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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 환경과 생태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상상력 ㅣ 아우름 16
최원형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평점 :
아우름 시리즈는 표지만 봐도 저자의 의도를 좀 알 수가 있어서
좋다.
지구와 새, 과일, 나뭇잎, 그리고 점 등이 끈으로 서로 얽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저자 소개를 보면 이 책의 내용을 조금은 느껴 볼 수
있다.
이름만 얼핏 보면 남성으로 보이지만 현재
불교생태컨텐츠연구소 소장으로 지내는 최원형 님이 쓴 책이다.
목차를 보면
1장 보이지 않는 인연을
생각하다
2장 사라져가는 것들을
돌아보다
3장 불필요한 욕망을
살피다
4장 일상에서 생태 감수성을
발견하다
단 네 문장으로 책 한 권 다 읽은 느낌이 든다.
도입부분을 보면 환경변화로 고통 받는 북극곰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최근 무한도전에서도 처칠까지 가서 북극곰의 현황을 알아보는 의식? 있는 방송을 한 적이 있어서
청소년들에게도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절대 나 혼자서
범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p.34~35
어쩌면 우리는 고치 하나만을 지키려고 다른 인연을 생각지 않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인연이 모여
살아간다는 사실을 잊은 채 나 하나만을 지키려 했는지 모릅니다.
나 하나만을
지키려는 탐욕은 결국 나와 주변의 모든 인연을 망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지요.
탐욕은 또 다른
탐욕을 낳을 뿐입니다.
무지한 채로 살
것인가.
아니면 나와 연결된
인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은 오직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네가 존재함으로
내가 존재하고 네가 존재하지 않으면
나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이치를
알아차린다면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조금 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서 불교의 연기법이 생각났다.
청소년들도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내용을 쉽게 풀어 놓은
것이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此有故彼有),
이것이 생기면 저것이 생기며(此生故彼生),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고(此無故彼無),
이것이 없어지면 저것도
없어진다(此滅故彼滅).”
-<잡아함경> 제30권
부처님의 연기법에 근거해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어느샌가 우리 주위에서 보기 힘들어진 곤충인
꿀벌...
작고 미물처럼
느껴지지만
꿀벌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참으로 크다고 서술한다.
저자는 이 꿀벌과 우리, 지구가 연결되어 있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를 찾아 가고 있어 흥미롭다.
-p.47
지구라는 닫힌 시스템 안에서 우리가 인위적으로 벌여 놓은 것들이 고스란히 소멸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결국 모두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인과를 빨리 알아차릴수록 그로 인해 생기는 괴로움은 그만큼 줄어들겠지요.
욕망에는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한 번 내달리기
시작하면 대단한 결단력이 아니고서는 멈추기 어렵습니다.
블랙아웃 자체가 과연 진정한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되는지에 물음을
던지고,
도시의 열섬현상이나 바다의 수소이온 농도
증가,
크릴 새우의 감소
등의 예를 들어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자연 생태계의 변형이 생기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신경 쓰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데 함께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p.68
그렇다면 콘센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제일 앞줄에 석탄
화력발전소의 시커먼 연기가 있습니다.
아하 하고 무릎을
치며 곧바로 전기와 이산화탄소 배출의 관계를 알아차리게 되지 않나요?
콘센트 너머에는 그
밖에도 참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녹아 내리는 빙하
때문에 익사하는 북극곰이 있고요.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일리노이 주 파밍데일 옥수수 농장의 옥수수가 모두 말라버린 일도 콘센트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콘센트 너머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있고,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 배출로 태평양 전체가
오염되고 있는 현장이 있습니다.
시험과 학원을 오가며 청소년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을 대상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다.
눈으로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좀 더 쉬운
예로 전력 사용이 가져오는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파급을 언급하고 있고,
이러한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쉬운 출발점으로 콘센트를 뽑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진정으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교육이야
말로
이런 환경을 아끼고 보전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p.92~98
핵발전이 만든
풍경
하나.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대참사
둘.
체르노빌
4호기 폭발
대참사
셋.
후쿠시마 참사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 유출
핵은 미래의 에너지도,
안전하지도,
싸지도
않습니다.
모두 거짓입니다.
혹자는
묻습니다.
왜 이런 위험천만한
핵발전소를 계속 지으려 하느냐고요.
대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돈
때문이지요.
핵발전소를 지으면서
엄청난 이득을 가져가는 곳이 있기 때문에
이토록 핵발전소 건설에 목을 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핵발전소
건설사에 핵사고가 발생할 때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의무를 포함시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연 그런 책임을
선뜻 받아들이며 핵발전소를 짓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있을까요?
