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 - 인류 최후의 에덴동산, 아마존 오디세이
정승희 지음.사진 / 사군자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씩 tv를 보다보면 깊은 산에 가서 사는 사람들이 나온다. 가족도 없이, 바위속이나 돌틈에 자신만의 은신처를 만들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말이다.

뭐 돈에 쫓겨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보다는 자신이 원해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꼭지프로그램은 꼭 "자연"," 무위자연" 따위의 말들을 운운하며 엔딩을 한다.

손가락 한번만 까딱하면 밤에도 밝게 볼 수 있고, 천원정도만 돈을 들이면 다리품 팔지 않고도 쉽게 이동을 할수 있는 현대에서 굳이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돌들이 천지에 널려 이동마저 쉽지 않은 곳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을 사람들은 우습게 보기도 하면서 때로는 부러워한다.

일에 치여서 바쁘게 살아가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으냐... 라는 식의 생각일터다.

 

너무 편해서, 너무 바빠져 버린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아프리카나 남미의 오지의 원주민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나 짧은 여행꼭지에 관심을 가진다.

지금 내가 살고 있지 않는 곳에 대한 호기심이겠지만, 이 호기심은 미국에 사는 찰스나, 일본에 사는 아끼꼬, 이라크에사는 핫산의 생활을 엿보는 것과는 조금 성격이 다른 호기심이다.미국이나 일본은 살아생전에 적어도 한번은 가 볼 수 있겠지만,아마존의 밀림속을 여행해볼 행운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있겠는가.

그래서 사람들은 밀림이나 오지를 탐험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꿈이 있다.

 

다른사람은 태어나서 한번도 가보기 힘든곳을 셀수 없이 가본 사람이 있다.

예전에 나도 즐겨봤던 프로그램인 "도전! 지구탐험대"의 오지전문촬영기사 정승희씨다.

그는 아마존에서 돌아올때마다 친해진 부족들에게 속옷을 벗어주고 왔던 경험에 제목을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라고 지었다한다.

새것도 아니고 입던 옷을, 그것도 속옷을 벗어달라고 하다니.... 우리눈에는 추접해보이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그는 그런 행위 하나로 자신과 원주민간의 사이를 좁혀갔다.모두 합쳐놓으면 아마존에 사는 사람수보다 많고 무거울 거라는 아마존의 벌레들에 뜯겨가며, 그렇게 그는 아마존과 한국을 10년간 오갔다.

 

그는 하늘 아래 훤히 들어난 그들의 치부(우리의 관점에서만)를 카메라에 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우리는 어느새 감추고, 숨겨야 하는 것으로 인식해 버렸다. 하지만 그들과 어느새 동화된 그의 사진속에 드러난 원주민들의 속살은 외설적이지도 않고, 야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그냥 스치듯 보고 지나간다.몸이 최고의 옷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 그들앞에 좋고 비싼 옷을 찾아입는 내가 어리석게 느껴졌다.몸이 마음이 곧 사람이라는 사실을 어느새 망각해 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았나 해서 말이다.

 

우리는 거대한 폭포를 보면 아름답다고 찬사를 늘어놓지만, 원주민들은 그저 가기힘든길이라고 할 뿐이다.그만큼 서로의 보는눈과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다.

하지만 이것은 누가 더 월등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서구의 의학자들도 알지 못하는 자연치유의 방법을 그들은 알고 있으며, 원주민들 또한 몸에 너무 큰 이상이 생겼을때는 비행기를 타고 도시의 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가기도 한다.이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모자라는이에게 도와주고, 도움받으며 살아가는 방법이 우리가 아마존 원주민들과 공존하며 한 시대를 같이 살아나갈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외부문명이라는 것이 너무 많은 악영향을 원주민에게 끼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는 없다.

외국 취재진을 따라 들어온 엄청난 생명력과 번식력을 가진 바퀴벌레가 한 부족의 영역을 모조리 차지해 버리고, 생전처음보는 병에 걸려 많은 수의 원주민이 죽어가고, 먹고 살기위해 해외언론에 자신의 전통을 돈을 받고 팔기도 한다. 그리고 외국자본의 이간질에 두 부족이 피를 튀기며 싸워댄다. 그리고 지금껏 살아온 삶의 방식을 한 대도 못 걸려 홱하니 바꿔버리기도 한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냥 놔 둘수는 없는 것인지..

내가 아마존에 갈 수 있는 행운을 잡아서 그곳에 갔을때 정승희씨가 그곳에서 만난 그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실 못보게 될것 같다.

그냥 그들을 그냥 그렇게 놔두어주면 안돼는 것일까?

지금 그들에게 하고 있는 세계 자본과 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얼마전 tv에서본 한 다큐멘터리가 생각난다.

아프리카 노예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백몇년전의 노예를 다루던 사람들과 지금 원주민을 이요해 먹는 사람들의 태도가 별반 다를게 없다.

그냥 놔두어라.. 그게 최선의 방법이다.

언젠가 내가 내 두눈으로 아마존을 볼 수 있게된다면, 밀림속에서 자신들의 지혜만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언뜻 지나치듯 보고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