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 환경과 생태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상상력 아우름 16
최원형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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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름 시리즈는 표지만 봐도 저자의 의도를 좀 알 수가 있어서 좋다.



지구와 새, 과일, 나뭇잎, 그리고 점 등이 끈으로 서로 얽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저자 소개를 보면 이 책의 내용을 조금은 느껴 볼 수 있다.




이름만 얼핏 보면 남성으로 보이지만 현재 불교생태컨텐츠연구소 소장으로 지내는 최원형 님이 쓴 책이다.




목차를 보면


1장 보이지 않는 인연을 생각하다

2장 사라져가는 것들을 돌아보다

3장 불필요한 욕망을 살피다

4장 일상에서 생태 감수성을 발견하다



단 네 문장으로 책 한 권 다 읽은 느낌이 든다.






도입부분을 보면 환경변화로 고통 받는 북극곰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최근 무한도전에서도 처칠까지 가서 북극곰의 현황을 알아보는 의식? 있는 방송을 한 적이 있어서 청소년들에게도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절대 나 혼자서 범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p.34~35


어쩌면 우리는 고치 하나만을 지키려고 다른 인연을 생각지 않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인연이 모여 살아간다는 사실을 잊은 채 나 하나만을 지키려 했는지 모릅니다.

나 하나만을 지키려는 탐욕은 결국 나와 주변의 모든 인연을 망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지요.


탐욕은 또 다른 탐욕을 낳을 뿐입니다.

무지한 채로 살 것인가.

아니면 나와 연결된 인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은 오직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네가 존재함으로 내가 존재하고 네가 존재하지 않으면

나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이치를 알아차린다면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조금 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서 불교의 연기법이 생각났다.


청소년들도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내용을 쉽게 풀어 놓은 것이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此有故彼有), 이것이 생기면 저것이 생기며(此生故彼生),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고(此無故彼無), 이것이 없어지면 저것도 없어진다(此滅故彼滅).”


-<잡아함경> 30


 

부처님의 연기법에 근거해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어느샌가 우리 주위에서 보기 힘들어진 곤충인 꿀벌...




작고 미물처럼 느껴지지만


꿀벌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참으로 크다고 서술한다.




저자는 이 꿀벌과 우리, 지구가 연결되어 있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를 찾아 가고 있어 흥미롭다.



-p.47

지구라는 닫힌 시스템 안에서 우리가 인위적으로 벌여 놓은 것들이 고스란히 소멸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결국 모두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인과를 빨리 알아차릴수록 그로 인해 생기는 괴로움은 그만큼 줄어들겠지요.

욕망에는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한 번 내달리기 시작하면 대단한 결단력이 아니고서는 멈추기 어렵습니다.


 


블랙아웃 자체가 과연 진정한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되는지에 물음을 던지고,

시의 열섬현상이나 바다의 수소이온 농도 증가,

크릴 새우의 감소 등의 예를 들어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자연 생태계의 변형이 생기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신경 쓰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데 함께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p.68

그렇다면 콘센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제일 앞줄에 석탄 화력발전소의 시커먼 연기가 있습니다.

아하 하고 무릎을 치며 곧바로 전기와 이산화탄소 배출의 관계를 알아차리게 되지 않나요?

콘센트 너머에는 그 밖에도 참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녹아 내리는 빙하 때문에 익사하는 북극곰이 있고요.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일리노이 주 파밍데일 옥수수 농장의 옥수수가 모두 말라버린 일도 콘센트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콘센트 너머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있고,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 배출로 태평양 전체가 오염되고 있는 현장이 있습니다.


 


시험과 학원을 오가며 청소년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을 대상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다.

눈으로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좀 더 쉬운 예로 전력 사용이 가져오는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파급을 언급하고 있고,

이러한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쉬운 출발점으로 콘센트를 뽑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진정으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교육이야 말로 

이런 환경을 아끼고 보전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p.92~98


핵발전이 만든 풍경


하나.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대참사

. 체르노빌 4호기 폭발 대참사

. 후쿠시마 참사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 유출

 


핵은 미래의 에너지도, 안전하지도, 싸지도 않습니다.

