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먹는 여자 - 읽고 쓰는 삶을 향한 예찬
최서연 지음 / 바이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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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먹는다라는 신박한 표현을 한 작가가 있다.

게다가 작고 아기자기한 책 속에 엄청난 양의 레시피와 책이 소개되고 있다.

과연 이 작은 책 속에 이런 이야기가 다 들어갈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책 읽고 쓴 서평이 30개만 모여도 책 한 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정말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었다.

게다가 독서량도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몇 년 안 됨에도 불구하고 엄청나다.

이 책에는 저자의 많은 일상과 고민이 담겨 있다.

특히나 엄마와의 이야기는 가끔 눈물을 나게도 하면서 웃음도 자아낸다.

정겨운 전라도 사투리가 진짜 들리는 듯하기도 한다.

독서는 단순히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쓰고, 그러한 삶을 예찬해 나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 상당히 흥미롭니다.

독서근육이 약해 독서는 하고 싶지만 엄두가 안 나는 독자가 있다면

부담 없이 그가 제시하는 독서레시피부터 하나씩 도전해 봐도 좋겠다.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식 1: 먹고 싶은
시식 2: 쓰지만, 몸에 좋은
시식 3: 이건 먹어야 하는

시식 4: 추억의

시식 1편의 제목이 시식 4편의 제목으로 들어갔더라면

다음 책을 메인 음식으로 맛난 음식처럼 먹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 덮을 때 즈음이면

맛나게 먹고 행복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식이라고 하기에는 엄청난 양의 식사를 한 듯 말이다.

모든 책을 다 읽고 나서 입을 닦을 즈음에 저자의 말이 떠오른다.

“아무것도 배우지 않으면 다음 세상도 세상과 똑같은 것이 되며,

극복해야 하는 같은 재한과 무거운 부담이 있는 거지.

오늘을 바꾸지 않으면,

당신이 원하는 내일은 오지 않는다.

나의 내일을 위해 건강한 맛, 유익한 맛을 앍기 위해

읽고 쓰고 사색하는 그의 삶을 먼저 들여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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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 일상, 그리고 쓰다
박조건형.김비 지음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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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다.
이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삶의 무게가 절대로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

평생을 우울증과 싸워온 박조건형이라는 남자와

우리가 생각하는 조신한 여성의 모습은 아니지만 한 남자의 여자로서
듬뿍 사랑하고 사랑받는 김비라는 여자의 이야기로

나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 본 뒤 느낀 점이다.

결혼반지 할 여력이 되지 않아서

그것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는 의미를 담은 반지를 하고 싶어서
손에 각자의 이름의 한 자씩을 한자로 문신한 그들.
절대로 헤어질리 없을 것 같은 이 부부는

참으로 멋지게 살아간다
.

남들이 워너비로 느끼는 결혼생활이 아니어서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
집은 월세로 시작했고

결혼식 보다는 잘 사는 것이중요했기에 결혼식은 하지 않았고

넉넉한 재정이 아님에도 아껴쓰는 모습이
드로잉과 두 부부의 사뭇 다른 글로 아주 잘 느껴진다.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과연 어떤 환상을 가지고 결혼생활을 해 나가나 싶었다
.

아이를 키울 계획이 없지만 지인의 아이를 통해 투영해 보는 것
,

서로 다른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상대를 간섭하지 않는 것
,

무엇보다 가끔 몰려오는 우울증의 늪에서

몸을 일으켜 세울 수도 없을 정도로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해

아내인 김비라는 여성이 할 수 있는 상황
,

그리고 자신의 힘든 몸을 이겨내면서 최악의 노동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면서

그림을 그려가는 박조 작가의 모습이 당차면서도
어쩔 때에는 애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1977년생 남편과 1971년생 아내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은 닮은 듯 다르기도 하다
.

이 부부가 좋은 점은 바로

소위 우리가 말하는 평균이나 정상의 의미와 조금은 멀기 때문이다
.

