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
존 버닝햄 글.그림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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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요즘 "책 뭐 읽어 줄까?" 하면 여섯 살난 딸과 세 살난 아들은 존 버닝햄의 '장바구니'를 들고 옵니다. 우리 딸은 "엄마 난 이 책이 제일 재미있어." 하면서 계속 읽어달라고 합니다. 맨 처음에 읽어 줄 땐 전 별로 재미있는지 몰랐는데 자꾸 읽어주다 보니까 저 역시 책에 쏙 빠지더군요. 우리 아이들이 왜 이렇게 이 책을 좋아할까 생각해보았죠. 그리고 그건 아마도 존 버닝햄이 아이들의 상상의 세계를 재미있고 풍부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장바구니는 스티븐이라는 남자아이가 엄마심부름으로 가게에서 먹을 거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물들을 만나는 상상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느닷없이 곰이 나타나 "달걀 내놔. 안 주면, 널 꽉 끌어안아서 숨도 못 쉬게 할 거야."라고 협박합니다. 그러나 스티븐은 겁을 먹거나 놀라기는커녕 "내가 달걀을 던지면, 너는 느림보니까 못 잡을걸."하면서 오히려 곰을 약올리며 화를 돋굽니다. "내가 느림보라고!" 곰은 이렇게 말하는데 뒷장을 넘기면 곰이 보기 좋게 깨진 달걀을 얼굴에 뒤집어쓰고 있는 그림이 나옵니다. 우리 딸은 그림을 보며 "진짜 달걀 맞았어!" 하면서 엄청 좋아합니다. 뒷 내용은 같은 형식으로 이어집니다. 계속 하나씩 나와서 먹을걸 내노라고 협박하는 동물들과 약을 올리는 스티븐, 그리고 뒷장엔 스티븐이 말한 대로 보기좋게 당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너무나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돼지가 울타리 사이에 끼어 있는 모습이라든가 염소 뿔이 휴지통에 걸려 있는 모습, 코끼리의 긴 코가 편지함에 끼어 있는 모습을 아이는 너무나 재미있어 합니다. 어른들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존 버닝햄 특유의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에 아이는 푹 빠지는 겁니다. (200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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