두 거짓입니다.

혹자는 묻습니다.

왜 이런 위험천만한 핵발전소를 계속 지으려 하느냐고요.

대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돈 때문이지요.


핵발전소를 지으면서 엄청난 이득을 가져가는 곳이 있기 때문에

이토록 핵발전소 건설에 목을 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핵발전소 건설사에 핵사고가 발생할 때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의무를 포함시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연 그런 책임을 선뜻 받아들이며 핵발전소를 짓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있을까요?

사고가 나면 그 모든 책임은 이 땅에서 살아야만 하는 이들에게로 떠넘겨질 것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이 그랬듯이 말이지요.

그런데도 이러한 핵발전소를 계속 지어야 할까요?


 


 


미디어의 내용을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우에 벌어질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발전이 단순히 우리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내용을

주기적으로 노출시켜 학습된 우리는 이를 아무런 이성적 판단 없이 받아들이고 제지하지 않아서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 전까지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신고리 5, 6호 핵발전소 반대 시위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애인을 잘 이해할 수 있으려면 장애감수성이 있어야 된다고 하는데,

환경보전을 위해서는 생태감수성을 발견해야 한다고 한다.



-p.103

어떻게 하면 종이로 사라지는 숲을 최대한 막을 수 있을까요?

먼저 재생종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종이를 재생해서 쓸 때는 또 다시 숲을 없애거나 펄프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가는 많은 화학약품이 필요 없습니다.

과거에는 재생종이의 질이 칙칙하고 거칠었지만,

요즘은 새 종이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좋아졌습니다.

중요한 건 소비자의 태도이지요.

제지회사에 재생종이를 사용하라고 요구해야 하고,

종이가 제대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분리해 배출해야 합니다.

휴지 대신 손수건을,

종이타월 대신 행주를 사용하고,

한 번 사용하고 버리기보다 여러 방법으로 다시 사용하는 생활 습관도

숲을 보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직접 도끼로 나무를 베지 않아도 무심코 휴지 한 장을 톡 하고 뽑는 순간,

우리는 도끼를 든 나무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숲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숲에 살고 있는 뭇 생명 또한 함께 사라지도록 만드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환경보전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예를 청소년들도 이해하기 쉬운 예로 제시했고,

어른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일 수도 있고,

조금만 궁리하면 실천 가능한 방법이기에 유익한 부분이다.

스스로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보는 것도 좋겠다. 


 



-p.123~124


그런데 물을 아껴 써야 하는 까닭은 단지 물 부족 때문이라기 보다는 물이 곧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레 땅으로 스며든 물이 여러 지층을 거치면서 걸러져 깨끗한 물이 되는 과정에는 별다른 에너지가 들지 않습니다.

물을 길어 올리기 위해 두레박을 들어 올리거나 펌프질 정도면 충분했지요.

그런데 강물을 정수하고 처리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물을 취수하고, 정수하고, 배분하는 단계에는 인프라가 필요하지요.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물이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에서 물과 에너지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물 오염이 가속화될수록 정수하는 과정에 훨씬 더 많은 공정과 그에 따른 에너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도시에서 소비되는 전력 가운데 많게는 17퍼센트 정도가 물을 운반하고 처리하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에너지가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물을 얻을 수 있을까요?


 

 

-p.125

매년 3월 셋째 주 토요일은 지구촌 전등 끄기 날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시작해 서울을 거쳐 서쪽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전 세계가 파도타기 하듯 한 시간 동안 소등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사입니다.

겨우 한 시간 동안 전등을 끈다고 전기가 얼마나 절약될까 싶지만

2014년에 서울시가 이 행사로 절약한 에너지는 약 23억 원어치였습니다.

절약한 금액도 상당하지만, 그보다 소중한 것은

자연의 질서를 뒤틀어 놓은 문명에 대해 성찰해 본다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의 모든 생활은 화석에너지와 긴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명의 대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온전한 미래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는 데 달리 이견이 없습니다.


 


 

-p.147

극심한 폭염을 겪을 때면 기후변화가 가까이 와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과도한 온실가스 발생으로 규정하지만, 그건 반만 맞는 말입니다.

