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 집중하라 - 이노베이터의 성공조건
김현 지음 / 토네이도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들중의 하나가 바로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라는 말이다.
이건 곧 시간의 흐름을 의미하는것이고,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과 일백상통한다.
이 변화라는 것은 어떠한 장벽이나 한계가 없다.
변화는 우리생활 전반을 통과하며, 또 곧 우리생활 그 자체이기도하다.
때문에 세일즈전략이나 마케팅전략에서도 이 변화라는 것은 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처음엔 싸게, 그리고 그 다음엔 보다 나은 질로, 그리고 서비스로 점점 세일즈 포인트가 변화해갔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디자인! 이다.
나만하더라도 엠피3나 핸드폰, 심지어 책을 살때도 디자인을 먼저본다.
내가 소지한 물건의 디자인은 곧 나의 안목을 대변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디자인에 집중하라"는 이 디자인이 우리 산업과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실제적인 예를 들어 보여준다.
비록 빌게이츠의 어마무지한 후광에 가려져 있긴했지만, 스티브잡스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그가 만들어낸 아이북, 아이팟은 소프트웨어적인 결함-윈도나 다른것에 비해 약간 거추장스런 사용방법-에도 불구하고 끝장나는 디자인하나로 누구도 무시못할 거대한 왕국을 이루었다.
 
또 우리가 사랑하는 L모, C모사의 명품만봐도 그렇다. 
사람들이 단지 실용성만 추구한다면 남대문에가서 만원짜리 가방만 줄창 들고다니지,
수십수백만원을 들여서 가방을 사진 않을 것이다.
 
이미 디자인은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안목!
바로 우리는 안목때문에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좀더 나은 예쁜 디자인에 열광하는 것이다.
 
"디자인에 집중하라"를 읽으며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책 표지...^^; 디자인에 집중하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제목과는 달리... 표지 디자인이 구매욕이 있게 생기진 않았다. 사실 책 표지가 이쁘면 한번쯤 더 눈이 가게 되는데... 깔끔함을 추구한 것인진 몰라도.. 디자인과 혁신을 주장하는 책 치고는 너무 보수적이며, 또 안전한 길을 택한 것 같다.
 
하지만, 그 점만 빼면 디자인이라던가 기업간의 경쟁관계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는 사람에게는 정말 구미가 당길만한 책일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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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열차 - 꿈꾸는 여행자의 산책로
에릭 파이 지음, 김민정 옮김 / 푸른숲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낮보다 아름다운. 밤
밤은 특별한 힘이 있다. 조용하고 어둡고, 또 까맣다. 너무 어둡고 까매서 한치앞도 볼수 없지만, 너무 조용해서 바닥에 떨어지는 바늘소리도 들을수 있을만큼 청각이 예민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모두들 죽은듯이 잠들어있는 이 시간에 죽은것같은 만물이 성장을한다. 뭔가 매력적인 시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내가 밤을 낮처럼 지새워봤던게 언제였더라? 아마 가장근래는... 시험때문에 도서관에서 날 새본게 가장 최근인것 같다. 11시가되면 교문도 잠기고, 도서관도 문을 닫는다. 도서관에서 빠져나온 친구와 나는 친구의 동아리방에서 다음날 시험볼 "전자회로"에 탐닉 ㅡ.ㅡ;했다.
학점과 시험에 쫓겨 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지만, 조용한 침묵의 무게감에 괜시리 어깨가 뻐근하게 느껴졌다.
 
