이 보였다. 어떤 이는 피식 거리기도 하고, 눈동자의 빠른 흔들림, 같은 말의 반복, 시간 끌기 등 다양한 패턴이 보였다. 물론 그게 꼭 거짓말이라 단언할 수 없지만, 분명 의심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이 책은 전에 봤던 표정 연구에 관한 해외 도서에 비해 무척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문체도 직관적이고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연구 동기, 과정, 결과, 뒤에 참고문헌까지 잘 정리되어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행동 분석 책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른 복잡한 것을 떠나 재미있어서 이 책이 좋았다. 내가 살며 경험했던 여러 상황을 떠올리며 책 이론과 대입할 수 있었고, 방송을 보면서 다른 관점으로 즐길 수도 있었다. 남의 말을 잘 믿는 팔랑귀 소지자나, 비즈니스맨에게도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사기꾼은 보지 않았으면 한다.  

저자는 마지막 글에 한국인의 거짓말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 얘기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국민성이 변할 리 없다. 거짓말하는 정치인이 줄어들고, 거짓말하는 재벌이 줄어들어야 한다. 국민도 부자 만들어 주겠다는 거짓말만 일삼는 정치인을 욕심에 눈이 어두워 무조건 뽑아줘선 안된다.  그동안 거짓말을 두둔하고 변명해준 우리의 현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사소한 거짓말도 스스로 용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사기 범죄 꼴찌인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거짓말' 책 한 권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인공지능 이해를 돕는, 미래학자의 인공지능 시나리오

미래학자의 인공지능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6년 10월

사이코패스라는 일본 애니를 보면, 범죄자를 알아내고 잡기 위해 일종의 인공지능을 이용한다. 메인 컴퓨터에는 사람의 뇌를 직접 기계와 연결해서 활용하는 장면도 나온다. 은하철도 999에서도 기계화된 인간을 다루고 있다. 이런 애니메이션과 같이 상상의 얘기뿐만 아니라, 자동 주행 자동차나, 얼마 전 알파고의 바둑 대국, 주식 관련 프로그램 등 우리가 사는 지금의 현실에서도 인공지능은 알게 모르게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알파고의 충격적인 승리 때문인지 모르지만, 다른 어떤 때보다 올해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적은 없었던 거 같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발전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애니뿐만 아니라, 터미네이터, 매트릭스와 같은 영화에서도 인공지능이 긍정적이지 못한 것을 보면, 그 불안감이 어떤 지를 알 수 있다.

이런 막연한 두려움은 인공지능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인공지능은 그리 쉬운 기술이 아니다. 수학, 뇌공학, 통계학, 각종 복잡한 IT 기술 등이 복합된 것들이다. 그러나 보니 일반인들의 이해가 쉽지 않은 면이 크다. 그렇다고 세세한 기술까지 모두가 알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 '미래학자의 인공지능 시나리오'가 그런 면에서 AI 인공지능에 대한 비전공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복잡한 이론이나 공식을 다루지 않았으면서도, 인공지능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 이야기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교통정보, 주식 매매, 번역, 각종 판매 등, 인공지능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여러 예를 통해 말해주고 있으며, 국가별 어떤 정책과 목표를 가지고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지도 담겨 있다.