반세계화 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 변화의 원인을 탄소가 아닌 자본주의에 있다고 말합니다.

편리함과 고통은 그 길이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편리함을 누린 대가로 고통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대로 인과의 이치를 설명하는 것이 아닐까요. 폭염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많이 소비할수록 고통 또한 깊어진다고 말입니다.


 

다양한 예를 들어 결국 이 모든 환경문제의 근원을 인간의 욕심으로 귀결시키고 있다.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풍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의 이기심이

자연을 황폐롭게 만들고 결국 그런 환경에서 인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자연과 인간의 평화를 이루도록 작은 실천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쉽게 우리 생활 속에서 환경과 생태가 중요하다고 끊임없이 토로하는 저자.


모든 내용은 뒷표지의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다음 세대가 묻다. “환경과 생태, 이런 걸 우리가 꼭 알아야 하나요?”

최원형이 답하다. “환경과 생태는 우리와 먼 곳에 떨어져 있는 북극곰 이야기 만이 아니에요.

우리가 먹고 자고 입고 소비하는 삶의 모든 것이 환경과 생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나는 환경과 생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다시금 고민하게 만드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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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낚시 통신
박상현 지음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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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연어라는 물고기는 먹을 줄만 알았지 낚시를 한다는 것은 다큐멘터리에서나 봤거나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별 기대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첫 장부터 흥미진진하다.

 

 

 

 

캐나다로 건너가 거주하는 저자가 그 동안 연어를 알고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 역사가 그대로 담긴 책이다.

 

 

낚시를 좋아하고 연어를 잡기 위해 저자는 마이보트족이 되기로 한다.

 

p.33

고심 끝에 자그마한 모터보트를 사기로 결정했다. 이민 초기부터 시작된 연어앓이가 불치의 병으로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었다.

 

저자는 아들과 함께 시험보고, 점수가 낮은 사람이 밥 사기 내기를 해서 단 2점 차이로 아들로부터 딤섬을 맛있게 얻어먹은 의지의 한국인이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마이보트족이 되는 것은 녹록치 않았다.

 

 

시험도 봐야 하며 엄격한 법에 따라 연어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면허를 취득한 뒤 저자는 배도 한 척 구입했다. 그리고는 아주 독특한 진수식도 거행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식 고사를 지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특히 돼지머리 대신 저금통을 쓴 점이나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색적인 고사 장면에서도 동료의 진수식을 위해 노력하는 캐나다인들의 모습에서 배려도 엿보인다.

 

 

진수식을 마친 이 배의 이름도 생긴다.

 

 

p.57

그런데 말이야, 저 배에 이름을 붙이고 싶은데, 좋은 게 없을까?”

에게리아 어때? 로마 신화에 나오는 물의 요정인데, 이름이 예쁘지 않아?”… 그렇게 나의 연인이 돼 바다를 함께 누빌 에게리아가 탄생했다. 그때만 해도 에게리아는 자신이 어떤 운명 앞에 놓였는지 몰랐을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발동하는 나의 낚시 열병을 온전히 감당해야 할 숙명을 말이다. 

 

 

 

 

저자는 분명 연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연어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p.135

시기에 따라 연어의 먹이가 바뀌는데, 그 자연 생태에 가장 가까운 먹잇감을 미끼로 쓰면 조과가 훨씬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위를 갈라 내용물을 살펴보면 지금 연어들이 무엇을 먹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했다.

 

 

 

왜 이 부분에서 사람들의 속마음이 더 음흉하다는 생각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연어는 먹는 먹이대로 배를 갈라보면 그 먹이가 그대로 있는데 사람은 속과 겉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는지 말이다.