밤, 매력적인 힘
시험이라는 원흉탓이 아니라 내 자의로 날을 새고,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했던건... 대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던때였다. 그날이 대통령 선거날이어서, 아주 또렷이 기억이 난다. 한창 전국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그곳에 쏠려있을때, 나는 친한친구 두명과 별로 안친한 친구 하나와 함께 정동진행 기차를 타고 있었다. 일출을 보기위해 기차를 타고 정동진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태어나서 집에서 가장 멀리떨어진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기차에는 우리일행 이외에도 아줌마들, 연인들..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모두들 시끄럽게 수다를 떨면서 시끌벅적하게 정동진으로 향할듯 했지만, 밤이라는 시간의 위력앞에 모두들 조용해졌다. 정동진에 도착할 때까지 사람들은 불편한 자세로 잠이 들었다. 나는 잠자리가 바뀌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타입이라 날을 본의아니게 뜬눈으로 지샜는데.... 아직도 어스름한 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던 - 곱게 쌓여있던 눈이 펼쳐진 광경을 잊지 못한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소리와 평범하면서도 새롭게 와닿던 그 날의 풍경... 나는 그날 밤이라는 시간이 가져오는 그 매력적인 분위기와 힘을 느낄수 있었다.
 
에릭파이, 꿈꾸는 여행자
에릭파이... 이 사람은 그 밤의 매력에 흠뻑 도취된 사람인것같다. 그는 밤이 주는 매력, 특히 열차를 타고 낯선곳을 지나가면서 익숙하지만 낯선 광경들을 보는 매력에 푹 빠진 사람임이 분명하다.그래서 그는 열차여행객이되어 열차가 닿은 어느 곳이든 달려간다.
 
까만 풍경을 지나면 새로운 곳에 도착해있는 진기한 경험들때문에 그는 열차에 빠졌다. 그래서 그는 될 수 있으면 열차를 타고 여행하기를 즐긴다. 이건 아마도 그가 프랑스인... 유렵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커다란 유럽대륙을 관통하는 철도, 너무나도 다른 나라들이 철로를 통해 얼기설기 이어져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사는 프랑스 근처의 나라는 물론 중국까지 기차를 타고 여행할 수 있었다.
 
서유럽에서 동유럽,러시아에서 몽골, 몽골을 통해 중국까지.
그는 실로 어마어마한 거리를 기차의 좌석에 엉덩이를 붙이고 여행했다.
그냥 앉아만 있었을 뿐인데...
시간이 저절로 뒤로 가는 경험도 하고, 때로는 알수 없는 그림같은 문자들에 둘러쌓이기도했다. 그는 열차를 타고 여행하면서 공산주의국가에 불어온 민주화의 바람도 즐겼다.
 
어떠한 변화에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그 변화를 즐기는 그의 모습 - 알수 없는 말을 억양을 달리하며 내뱉어 보기도 하고, 문자를 그려 보기도 한다. -은 주어진 자유를 만끽하는 자유인이었고, 그 자체가 완벽한 여행객의 자세였다.
 
경의선에 열차가 달리기 시작하면...
오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그 자체를 만끽하는 에릭파이를 보고 있자니...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남은 저러고 다니는데.... 난 지금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아마 그때 난 이불을 뒤집어 쓰고 과자를 먹으며 따뜻한 온돌의 기운으로 온몸을 지지고 있었을거다.
 
그리고 은근히 기대감을 갖게됐다.
경의선 철도위로 기차가 달릴수가 있다면, 나도 에릭파이처럼 여행을 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나, 프랑스의 어디 시골역에서 정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말이다.
하루빨리 경의선 철도위를 달려서 에릭파이가 온 길을 되집어 가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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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라이징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창해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니발 렉터
한니발 렉터... 나에게는 참 매력적인  이름이다. 비록 그가 사람을 죽여 그 살을 먹는 범죄자이긴 하지만, 여태껏 읽은 소설의 주인공중에서 이렇게 나를 매혹시키는 인물도 없었다. 아!"향수"의 그루누이는 제외하자...
 
