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바람 2005-09-14  

안녕!
많이 바쁘니? 꼬맹이 어린이집 숙제로 일주일간 달 관찰하고 그림 그려오는 것이 있다. 게으른 어미지만 꼬맹이가 만든 올 추석떡도 얻어먹었는데 뭐 해줄 건 없고 가을 바람 맞으며 잠깐씩 산책하는 게 나쁘진 않네. 상현이야. 이상하게 달덩이 같은 그대 얼굴이 생각났다고 하면 믿겠니? 이게 무슨 연애편지라니? 똑똑...
 
 
나무 2005-09-1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덩이라... 어떻게 알았지?
살이 쪄서 마치 곧 터져버릴 것처럼 얼굴이 동그래졌는데, 후후.
푹 퍼지니까 우울하지만, 한편으로는 편하기도 해.
아줌마답게 철판 깔고. ^^

아고타 그리스토프 할머니와 동시대를 산다는 게 가슴 벅차게 행복하다는 너의 말이
나를 그녀 앞으로 이끌어 주었어.
어어, 나 이제 다른 사람들 말 따위 안 듣는데... 하면서...
덕분에 바쁘고 피곤한 와중에 점점 더 토끼눈이 되고 있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처음 권을 읽었는데, 점점 가슴이 벅차올랐어.
아카시아 향기 풍기는 봄밤처럼 아찔하고 아련한 느낌,
슬프고 아름답고 어리둥절한 느낌?
책 표지를 보면 밀란 쿤데라와 비교되는 작가라고 하더라만,
나는 어쩐지 마르께스가 생각나더라.
에렌디라...
바람처럼 달려가면 세상 끝에 닿을까?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결국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세상 끝?
파랑새 같은 거?

영화 <연애의 목적>에서 “최 선생님, 미친 거 아니에요?”하던 박해일이 떠오른다.
정말 나 미쳤나 봐.
이래서 안 들키려고 꽁꽁 숨어 있었던 건데, 후후.

나무 2005-09-16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원이에게 언니가 조만간 짠하고 나타날 거라고 전해 줘.
에휴, 이러다 또 양치기 소년되는 건 아닌지.
추석 잘 보내고, 달 보며 소원 잘 빌길.
숨어서 몰래몰래 지켜보고 있으니 씩씩하고 행복하게 지내야 해. 알았지?

돌바람 2005-09-20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엄. 잘 지내야지. 추석은 몸살 안 나고 잘 지냈니?
이번 달 일 마무리하고 빠르면 10월 초순경에 인천을 경유한 기차여행(실은 지하철 여행이 될 거 같다만) 할까 싶다. 혹 일찍 파하는 날 있음 밥이나 사주렴. 그간 안 보고 못 보았던 사람들을 두루 좀 만나고 싶어졌단다. 더불어 바람소년(이상하게 소년 같다. 선배는. 꿀밤 맞을 각오하고)도 뵙고 싶고... 시간 괜찮으면 연락처 남겨주어. 여기는 당췌 비밀글을 쓸 수가 있어야지 말야. 그러니깐 얼른 리뷰라도 하나 걸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