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빈아, 오늘은 어떤 법을 만났니? - 변호사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법과 사회 이야기 토토 생각날개 19
신주영 지음, 순미 그림, 도진기 추천 / 토토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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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6학년 독서토론용 책으로 사게 되었다. 교양도서로 법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고 토론해 보기 위해서였는데 막상 책을 읽어 보니 2 3,4학년에게 맞는 저학년, 혹은 중학년 도서였다. 원래는 창비에서 나온 <아빠, 법이 뭐예요?>라는 책으로 하려 했는데 이 책이 마침 신간으로 나와 있었고, 법은 아무래도 새로 개정되거나 제정되는 등 사회상황에 맞게 변동이 있을 거라 생각해 오래 전에 나온 창비 책보다는 따끈따끈한 신간이 좀더 나을 거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리고 전에 토토북에서 나온 <김나미 아줌마가 들려주는 종교이야기>라는 책으로 독서토론을 했었는데 책이 꽤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이 책도 토토북 출판사의 '토토 생각 날개 시리즈'라는 이름이 붙은 어린이용 인문교양 시리즈 중의 하나였기에 목차를 살펴보고 서평도 좋아서 구입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하나의 책이 기획되고 만들어질 땐 독자층을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고학년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말이다.

이 책은 대부분의 어린이용 인문교양서들이 그렇듯이 엄마인 변호사가 딸인 세빈이에게 법에 대한 내용 알기쉽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부분은 세빈이의 생활 속 이야기가 제시되고 그걸 매개로 법에 관한 이야기를 질문하고 대답하는동화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처음 시작 <변호사가 될 테야> 부분인 9쪽을 보면 슬기로운 생활시간에 세빈이가 장래희망을 쓰는 부분이 나온다  슬기로운 생활을 배우는 학년은 1,2학년이다. 이 책이 3,4학년을 대상으로 했다면 적어도 사회시간이라고 표현했어야 한다. 책에 나오는 인물은 가급적 주독자층에 맞추어야 한다. 그런데 책 79쪽을 보면 <누구를 뽑을까 >편에서 전교어린이 회장 선거이야기가 나오는데 거기서 세빈이는 갑자기 4학년이 되어 있다. 작은 부분일 수도 있지만 작가와 출판사가 좀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세빈이의 생활이야기도 일부분이지만 공주놀이를 한다는 등의 표현은 1,2학년에나 맞을 것 같다는느낌이 들었다. 법이라는  딱딱한 내용을 쉽게 전달하려는 목적이라도 생활 속이야기가 3,4학년인 주 독자층에 맞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이 5,6학년을 주 독자층으로 더 알차게 구성되어 만들어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3,4학년이 법에 대해 읽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법이라는 것 자체가 용어만으로도 쉽게 전달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어느 정도 머리가 큰 고학년을 대상으로 교과 연계성도 있고, 중학교도 대비할 수 있는 인문교양서로 쓰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책은 그야말로 법에 대한 살짝 맛보기 정도의 내용이다. 저학년에 맞는 내용이지 고학년용으로는 내용이 헐겁다는 느낌이다.

출판사가 '토토 생각 날개'라는 인문교양 시리즈를 기획했다면 주독자층을 명확히 정하고 그 시리즈들의 내용의 수준도 주 독자층에 맞게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똑같은 시리즈인데 어떤 책은 저학년에게 맞고 어떤 책은 고학년에게 맞다면 나같이 시리즈의 한 책을 보고 또다른 분야의 책을 구입한 독자들은 당혹스러울 것이다.

책표지라든가 책의 홍보도 중요하지만 주독자층을 명확히 정하고 그에 맞게  책 내용을 알차게 구성하고 세심하게 만드는 것이 작가와 출판사의 더 중요한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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