 

 

또한 양식되는 연어를 통해 우리의 모습과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p.204

부화장 수온이 10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약 50일 지나면 부화합니다. 하루하루의 온도를 더 한 값이 500 정도가 되는 때죠. 그러고 나서 또 50일 정도 지나면 강으로 내보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전체 온도의 합이 1000가 되면 나갈 준비가 된 거네요.”

p.207

그래도 캐나다의 학교와 사회 시스템은 아이들을 내보내기 전에 나름 준비도 시키고, 나온 뒤에도 어느 정도 보호를 하며 키워낸다. 그러나 역시 겪어봤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의 모습은 정말 힘겹기 그지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성적, 학원, 입시, 대학이라는 획일적인 환경에서 공부하고 어느 날 갑자기 학교에서 내몰린다. 거리로 나서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위의 두 부분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한국 사회의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모습을 연어 양식장의 치어에 비유했다.

 

 

자연에서 나고 자란 연어와 양식장에서 자란 연어는 분명 자연에 적응하는 모습도 다르리라.

 

 

또한 우리의 아이들은 이런 연어처럼 거친 물살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스스로 선택한 삶으로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1편은 연어에 대한 관심과 사랑, 낚시광이 되어 미친 듯이 바다로 나가는 모습이 그려져 흥미진진한 반면, 2편에서는 잔잔하게 단편적인 내용이 전개되고 있고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낚시의 도 모르는 사람이 읽더라도 낚시하는 즐거움과 열정이 느껴지고 이색적으로 보였다.

 

 

안도현의 <연어>에서 그려진 연어와는 사뭇 다른 활력 넘치는 연어들이 가득하고, 그리고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느꼈던 거대한 물고기와의 사투만큼이나 스펙터클하고 스토리와 정보가 가득한 연어잡이 장면은 압권이었다.

 

 

 

무엇보다 연어를 통해 느껴지는 이웃과 가족에 대한 소통과 사랑이야기는 그 위에 덤으로 잘 얹어져 반복되는 일상에서 즐거움과 힐링을 맛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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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 건강한 나를 위한 따뜻한 철학 아우름 14
백승영 지음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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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에서 발간한 청소년 인문도서 아우름 14번째 책.

다양한 주제를 쉽게 풀어 청소년들도 인문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이 참 좋다.

특히나 이 책은 플라톤아카데미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저자는 미학도 책 속에 담고 있어서 글만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그림과 연계해 설명한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음.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말한다.

삶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 하자!’ (-p.6)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나 역시 쓸데없이 소소하고 사소한 것에 나의 에너지를 쏟아 넣고 정작 내가 에너지를 담아야 할 부분에서는 제대로 그 역할을 못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이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정신적 미니멀 라이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나, 우리, 사랑, 행복, 그리고 인생 등을 모두 아우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은 자신에게 식별하기 위한 전제입니다.

사람은 욕망하는 존재입니다.

늘 무언가를 추구하고 원하면서 살아갑니다.

그것은 우리를 생생하게 살아있도록 하는 원동력이지요. (-p.21)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면 이것이 있다. (-p.46)

이 문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연법은 공공연한 관계법으로, 이 문장 하나면 자타불이의 마음을 낼 수 있다. 생로병사와 4온의 고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현재의 어려움도 벗어날 수 있고 말이다.

특히 구스타프 클림트의 죽음과 삶과의 연계는 가히 인상적이다.

좌표 속의 한 점, 작은 것이 모여 이 세계가 되는 원리를 이 그림에서 보여주며, 책 표지에서도 느끼게 해 주어서 인상적이었다.

인생은 곡선입니다. 쉬었다 가도 괜찮습니다. (-p.65)

인생은 직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유턴은 없다고도 한다.

곧은 인생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인생은 곡선입니다.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기도 하고, 난관에 부딪히면 다시 돌아가기도 하고, 가다가 마음이 변해서 다른 길을 가기도 하고, 가다가 쉬기도 하는,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삶이요, 인생입니다. (-p.66)

 

가끔은 지치고, 내가 생각하고 용서가 안되거나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를 때, ‘나는 왜 이럴까?’하는 생각이 들 때 위로가 되어줄 부분이라고 느껴진다.

그래서 살만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직선이기만 하고 곡선이 아니라면 그 인생이야 말로 진짜 재미없지 않을까?

 

공교육 제도 속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기 힘든 청소년을 위해 인문학의 내용과 명화를 곁들여 쉽게 쓴 책으로, 모두 좋은 내용이 버무려져 어찌 보면 이 책만의 특징이 없어 보이는 것이 아쉽다.