사고가 나면 그
모든 책임은 이 땅에서 살아야만 하는 이들에게로 떠넘겨질 것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이
그랬듯이 말이지요.
그런데도 이러한
핵발전소를 계속 지어야 할까요?
미디어의 내용을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우에 벌어질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발전이 단순히
우리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내용을
주기적으로 노출시켜 학습된 우리는 이를 아무런 이성적 판단 없이
받아들이고 제지하지 않아서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 전까지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신고리
5, 6호 핵발전소 반대
시위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애인을 잘 이해할 수 있으려면 장애감수성이 있어야 된다고
하는데,
환경보전을 위해서는 생태감수성을 발견해야 한다고 한다.
-p.103
어떻게 하면 종이로 사라지는 숲을 최대한 막을 수 있을까요?
먼저 재생종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종이를 재생해서 쓸 때는 또 다시 숲을 없애거나 펄프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가는 많은 화학약품이 필요 없습니다.
과거에는 재생종이의
질이 칙칙하고 거칠었지만,
요즘은 새 종이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좋아졌습니다.
중요한 건 소비자의
태도이지요.
제지회사에
재생종이를 사용하라고 요구해야 하고,
종이가 제대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분리해 배출해야
합니다.
휴지 대신
손수건을,
종이타월 대신 행주를
사용하고,
한 번 사용하고
버리기보다 여러 방법으로 다시 사용하는 생활 습관도
숲을 보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직접 도끼로 나무를 베지 않아도 무심코 휴지 한 장을 톡 하고 뽑는
순간,
우리는 도끼를 든 나무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숲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숲에 살고 있는 뭇 생명 또한 함께 사라지도록 만드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환경보전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예를 청소년들도 이해하기 쉬운 예로
제시했고,
어른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일 수도 있고,
조금만
궁리하면 실천 가능한 방법이기에 유익한 부분이다.
스스로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보는 것도 좋겠다.
-p.123~124
그런데
물을 아껴 써야 하는 까닭은 단지 물 부족 때문이라기 보다는 물이 곧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레
땅으로 스며든 물이 여러 지층을 거치면서 걸러져 깨끗한 물이 되는 과정에는 별다른 에너지가 들지 않습니다.
물을
길어 올리기 위해 두레박을 들어 올리거나 펌프질 정도면 충분했지요.
그런데
강물을 정수하고 처리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물을
취수하고,
정수하고,
배분하는
단계에는 인프라가 필요하지요.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물이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에서 물과 에너지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물
오염이 가속화될수록 정수하는 과정에 훨씬 더 많은 공정과 그에 따른 에너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도시에서
소비되는 전력 가운데 많게는
17퍼센트
정도가 물을 운반하고 처리하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에너지가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물을 얻을 수 있을까요?
-p.125
매년
3월 셋째 주
토요일은 ‘지구촌 전등
끄기 날’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시작해 서울을 거쳐 서쪽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전 세계가
파도타기 하듯 한 시간 동안 소등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사입니다.
겨우 한 시간
동안 전등을 끈다고 전기가 얼마나 절약될까 싶지만
2014년에 서울시가
이 행사로 절약한 에너지는 약
23억
원어치였습니다.
절약한 금액도
상당하지만,
그보다 소중한
것은
자연의 질서를
뒤틀어 놓은 문명에 대해 성찰해 본다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의
모든 생활은 화석에너지와 긴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명의 대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온전한 미래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는 데 달리 이견이 없습니다.
-p.147
극심한
폭염을 겪을 때면 기후변화가 가까이 와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과도한 온실가스 발생으로 규정하지만,
그건
반만 맞는 말입니다.
반세계화
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 변화의 원인을 탄소가 아닌 자본주의에 있다고 말합니다.
편리함과
고통은 그 길이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편리함을
누린 대가로 고통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대로
인과의 이치를 설명하는 것이 아닐까요.
폭염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많이
소비할수록 고통 또한 깊어진다’고
말입니다.
다양한 예를 들어
결국 이 모든
환경문제의 근원을 인간의 욕심으로 귀결시키고 있다.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풍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의 이기심이
자연을 황폐롭게
만들고 결국 그런 환경에서 인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자연과 인간의 평화를 이루도록 작은 실천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쉽게 우리 생활 속에서 환경과 생태가 중요하다고 끊임없이 토로하는
저자.
모든 내용은 뒷표지의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다음 세대가 묻다.
“환경과
생태,
이런 걸 우리가 꼭
알아야 하나요?”
최원형이
답하다.
“환경과 생태는
우리와 먼 곳에 떨어져 있는 북극곰 이야기 만이 아니에요.
우리가 먹고 자고 입고 소비하는 삶의 모든 것이 환경과 생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나는 환경과 생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다시금 고민하게 만드는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