그리고 남편의 우울에 기꺼이 입맞춤하고 그것을 함께 받아들인다.
서로 앞에서 아낌없이 방귀도 뀌고
,
손톱 깎고 더러운 상황이 연출되어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그런 소소한 행복이 있는 이 부부를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부부라는 것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책의 제목처럼 우리가 살아가는데 정해진 길과 방법이 없다고 하지만

별것도 아닌 듯하면서 예쁘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가슴을 가졌다면

이들 부부처럼 짧은 인생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이 에세이는 결코 가볍지도 않지만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는 힘을 가졌기에

많은 독자들과 만나면 좋겠다.

사람 냄새가 폴폴 나는 이야기에 독자 자신이 힐링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져보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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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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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거부.

말 그대로 학교 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이유로 인해 학교를 못 가는, 혹은 가지 않는 아이들이 여럿 등장한다.

소설 초반에는 무기력하면서 의욕이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는,

학교를 쉬고 있는 중학생 여자아이 고코로의 일상이 소개된다.

집 외에는 불안하고 무서워서 나갈 수가 없다. 혼자서는 꿈도 꿀 수도 없다.

길을 가다가 자기를 쳐다 보는 사람만 봐도 흠칫 놀라고 온 몸이 떨려서 걸을 수도 없다.

이런 증상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이 소설 공감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

그런 고코로의 방에 커다란 거울에서 무지개 빛이 아롱거리면서 만지다가

어느 늑대가면을 쓰고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이 정해진 시간 내에 이 성에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른 6명의 아이들과도 알게 된다.

다른 사람과 눈도 제대로 맞추기 힘들었던 고코로는 점점 아이들과 친해지고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하나씩 함께 하는 것이 늘어간다.

이 아들은 모두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는 공통점이

고코로를 편안하게 하고 의지할 수 있는 교집합이 되어 주었다.

이 책은 누구나 알고 있는 [늑대와 일곱 마리 어린 양]을 기본틀로 두고 있다.

고코로를 포함한 7명의 아이가 어린 양을 대표해

가장 이루고 싶은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열쇠를 찾을 수 있는 힌트도

어린양이 늑대가 나타났을 때 숨어 있던 자리였다는 점이나

아이들이 모두 한 학교를 다니지만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살고 있었던 것,

그들이 모두 7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있다는 점

그리고 늑대 님은 리온의 세상을 떠난 누나였다는 점 등이

탄탄하게 구성되어 읽는 내내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커튼을 치고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점점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 (p.14)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누구가가 넌 잘못한 거 없어.’라는 말을 해 줄지 모른다.(p.135)

이런 공감을 해 줄 수 있도록 내 주위를 둘러보게 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

만약 이 소설은 독자 중 등교하고 싶지만 힘든 이가 있다면 이 부분을 되새겨 보자.

나는 오늘 학교의 그 교실에 가는 게 아니다.

학교에 가는 게 아니다.

나는 오늘 친구를 만나러 가는 거다.

그 장소가 어쩌다 보니 학교일 뿐인 거다. (p.357)

그리고 천천히 읽으면서 이 외딴 성에 숨겨진 소원 열쇠는

과연 어디에 있는지 열심히 궁리해 보자.

현재 우리 주위에도 소원 열쇠가 어디엔가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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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언니의 기초 자수 수업 - 친절한 제주 언니의 귀여운 프랑스 자수와 소품
박준영(판다언니) 지음 / 나무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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刺繡.
자수는 헝겊, 가죽 등의 표면에 실,끈,리본 등을
바늘 또는 바늘 모양의 도구로 꽂아서 수놓은 그림이나 도안의 총칭이라고
<한국민속대사전>에서 소개하고 있다.

인간과 함께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자수 중 생활자수로
손쉽게, 그리고 귀여운 도안으로 만들 수 있도록
기초가 없는 독자도 자신감을 갖고 만들어 낼 수 있어
아주 유익한 책이 있다.
[판다언니의 기초 자수 수업]이 그것이다.


 


판다언니로 불리는 저자 박준영은 현재 제주에서 거주하며,
자수 수업을 하고 있는데
제주라는 곳이야말로 자수를 두기에 너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산물이나 자연 등을 멋진 자수로 담아내기에는
제주라는 곳이야 말로 제대로가 아닌가 싶다.