이 책의 중요한 가치는 바로 인공지능이 어떻게 미래에 적용되며 어느 시점 즈음에 만나게 될지 예견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래학자의 관점에서 써진 책이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 상황을 보고 적용될 시점과 어떤 식으로 발전될지를 전망하고 있으며, 어떤 모습의 미래가 될지를 말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막연한 공포감에서는 바로 몇 년 안에 인류에 재앙이 생길 거 같이 느끼겠지만, 책을 읽어봤다면, 그런 걱정은 진짜 기우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실제 어떤 기술이나 신약이 개발되었다고 해도 그게 적용되고 활발히 사용되는 시점 사이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적인 도구가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퍼졌지만, 그것 역시도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만큼 애니와 영화, 소설 등에 나오는 부정적인 인공지능에 대한 문제점들은 그런 시간을 거쳐 다듬어지고, 고쳐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의 느슨한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큰 문제가 생각보다 적으며, 앞으로 다가올 강한 인공지능의 시대 역시 여러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나 그보다 인류에 획기적으로 도움 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 저자는 예측하고 있다.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미 문제점을 알고 있는데, 그냥 손 놓고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로봇이 폭동을 일으켜 인류를 멸망으로 이끄는 공포를 벌써부터 가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만 인공지능을 통한 생활 패턴의 변화나 직업의 변화는 지금부터 미래까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이 변화는 일단 사물인터넷의 발달이 가져올 것이고, 생산 자동화 라인이나 마케팅, 금융 등에서도 발생할 것이다. 두려움이나 걱정보다는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흐름을 잘 타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얼마전 일본 하우스텐보스에 있는 세계 최초의 로보트 호텔, 이상한 호텔 , 헨나 호텔에 하루 머물 기회가 있었다. 입구부터 로봇이 기다리고 있었고, 예약 프런트, 객실에도 각종 로봇과 기계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무척 낯설었지만, 별 적응의 시간도 필요 없었다. '미래학자의 인공지능 시나리오'에서 말하는 느슨한 인공지능의 시대에 맞는 딱 그 정도의 변화였다. 거기에 두려움은 없었다. 색다른 재미와 점 더 디테일한 변화의 요구만 있었다.

인공지능을 너무 겁낼 필요도 없고, 엄청난 환상을 가질 필요도 없다는 점을 확실히 깨달았다.

오토바이 메커니즘 완벽 설명, 모터 바이크 구조 교과서

모터바이크 구조 교과서 - 라이더의 심장을 울리는 모터사이클 메커니즘 해설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8
이치카와 가쓰히코 지음, 김정환 옮김, 조정호 감수 / 보누스 / 2016년 10월

부릉 부릉 우다다다 거리며 달리는 오토바이를 보는 우리들의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리는 거 같다. 시끄럽다, 위험하다 등의 부정적 의견이 하나이고, 멋지다, 자유롭다와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하나일 것이다. 

​요즘 여성 바이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모터바이크를 남성적인 탈 거라고 한정 짓기도 모호해지긴 했지만, 자전거나, 자동차와 같은 수단과 비교하면 그래도 무척 거친 남성적인 운송 수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종류지만 스쿠터 하면 너무 가볍고, 오토바이 하면 어째 좀 낡은 모습이 떠오르는 반면, 모터바이크 하면 뭔가 육중한 근육질이 연상된다. 

​나는 가끔 카메라와 함께 모터바이크를 타고 시외로 나가 멋진 곳이 나타나면, 거기서 사진을 찍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즉 모터바이크는 나에게 있어 자유로운 이미지의 중요한 소품인 것이다. 그리고 사는 동네 주변에 오토바이 매장과 수리점이 많다 보니 디자인이나 종류 외에 구조에 대한 것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모터바이크 구조 교과서'는 책 제목 그대로 모터바이크의 구조에 관해 다룬 책이다. 모터바이크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지부터, 흡기 배기, 윤활 시스템, 점화 장치, 클러치, 기어, 프레임, 배터리, 시트, 헤드램프, 브레이크, 타이어 등 모터바이크 작동에 필요한 모든 메커니즘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좌우 두 쪽에 걸쳐 한 주제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쉽게 설명이 되어 있으며, 사진과 일러스트로 구조 또는 작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자동차보다 덩치가 많이 작기에 그리 복잡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이 복잡했다. 또한 자동차에 관련된 기술들이 대부분의 장치에 적용되어 있어, 모터바이크는 바퀴 둘 달린 자동차라 생각해도 될 거 같았다. 

​그리고 이 책 한 권이면 모터바이크의 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 가서 오토바이 구조에 관해 아는 척하기 좋을 것이다. 물론 이 책 내용 중에는 시판하는 모터바이크의 메이커별 종류, 정비 방법 또는 본격적인 운전 스킬에 관한 것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최소 정비에 필요한 기본 메커니즘 이해에 큰 도움이 되므로, 나중에 정비 관련 책을 봤을 때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

​자동차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좀 갖고 있는 분이라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술술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며, 설령 자동차를 모른다고 해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왕 '모터바이크 구조 교과서'로 얻은 지식에 살을 붙이기 위해 정비나 운전 스킬 관련 책을 더 볼 생각이다. 그리고 나서 라이딩의 꿈을 저렴한 기종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꼭 고가의 모터바이크만이 내 꿈속의 소품은 아니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유로운 영혼 아니겠는가...