이전에 읽었던 정의, 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처럼 약간의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한결같이 정의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사랑-행복-공존-자존 등의 개념이 뒤죽 박죽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현대의 청소년에게 필요한 부분을 제시하면서 따뜻한 어투로 위로도 해 준다.

인문학의 개념을 살포시 얹어 부담스럽지 않게 유익함도 넣었다.

어찌 보면 이런 따뜻한 내용이 책 표지처럼 작고 작은 내용이 모여 하나의 책으로 완성된 것은 아닐까?

계속 책을 읽으면서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프롤로그의 내용으로 소개했던 그 문장이다.

그 한 문장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최고로 현명한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삶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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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Book - 행복한 하루의 시작, 3년 감사 일기
이덴슬리벨 편집부 엮음 / 이덴슬리벨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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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감사일기의 힘은 요즘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학교 다니면서 썼던 다양한 하루 일과를 적어나가는 일기가 아닌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감사한 점을 적으면 그 힘이 나에게로 온다는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느껴서 실천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일기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 책은 데보라 노빌의 <감사의 힘>이었다.

단순히 얼굴 예쁘고 방송 잘하는 방송인이었던 것으로 내 기억에는 남아 있었는데 그의 삶과 감사의 힘을 가득 담은 책은 술술 읽히면서도 감동 그 자체였다.

 

그래서 더욱 감사 일기를 써 나갈 수 있는 힘을 주었기에 지인들에게도 많은 추천을 했다.

그러다가 <Q & A a day> 일기장도 사서 써 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자체 발간한 책이 아니라 번역체와 나의 상황과 맞지 않는 질문에 서서히 질리고 맘에 들지 않아서 지난 7월 이후로는 손을 놓았다.

 

 

그래서 플래너에 매일 감사한 점 3가지 쓰고, 이후 바인더로 환승한 이후에는 데일리 속지에 감사한 점을 써나가고 있었다.

 

 

물론 다른 일기장을 별도로 써보기는 했지만 한 권을 꾸준히 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터에 <땡스 북>을 접하게 되었다.

 

 

 

 

 

 

 

적절한 크기에 두께도 괜찮은 편이지만, 출판사에서 말하는 대로 휴대하기에는 적절한 무게는 아닌 듯하다.

 

 

살짝 들어보고는 그냥 집에서 잠들기 전에 적는 것으로 택했다. 바인더와 함께 들고 다니다가는 어깨에 무리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우선 <Q & A a day> 보다는 크기가 크기 때문에 나처럼 글씨가 큰 사람들은 적절히 쓸 수 있는 칸 넓이가 맘에 들었다.

 

 

 

 

3년 정도만 쓰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표지도 단단해서 오랜 기간 잘 버텨줄 것으로 생각되어 맘에 들었다.

월별로 감성이 묻어나는 사진과 함께 명언을 적어 놓아서 새로운 마음으로 일기를 쓸 수 있는 점, 매일 명언을 적어두어서 감사함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10 13일에 도착했기 때문에 이날부터 감사일기를 적어 나갔다.

개수는 상관없고, 어떠한 형식도 상관이 없었다.

내가 느끼는 그대로 적어나가고, 예쁜 스티커도 붙여보고, 그날 가장 기억하고 감사하고 싶은 사진을 붙여 보기도 했다.

 

 

 

 

책이 너무 두꺼워질 거 같다는 염려도 들기는 했지만 나의 역사와 감사함이 함께 하는 책으로서는 현재는 손색이 없다.

자유롭게 쓰는 일기장도 좋지만, 감사일기만을 담을 수 있는 전용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이 모두 완성된 뒤에는 나의 달라진 모습도 기대되는 책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Q & A a day>에서도 그랬는데 일기장임에도 책 사이에 끼워둘 줄 하나 달리지 않은 점이다.

 

 

 

 

무려 3년을 다른 책갈피에 의존해야 하는 점은 일기장으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기 충분하다.

 

 

 

 

 

앞으로 다시 제작할 때에는 참고하면 좋겠다.