게다가 저자는 서울시와 함께 시각장애 어린이를 위해
점자도서를 자수로 만들기도 했다.

비록 시각장애인은 색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한 땀 한 땀 정성이 가득 담긴 자수 점자도서를 만드는
따뜻한 마음과 손을 가진 작가는
자수처럼 흥미로운 것을 엄두도 못 내는 초보자를 위해
아주 세심하고 쉬우면서도
하나 하나 따라하면서 재미있게 나만의 소품을 만들 수 있는
귀여운 도안을 많이 수록했다.


 


이런 것도 자수로 가능해?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이다.

어찌보면 자수라는 것이 상당히 전문분야일 것이라고
미리 겁을 먹을 수도 있는 독자에게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딱히 무언가를 만들지 않아도 좋아요.
그저 수놓은 행위가 주는 즐거움도 있거든요.
그냥 가끔씩 꺼내 보며
'내가 이렇게 귀여운 걸 만들었네.'
하고 웃는 것만으로 충분하지요.


이 말이 조금은 자수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게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자수를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준비물과
다양한 자수 스티치 등을
사진과 함께 아주 자세히 소개해
책으로도 충분히 익힐 수 있다.

또한 간단히 하루만에 자수를 넣어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는 내용도
어디에나 어울리는 다양한 용품에 접목한 수많은 도안이
너무나 귀엽고, 예쁘다.

 

 


이런 자수 있는 생활용품 하나 정도는 내가 만들어 쓸 수 있다면
그것도 참 멋진 소소한 일상이 될 듯하다.

또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기초 수업을 통해
한 땀 한 땀 삶을 채워가는 취미로 만들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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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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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왔다.

전작의 엄청난 반향이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인간본연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호모 사피엔스를 위한 21가지 이야기를 들고 말이다.

서문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하찮은 정보들이 범람하는 세상에는 명료성이 힘이다."

너무나 많은 정보에 휩싸여 살아가는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이미 명료성이 상실되어 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21가지 주제 중 그는 첫 주제를 '환멸'로 시작한다.

지금 오고 있는, 아니 이미 일부는 와 버린 4차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조금은 숨통을 틔여준다.

AI의 등장이 우리의 삶을 많이 바꾸어 놓고

심지어 인간의 직업에 많은 변화를 줄 우리의 미래에

과연 우리는 설 자리가 없을까 하는 질문은 상당히 우리도 느끼고 있고

그에 대한 불안감도 느끼고 있는 터이다.

이에 대한 저자는 다행이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다.

이런 위기 아닌 위기를 이겨 내기 위해

인간이 온전히 공존할 수 있는 공동체의 필요성과

이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구 차원의 해답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며 민족주의에 대한 주장도 펼쳐 나간다.

또한 현실에 대한 낙관적인 부분도 열거함과 동시에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우리의 진실도 여지없이 까발린다.

그렇기에 우리가 유발 하라리를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도 좋지만 눈이 가는 부분은 바로 <한국 독자를 위한 7문7답>이다.

이 중 저자이기 이전에 열정적으로 독서하는 저자에게 물어본 ‘책의 미래’이다.

이 부분은 독자들간에도 설왕설래 우려가 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눈길을 끈다.

종이책이 과연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인가? 하는 물음과 불안에 그는 종이책이라는 물리적 형태에 집착하기 보다는 ‘책의 경험’을 어떻게든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은 남겼다.

그리고 우리에게 깊이 탐색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가 21번째에 제시한 ‘명상’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21세기. 과거부터 꿈꿔오던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시기가 그러했던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고 수많은 도전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그런 눈과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가지기 위해서는

저자가 강조한 교육으로 우리는 변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변화를 위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명상도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의 호모 사피엔스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쓴 이야기를

다른 사피엔스에게 말한다.

그리고 스스로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의 필요성을 언급한 부분에

자기 검열 대신 자유로운 토론이 필요한 점을 보면서

이런 상반된 시각이 공존하는 현재의 모습도 사실 흥미롭다.

유발 하라리의 세상 보기에 공감이 되면서도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면

그의 바람대로 거침없이 제시해 보자.

그것이 저자가 생각한 더 나은 오늘을 위한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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