내가 한니발 렉터라는 무시무시한 인물에게 끌리는 이유는 그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밥먹는 일 보다도 쉽게하는 그 이지만- "양의 침묵"에서 우리의 렉터는 손끝하나 안대고 옆 감방의 죄수를 죽였다!-그를 거부할수 없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의 엄청나게 방대한 양과 질을 자랑하는 그의 럭셔리 브레인 이다. 그는 어느 한 분야에서도 남에게 밀리거나 모자라지 않는다. 감방에 갇혀서, 펜이나 종이도 없이, 만만치 않게 스마트하다는 FBI요원인 스탈링("양들의 침묵","한니발")과 윌그레이엄("레드드래곤")에게 훈수까지 둔다. 법의학자에 심리학자... 그 두단어 앞에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 한니발 렉터. 거기다 남들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기억력을 자랑하는 렉터... 안소니홉킨스와 혼연일체가 된 렉터는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인물이다.(물론 렉터가 책을 찢고 튀어나올릴이 없으니까...^^;)
 
한니발의 과거-한니발라이징
"레드르래곤"-"양들의 침묵"-"한니발"로 이어지는 토마스 해리스의 연작들은 모두 한니발이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되고나서의 일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세 작품속에서 스탈링이나 윌그레이엄쪽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골방에 틀어박혀 있는 렉터보다 몸으로 뛰는 그들이 더 많은 출연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토마스해리스라는 작가는 지금까지의 모든 그의 작품에서 한니발만을 다루고 있다. 스탈링의 경우는 한니발에게 특별해서 연이어 "양들의 침묵"과 "한니발"에 나올수 있는 영광을 누렸지만, 윌그레이엄의 경우 "양들의 침묵"에서 술먹고 폐인됐다는 정도로 용도폐기되었다. 이런 정도만 보더라도 한니발렉터라는 인물에 대한 토마스해리스의 애정을 담뿍 느낄수 있지 않은가?
 
토마스 해리스는 이 한니발렉터라는 인물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다시한번 세상에 드러냈다. 바로 "한니발 라이징". 이 책은 이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한니발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다. 왜 한니발이 인육을 먹고, 눈물하나없이 사람을 무참히 살해하는가? 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는 토마스 해리스가  그토록이나 매력적인 한니발렉터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어떻게 그의 매력을 거부하는 사람이 있을까?- 몇몇사람들까지 모조리 포섭해 렉터의 노예로 만들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내가 보기에 작가는 한니발렉터의 행위에 대한 적절해보이고, 타당해보이는 이유를 만들어주기 위해 "한니발 라이징"을 쓴 것 같다.
 
"한니발 라이징"은 십몇년동안 대중에겐 비밀로 쌓여있던 한니발의 어린시절을 이야기한다. 렉터 백작가문의 애지중지 도련님이었던 한니발렉터. 백조를 겁주고, 어린 여동생을 사랑했고, 가정교사를 들여서 지식의 폭을 넓혀가던 그는 전쟁이라는 큰 계기로 180도 변하게 된다. 그가 살고 있던 렉터성의 두터운 돌벽만큼이나 탄탄하고 견고했던 부모님과 여러 고용인들의 보호는 무너져내렸고, 그는 감히 제정신으로는 보지 못할 광경을 보게된다. 바로 동생의 죽음.  총에 맞아 죽었거나 전쟁중에 잃어버리기라도 했다면 차라리 나았을것을.... 사랑스러운 여동생이 비열한 인간들에 의해 살해당해 먹혀지는 것을 본다. 어린 소년이 겪어야했을 그 엄청난 충격이 어느정도였을지.. 짐작만간다.
아무튼 전쟁이 끝나고, 렉터는 고아원에서 작은 아버지부부에게 인계된다.
 
레이디 무라사키
아버지의 백작직함을 물려받은 작은아버지와 그의 아내인 레이디 무라사키. 예술가였던 렉터백작(작은아버지)와 레이디 무라사키의 보호아래서 렉터는 전쟁의 상처를 치유해 간다. 레이디 무라사키는 렉터의 인생에서 여동생만큼이나 큰 영향을 렉터에게 끼친다. 얼마나 큰 영향이었냐면... 음... 렉터의 첫 살인이 바로 레이디무라사키 때문이었다면  어느정돈지 알 수 있지 않을까.
 