쉽게 풀어 쓴 최면 개론서 -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 - 메즈머리즘에서 울트라 뎁스Ⓡ까지
문동규 지음 / 렛츠북 / 2016년 10월

매운 양파를 맛있는 사과 마냥 먹게 만들고, 사람을 개처럼 행동하게 하거나, 연예인의 전생도 보고, 온몸을 경직시켜 사람이 몸 위에 올라가도 꿈쩍도 하지 않게 만드는 최면술 장면을 방송을 통해 다들 봤을 것이다. 무척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나기도 하다. 최면술사가 마치 초능력자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이러한 최면의 강한 엔터테이먼트적인 요소로 인해, 방송뿐만 아니라, 영화, 소설 등에서 최면을 많이 다루곤 한다.

나 역시도 오컬트적인 것을 좋아하다 보니, 최면도 주 관심 영역이었다. 그래서 가끔씩 관련 책을 봐왔다. 첫 접근은 최면에 관심을 가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누군가를 최면에 걸어 보고 싶다는 단순한 의도였다. 최소 자기최면을 통해 나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그게 쉬운 게 아니었다. 대부분의 책에선 그냥 간단한 설명과 방법적인 것만 중점적으로 다루다 보니, 왜 이렇게 하는지, 깊이 있는 접근이 힘들었다. 더욱이 책에 나온 방법을 따라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나마 얻은 것을 자기 최면을 위해 몸을 이완시키다 보면 그냥 쉽게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나에게 최면은 그저 잠자기 위한 한 좋은 방법 정도였다. 관심이 시들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재미로 시작한 거니 아쉬운 것도 없었다.

그러던 중 최근 마스터 최면 트레이너 문동규씨가 쓴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을 보게 되었다. 내가 읽었던 기존의 책과는 많이 달랐다. 우선 이 책은 최면술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방법을 다룬 책이 아니다.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최면에 관련된 오해나 착각을 풀고,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최면의 역사, 현재 흐름, 활용 등을 다룬, 어찌 보면 쉽게 풀어쓴 최면 개론서와 같은 책이다.

저자 역시도 이 책은 최면 방법서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내가 읽어 본 바로는 기존의 방법서보다 더 훌륭한 방법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 암기식 최면 방법이 아니라, 최면에 대한 여러 생각을 가지게 해주고 이를 통해 다양한 방법 적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 가짐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최면이란 분야의 깊이를 깨닫고, 진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제시해주는 것 같다.

내 경우도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최면 상태이다. 방송에서 본 것들은 하나같이 몽롱한 상태에 잠을 자고 일어난 것과 같은 모습만을 보여줘서 그게 최면 상태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보니 의식이 완전히 깨어 있는 상태에서도 최면이 일어나고 반응한다고 한다. 그래서 최면 상담자가 자신은 최면에 안 빠졌다고 항변하기도 한다고 한다. 사실 요리 프로그램을 보고 갑자기 배가 고파지는 것도 일종의 최면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또한 최면 상태에 들면 주변의 소리를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라고 한다. 최면 상태에 빠져 있어도, 주변 소리를 다 인지하고 기억해 낼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조작될 수 있는 최면 기억, 거기서 거기 일 거라는 최면 방법 등 잘못 알거나, 이해가 부족한 것들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나에게 무척 생소한 메즈머리즘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최면술의 대가 밀턴 에릭슨이나 최면을 잘하지 못했던 프로이드 이야기에 대해선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메즈머리즘은 처음 듣는 말이었다.

1700년대의 안톤 메즈머라는 의사에게서 유래된 말로 사전적으로는 최면술을 뜻하는 hypnosis와 같게 나온다. 그렇지만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오늘날의 최면이 비판력 또는 크리티컬 팩터를 우회하는 것이라면, 메즈머리즘은 의식 전체를 우회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애니멀 마그네티즘이라는 또 다른 생소한 용어가 관련되며, 동양의 기와 공통점을 가진다. 사람 뿐만 아니라 동물과도 교감을 가질 수 있다. 그만큼 기존 최면술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다.