 

 

 

 

 

 

 

 

 

위대한 것들 중에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없다” –에픽테토스- (10 21일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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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호 열차 - 제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허혜란 지음, 오승민 그림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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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면 자연스럽게 은하철도 999가 떠오르는 기차가 달린다.

까맣고 긴 기차.

밤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는 늦은 밤, 하얀 연기를 내뿜으면서 달리는데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표지만 보면 재미있는 동화로만 보이지만

내용은 너무나 가슴이 아픈 우리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 동화는 제 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2017년은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영화로도, 드라마로도, 책으로 자주 접할 수 없었던 무거운 주제인데 동화라는 형식으로 만날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뿌옇게 열차가 달린다.

어디로 가는 걸까?

제목이 이러하다.

이 동화는 샤샤라는 어린 아이의 눈으로 전개된다.

우리가 왜 이 열차를 타지? (p.14)

열차를 왜 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독립운동이나 이주해 연해주에 살던 조선인들은 일본 첩자라는 누명으로 심문도 없이 강제 이주되었다고 한다.

 

 

 

 

 

 

가을부터 시작된 이송은 겨울까지 계속되었고, 그저 이송되면서 사망한 사람들은 버려지고 결국 도착한 곳은 허허벌판의 황무지라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철커덕 철컥, 철커덕 철컥

열차는 낮과 밤을 지나 계속 달려가요.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왜 가는지 모르고 언제까지 가야 하는지 우리는 모르는데, 열차는 아나 봐요. (p.35)

왜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채 실려가는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몇 달이나 달리는 열차 속에서는 사람이 죽고, 아기가 태어나고, 부부가 탄생하는 등 인간의 생로병사가 그대로 있다.

우리네 삶이 이 열차처럼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은하철도 999처럼 은하계를 돌고 돌아 엄마를 찾는 철이의 모습이 자꾸 연상되는데, 힘든 열차에서의 생활 속에서도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율도국의 율이로 지으면서 유토피아를 꿈꾸며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서로 힘을 주며 살아가는 모습이 애잔하다.

엄마를 찾는 철이의 심정이 이에 비교가 될는지 모르겠다.

주인공 샤샤의 할머니도 오랜 지병과 추위, 배고픔에서 결국 세상을 떠난다.

 

 

할머니는 속바지 주머니에서 소중하게 간직했던 많은 씨앗 봉지를 내밀고, 샤샤에게 이렇게 유언을 남긴다.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은 없단다. 최선을 다하면서 서로 사랑하면 돼.” (p.61)

그리고 자식과 손자에게 뿌리를 일깨워 주고, 자신이 없더라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부분이 있다.

 

 

 

내 손에 들린 씨앗 봉지를 열어 보았습니다.

무궁화 꽃이라고 적혀 있어요.

할머니는 삼촌과 내 손을 굳게 잡았습니다.

그것이 생명이여. 그것이 희망이고, 그것이 내일이지.” (p.63)

쉬운 듯싶지만 결코 쉽지 않은 말을 남기고 할머니가 떠났다.

나 자신도 이 말을 여러 번 곱씹으면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반성이 되는 부분이다.

열차 속에서 많은 일을 겪고 생각하고 아파하면서 샤샤가 점점 성장해 나간다.

아빠와 엄마와 할머니가 계시는 그 곳, 죽은 너머의 세상도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졌지요.

슬프고 무서운 곳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이 먼저 가서 머물고 있는 그립고 좋은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p.77)

무엇보다 마지막 그림이 참 가슴을 아리게 한다.

피눈물같이 빨간 석양을 보면서 허탈해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 척박한 곳에서 고려인은 씨를 뿌리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잘 살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그림이다.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역사를 되새기고 청소년들에게는 이러한 역사 속에서 발전한 한국이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부록으로 수상 소감과 강제이주의 역사와 이주 경로도 나와 있어서 고난했던 고려인의 삶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

아이와 함께 읽어 보고 각 인물에 대한 심경과 느낀 점을 다양하게 나눠볼 수 있는 동화이다.

또한 강제이주의 역사적 배경도 함께 알아보고 시사하는 바도 함께 토론해 보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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