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울지 마!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노경실 작가의 청소년 소설이다.

무이라는 중산층 청소년의 일상적인 모습이 앞 부분에 조금 지루하고 길다는 느낌이 들게 나온다. 전형적인 중산층으로 남부러울 거 없이 부모님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라는 아이가 무이다. 세상에 오로지 하나밖에 없는 귀한 존재라는  '유일무이'하다는 뜻으로 이름도 무이다. 집도 어느 정도 살고, 잘 나가는 오빠도 있고, 부부사이 좋고 다정한 부모님이 있는  행복한 가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에서 공부까지 잘하며 부러울 거 없이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무이다.

그런 무이에게 어느 날 느닷없는 일이 일어난다. 잘 알지도 못하는, 곧 미국으로  떠날 선배에게 어이없이 엉겹결에 성폭행을 당하고 만다. 어찌 보면 재수가 없어서, 또 너무 순진해서 일어난 일인데 덜컥 임신을 하고 만다.

그 이후의 내용은 무이가 부모님께 털어놓지 못하고 온갖 고통과 두려움에 휩싸여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른인 내가 볼 때 무이가 그냥 엄마에게 솔직히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서만 끙끙 앓으며 힘들어 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나도 열일곱살의 딸이 있기에 무이의 고통에 더욱 공감이 가고 안타까웠다.

결국 나중에는 엄마가 알게 되는데 당황해하고 힘들어하는 엄마의 모습에 무이는 더 상처를 받고 자살에 이른다.

끝부분의 결말을 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왜 그렇게 끝을 맺었는지 지금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야기에 몰입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이야기 속에 푹 빠져서 읽어야 하는데 앞부분이 그렇게 재밌게 읽히지 않았고 끝부분의 결말에서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건지 의도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모라 해도 딸의 임신을 쉽게 받아들일 순 없지 않은가. 엄마와 세상의 싸늘한 반응 때문에 무이가 자살에 이른다는 건 아무래도 무리수지 싶다. 10대의 임신을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으로 한 소녀가 끝내 자살하고 만다. 좀더 그들을 이해해줘야 한다. 뭐 이런 것이 이 책의 주제란 말인가?  무이에게 닥친 현실을 어떻게든 건강한 모습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무이와 엄마(어른으로 대표되는)의 모습이 그려졌어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 결론을 그런 식으로 낸 작가의 모습이 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10대의 임신이라는 소재 자체는 새롭지만 그 내용의 전달 방식은 그리 흥미롭지 않고 주제도 모호하다.

 열일곱 살인 우리 딸에게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땐 절대 무이처럼 혼자 끙끙 앓으면 안된다는 교훈의 의미로 읽어 보라고 할 순 있지만,  재미있고 감동적인 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공감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는 소설이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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