울트라 뎁스 역시 처음 들은 단어였다. 최면을 통해 의식을 탐구하고 자각하기 위한 전통적인 접근법을 초월하는 고유의 체계라 한다. 최면 중에 가장 깊은 수준의 최면 상태로 마취 없이 수술할 수 있을 정도의 최면도 가능하다고 한다.

몸이 날이 갈수록 종합병원 수준에 이르다 보니, 건강을 위해서라도 메즈머리즘과 울트라 뎁스는 기회 있으면 나중에 더 알아보고 싶다.

다소 학술적으로 접근한 책이지만, 어렵지 않고, 영화 장면이나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얼마 전 본 영화 나우 유씨미를 보면, 최면술사가 몇 초 만에 상대를 최면을 거는 모습들이 나온다. 이런 모습들 때문에 지식인을 보면 최면술 어떻게 걸어요? 하고 방법적인 것만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것은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바느질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한두 가지 요리 잘한다고 유명 요리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분야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꼼수보다는 기초부터 하나씩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면도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은 최면에 관심 있거나, 배우려는 분에게 최면의 바른 개념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생생 실전 중국어, 샨샨과 떠나는 중국어 유학길

샨샨과 떠나는 중국어 유학길
정은선 지음 / 명지출판사 / 2016년 10월

요즘 중국어에 대한 갈증으로 기회 닿는 데로 책을 손대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중국어는 만리장성의 벽과 같이 높고 길게만 느껴진다. 언어에 재능이 없다 보니 더 그럴 것이다.  어쨌든 중국어는 필요해서 하는 공부이니 바쁘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이번에 만난 책은 '샨샨과 떠나는 중국어 유학길'이란 책이다. 정은선 저자가 실제 중국 유학을 떠나 겪은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는 실전 중국어 학습서다. 저자는 큰 꿈을 가지고 유학은 갔으나, 뒤 뒤돌아보니 중국어가 생각보다 늘지 않았음을 깨닫고, 다시 매진하여 실제 중국인들이 쓰는 자연스러운 표현을 익히게 된다. 그녀는 이때 얻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이 책에 담아 자신과 같이 유학을 결심한 사람이나 중국어를 배우는 일반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엮었다.

 

그러다 보니 책 목차를 보면 전체적인 구성은 유학 과정 순서로 되어 있음 알 수 있다. 출국으로 시작해서 기숙사 입실 수속, 핸드폰 번호 만들기, 첫 수업, 은행 카드 만들기, 친구 사귀기와 같이 되어 있다. 물론 요즘 중국 생활에 필수라 할 수 있는 타오바오 이용도 나와 있으며, 기차표 구매나, 한국 물건 대리 구매에 관련된 주제도 빠지지 않고 들어 있다.

 

구성은 맨 먼저 주제 관련 단어를 익히고, 이어 상황별 회화, 어휘 확장의 과정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추가로 주제와 관련 있는 중국 실제 기사를 통해 앞에서 배운 것을 되새김질하게 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샨샨이 들려주는 중국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경험한 중국 생활 정보를 나누고 있다. 중국 생활이 생소한 분에겐 작지만 중요한 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명지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중국 원어민이 녹음한 MP3 파일도 학습자에 정확한 발음을 돕고 있다.

이 책은 중국어 입문서나 초급서가 아니다. 어느 정도 기본 회화와 문법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아직 초급 딱지도 못 뗀 나에겐 무척 버거웠다. 170쪽 정도의 가벼운 분량이었지만, 절대 작지 않은 학습량이었다. 결국 중국어 학습은 슬쩍슬쩍 아는 단어 확인과 이런 표현 있구나 정도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주제 자체가 그 상황에 꼭 필요한 것들이라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전체 표현들을 외울 생각이다. 비록 내가 유학 다닐 나이를 지났지만, 업무상 출장은 있다 보니, 요긴하게 쓸 표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단 단어 정복부터 해야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