과거 소년시절에 아버지와 가정교사가 렉터의 서양적 학문과 지식을 충족시켜주었다면, 일본인인 무라사키는 렉터의 동양적인 지식과 견문을 넓혀준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무라사키는 왠지 뜬 구름을 잡는듯하면서도 말 속에 뜻이 담긴 렉터의 현재 모습을 만들어내는데 엄청난 일조를 한다.
 
전쟁중에 어머니를 잃은 렉터에게 있어서 무라사키는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또한편으로는 동료이기도하다. 무라사키가 원폭 피해지역 출신이라는 설정은 렉터에게 있어 두 사람이 전쟁이 준 엄청난 상처의 피해자라는 동질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림과 한니발렉터
그렇게 자신의 기억의 일부를 잃어버린채 무라사키와 살아오던 렉터는 전쟁중 약탈당했던 가문이 소장했던 그림 한 첩을 접하고 새롭게 깨어난다.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이 잊으려고 노력했고 잊었던 동생의 죽음. 렉터는 자신이 구축한 기억의 성에서 그 장면을 찾아내고만 것이다. 렉터는 그림을 계기로 두려웠던 과거와 대면하고, 동생의 죽음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공권력으로 충분히 자신을 극한의 공포와 분노로 몰아갔던 파렴치한 인간들을 벌할 수 있었지만, 한니발 렉터가 선택한 것은 그의 손으로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정의를 실현하길 원했다.
 
워낙에 뛰어난 머리로,18세 때 의대생이된 렉터는 그의 뛰어난 머리를 이용하기 시작한다. 하나씩 하나씩 비열한 인간들을 처치해가는 한니발렉터의 모습에는 어떠한 망설임도 찾아볼수 없다. 그는 자신이 잃어버린 과거를 각성하기 이전에 꿈에서 당했었을 괴로움과 고통, 그리고 동생의 고통을 그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때문에 숨어서 암살한다거나.. 이런 비열한 짓은 하지 않는다. 당당히 앞에 나타나서 과거를 일깨운다. 그리고 가차없이 처단한다. 이게 렉터의 방식이다.
 
길고 힘든 복수의 과정이 끝나고, 레이디 무라사키는 그의 곁을 떠난다. 더이상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렉터는 홀로 남게된다. 무라사키도 떠나고, 그를 복수로 나서게 만들었던 그림들도 뜨거운 불길속에서 한점 재가 되어버린다.
이미 고아원이 되어 예전의 영광은 찾아볼수 없는 렉터의 성, 지워져버린 그림 뒤편의 여동생의 흔적, 사라져버린 레이디 무라사키. 불속에서 사그라든 그림들처럼, 렉터도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부모님과 여동생과 행복했던 그시절도, 레이디 무라사키와 보냈던 시간도 렉터가 돌아갈 수 없는 과거가 되 버렸다.
 
한니발 렉터의 화려한 귀환
몇년만에 나온 렉터 시리즈던가~! 이 책이 출간되기전에 내가 가졌던 엄청난 기대와 두근거림에는 조금 못미치는 것 같다. 뭔가 뜨겁게 달궈졌던 쇳덩이에 찬물 한바가지 뒤집어 부은 것 같다고 할까? 아무래도 내 기대치가 너무 컷던 탓인듯 한다. 하지만 그동안 비밀에 쌓여있던 렉터의 과거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왠지 내가 렉터의 기억의 성에 잠입한 기분이랄까?
 
이번에 나온 책도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었고, 우리에게 유명한 공리가 레이디 무라사키역으로 나온다고 한다. 비록.. 나의 싸랑.. 렉터박사 안소니 홉킨스는 나오지 않는다지만.... 작가인 토마스 해리스가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니.. 기대가 된다. 영화가 상영되는 그날 영화관에 달려가서 내 머릿속에 그려진 렉터의 과거를 비교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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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 - 인류 최후의 에덴동산, 아마존 오디세이
정승희 지음.사진 / 사군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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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tv를 보다보면 깊은 산에 가서 사는 사람들이 나온다. 가족도 없이, 바위속이나 돌틈에 자신만의 은신처를 만들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말이다.

