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가자 씩씩 고릴라 내 친구는 그림책
고바야시 유우지 지음 / 한림출판사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이 그림책은 참 독특하다. 시커먼 고릴라의 그림이 아주 크게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런데 그 큰 고릴라가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동물들이 보는 앞에서 핫케이크를 만든다. 첫 장면부터가 참 독특하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아이들의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의 모습은 귀엽게 밝게 그려지는데 이 책에 그려진 동물들의 모습은 밝고 귀여운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고원에 사는 고릴라는 소쩍새로부터 염소마을 동물원에 흰고릴라가 갇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하러 간다. 검은 고릴라가 사는 곳은 자연이라면 염소마을은 인간세상 같은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염소도시 또한 독특하다. 공상 만화책에 나오는 아주 삭막한 외계의 도시 같은 모습이다. 동물원까지 갔는데 하얀 고릴라가 깊은 도랑 건너편에 있는 것을 보자 검은 고릴라는 눈물을 흘린다. 두 쪽에 걸쳐 고릴라의 얼굴만이 크게 확대되어 그려진 그림 또한 독특하다. 고릴라 눈동자에 흰고릴라의 상이 맺혀 있고 고릴라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있는 그림이다. 검은 고릴라는 나무를 뽑아서 다리를 만들고 결국 흰고릴라를 구해서 자기가 살던 고원으로 돌아와 동물들과 함께 잔치를 연다. 
이 그림책이 어떠한 의미를 전달하려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평화롭게 사는 고릴라 같은 자연 속 동물들의 모습과 염소마을로 상징되는 인간세계의 두 모습이 대비되어 나타나 있는 것 같다. 우람하고 씩씩한 겉모습과는 달리 흰고릴라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핫케이크 굽기를 좋아하는 고릴라의 따스한 모습이 인상에 남는 책이다. (20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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