뭐 돈에 쫓겨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보다는 자신이 원해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꼭지프로그램은 꼭 "자연"," 무위자연" 따위의 말들을 운운하며 엔딩을 한다.

손가락 한번만 까딱하면 밤에도 밝게 볼 수 있고, 천원정도만 돈을 들이면 다리품 팔지 않고도 쉽게 이동을 할수 있는 현대에서 굳이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돌들이 천지에 널려 이동마저 쉽지 않은 곳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을 사람들은 우습게 보기도 하면서 때로는 부러워한다.

일에 치여서 바쁘게 살아가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으냐... 라는 식의 생각일터다.

 

너무 편해서, 너무 바빠져 버린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아프리카나 남미의 오지의 원주민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나 짧은 여행꼭지에 관심을 가진다.

지금 내가 살고 있지 않는 곳에 대한 호기심이겠지만, 이 호기심은 미국에 사는 찰스나, 일본에 사는 아끼꼬, 이라크에사는 핫산의 생활을 엿보는 것과는 조금 성격이 다른 호기심이다.미국이나 일본은 살아생전에 적어도 한번은 가 볼 수 있겠지만,아마존의 밀림속을 여행해볼 행운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있겠는가.

그래서 사람들은 밀림이나 오지를 탐험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꿈이 있다.

 

다른사람은 태어나서 한번도 가보기 힘든곳을 셀수 없이 가본 사람이 있다.

예전에 나도 즐겨봤던 프로그램인 "도전! 지구탐험대"의 오지전문촬영기사 정승희씨다.

그는 아마존에서 돌아올때마다 친해진 부족들에게 속옷을 벗어주고 왔던 경험에 제목을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라고 지었다한다.

새것도 아니고 입던 옷을, 그것도 속옷을 벗어달라고 하다니.... 우리눈에는 추접해보이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그는 그런 행위 하나로 자신과 원주민간의 사이를 좁혀갔다.모두 합쳐놓으면 아마존에 사는 사람수보다 많고 무거울 거라는 아마존의 벌레들에 뜯겨가며, 그렇게 그는 아마존과 한국을 10년간 오갔다.

 

그는 하늘 아래 훤히 들어난 그들의 치부(우리의 관점에서만)를 카메라에 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우리는 어느새 감추고, 숨겨야 하는 것으로 인식해 버렸다. 하지만 그들과 어느새 동화된 그의 사진속에 드러난 원주민들의 속살은 외설적이지도 않고, 야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그냥 스치듯 보고 지나간다.몸이 최고의 옷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 그들앞에 좋고 비싼 옷을 찾아입는 내가 어리석게 느껴졌다.몸이 마음이 곧 사람이라는 사실을 어느새 망각해 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았나 해서 말이다.

 

우리는 거대한 폭포를 보면 아름답다고 찬사를 늘어놓지만, 원주민들은 그저 가기힘든길이라고 할 뿐이다.그만큼 서로의 보는눈과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다.

하지만 이것은 누가 더 월등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서구의 의학자들도 알지 못하는 자연치유의 방법을 그들은 알고 있으며, 원주민들 또한 몸에 너무 큰 이상이 생겼을때는 비행기를 타고 도시의 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가기도 한다.이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모자라는이에게 도와주고, 도움받으며 살아가는 방법이 우리가 아마존 원주민들과 공존하며 한 시대를 같이 살아나갈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외부문명이라는 것이 너무 많은 악영향을 원주민에게 끼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는 없다.

외국 취재진을 따라 들어온 엄청난 생명력과 번식력을 가진 바퀴벌레가 한 부족의 영역을 모조리 차지해 버리고, 생전처음보는 병에 걸려 많은 수의 원주민이 죽어가고, 먹고 살기위해 해외언론에 자신의 전통을 돈을 받고 팔기도 한다. 그리고 외국자본의 이간질에 두 부족이 피를 튀기며 싸워댄다. 그리고 지금껏 살아온 삶의 방식을 한 대도 못 걸려 홱하니 바꿔버리기도 한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냥 놔 둘수는 없는 것인지..

내가 아마존에 갈 수 있는 행운을 잡아서 그곳에 갔을때 정승희씨가 그곳에서 만난 그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실 못보게 될것 같다.

그냥 그들을 그냥 그렇게 놔두어주면 안돼는 것일까?

지금 그들에게 하고 있는 세계 자본과 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얼마전 tv에서본 한 다큐멘터리가 생각난다.

아프리카 노예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백몇년전의 노예를 다루던 사람들과 지금 원주민을 이요해 먹는 사람들의 태도가 별반 다를게 없다.

그냥 놔두어라.. 그게 최선의 방법이다.

언젠가 내가 내 두눈으로 아마존을 볼 수 있게된다면, 밀림속에서 자신들의 지혜만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언뜻 지나치듯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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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미셀러니 사전 - 동서양을 넘나드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앤털 패러디 지음, 강미경 옮김 / 보누스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동서양을 넘나드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어마무지하게 압박감이 있는 부제를 달고나온 이책.

사실 읽기전부터 내 머릿속에는 은근한 기대와 우려가 혼재했다.

과연 정말! 그 거의 모든 것들의역사를 저 조그만 책에 다 담아낼것인가? 얼마나 잘? 얼마나 콤팩트하게 양을 조절해서?

이 문제 때문에 말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쥐의 똥꾸멍을 꿰맨 여공"이 떠올랐다.

여러가지 잡다한 것에 대한 역사를 콤팩트하게 독자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바가 일치했기 때문이지만.

전체적으로 한가지 소재의 역사만을 다루어도 두꺼운 백과사전 열댓권도 모자를텐데...

이 책은 많게는 두 세쪽, 적게는 한 쪽 , 하지만 워드로 쳤을때 분량은 1장은 커녕, 반장도 못나올 분량으로 축약해 놨다.

그래서 깊이는 없다. 다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라도 여러가지에 대해서 조금씩 알고 넘어가자의 수준?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난다면, 어느 분야가 중점이 되었을때 자신있게 나서서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을 순 없어도

그냥 대충 지나가면서 말 한마디는 흘릴수 있을정도의 도움을 줄 책이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눈에 거슬리던 부분이 몇군데 있는데,

"인쇄술" 부분에서 왜 한국의 금속활자가 다루어 지지 않았는가! 가 불만이다.

우리나라 금속활자보다 늦게 발명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다뤄주었으면서!!!

왜왜!!! 도대체 왜1!!!

저자가 굉장히 박식한 사람이라던데... 한국의 금속활자를 모른다니!! (모르니까 안 썼겠지!)

이 책을 의혹어린 시선으로 보게만든다.

 

뭐.. 깐깐하게 적으면서 본게 아니라, 쓱쓱 읽다가 걸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전쟁"에 관해 서술한 150p에 나오는 표현이다.

"사실 활과 화살은 언어와 불의 발견 못지 않은 중요한 도구에 해당된다."라는 부분이 읽으면서 걸렸다.

"사실 활과 화살은 언어와 불의 발견 못지 않은 중요한 도구의 발견에 해당된다." 라던가,

"사실 활과 화살은 언어와 불에 못지 않은 중요한 도구에 해당된다"라는 표현이 더 읽기에 부드러운 표현이 아닐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쏠쏠한 재미중의 하나는 바로 모든 주제의 뒷부분에 실려있는 여러가지 정보들이었다.

한 주제에 대한 위인들의 아포리즘이나,

그 주제와 관련된 발명이야기 같은 에피소드들은 본주제를 다루고 있는 내용들 못지 않게 재밌고, 나름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은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을까?

"거의 모든것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지 않았더라면... 기대가 좀 덜 했을텐데...

그놈의 "모든것!"은 좀 넣어두어도 좋을텐데...

제목만 아니라면.. 이 책에 덜 실망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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