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래는 늘 남에게만 보이는가 - 비즈니스 리더 11인에게 배우는 논리를 넘어서는 직관의 힘
다카노 켄이치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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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어머진짜 왜 그럴까?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나도 열심히 살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남들과 다른 점이 두각되지 않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인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의 미래를 내다보는 다른 눈을 가졌던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제일 먼저 이 그림을 보는 독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시점이라는 것이 같은 것을 봐도 서로 다르게 보는 특징이 있는 것처럼

이 그림이 인디언으로 보이는지

에스키모인(요즘은 이렇게 표현하지 않지만;;;;)으로 보이는지에 따라 보는 시점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 그림을 통해 실험을 했는데

보이지만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일단 에스키모의 존재를 알아차리면 그 이후로는 자연히 그것이 보이게 된다.

그러나 하고 꺠닫는 순간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것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 사람이 볼 수 있는 세계는 늘 같지 않고, 또 사람에 따라서도 다른 것이다.

같은 세상을 봐도 새로운 변화를 알아차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는 것은 여기에 원인이 있다. (-p.31)

사실 이 책의 핵심은 이 내용이 다라고 생각이 든다.

각 챕터 끝마다 핵심정리와 에스키모가 보이는 시점을 가질 수 있는 트레이닝을 위한 방법도 제시되어 있지만 한글인데 한글이 이렇게 어렵나 싶을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기본 6인의 인물과 비즈니스 스승 4인을 더해 총 10인의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 & 세르게이 브린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

세븐일레븐의 스즈키 도시후미

인텔의 앤드류 그로브

IBM의 루이스 거스너

싱가포르 초대 수상의 리콴유

일본 경영의 신 마츠시타 고노스케

이 중에서 구글이나 애플의 사례는 워낙 많이 접했던 내용이라 스티브 잡스 명언 몇 가지로 정리해 본다.

직관이 꽃피면 이제껏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된다

오감으로 세계를 관찰하고 무의식 세계를 활성화시키고 창조적인 사람에 맞춰 자신의 뇌를 조율한다.

그것으로 지금껏 보이지 않던 잠재요구나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이 보인다. (-p.90~91)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미래를 만들어 내는 힘은 오늘의 한 수에 있다.

그것을 누가 두는가에 따라 미래는 어떤 식으로든 변한다.

그리고 그 한 수를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반복하여 두는 가운데 미래를 컨트롤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p.92)

이 부분을 보면서 내가 할 일은 내가 노력해 얻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사례로 소개한 다양한 내용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경쟁과 콜라 전쟁이었다.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삼성의 이야기는 더 피부로 와 닿으니 말이다.

그 내용은 다음의 표로 정리해 주어서 굳이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추구했던 영역이나 저자가 일본인이라 일본의 스마트폰 영역까지 챙기는 꼼꼼함도 보여준다.

무엇보다 10인의 인물 중 개인적으로 마츠시타 고노스케의 어록이 공감되었다.

세상에는 옳은 길(진리)이 반드시 있다는 데서 시작한다.

옳은 것을 실행하면 반드시 상대도 알아주고 장사도 번성한다. 

그 옳은 장사의 길을 확장함으로써 사회가 번영한다는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그것은 자신이 옳은 길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개의 선택지(결국 대체안)를 세우고 어느 쪽이 옳은지를 해명하려고 한다.

그 결과 실제로 진리를 발견한다. (-p.236~237)

책 속의 인물 10인 중 필립 코틀러와 세르게이 브린의 무모가 이민자였던 점과 스티브 잡스나 제프 베조스는 양자였던 점을 강조하며, 다른 각도에서 보는 힘의 원천을 이러한 환경에서 찾고 있는 것은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인다.

에스키모 시점이라는 것이 살아온 배경과 환경에 좌우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공감이 조금은 부족해 아쉬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점을 갖기 위해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적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기 때문에 읽어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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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 - 나의 행복과 우리의 행복이 하나라는 깨달음 아우름 12
김경집 지음 / 샘터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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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야말로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의라는 어려운 주제를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 저자의 배려가 보이고,

 

 정의에 대해 둔감하게 살아가고 있는 성인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옹달샘이라는 노래를 통해 행복추구권과 사상의 자유를 풀어낼 때부터 뭔가가 심상치 않다!!

 

 

 

<<정의의 의미와 바탕>>

 

 

자발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며, 그것을 선택하는 과정

 

 

내가 행복하고 또한 우리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이해하고 따라는 것  -p. 21

 

 

 

우리라는 표현보다  우리가라고 표현한 것이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이렇게 작은 따옴표를 쓴 것은 작가의 의도적인 부분이 적용된 거라고 믿고 싶다.

저자는 옹달샘에 이어서 자전거를 통해서 정의의 의미를 또 도출해 낸다.

가사 속의 아이와 할머니는 모두 교통약자

비키라고 서슴지 않고 협박

진정한 강자의 덕목을 할머니가 안전하게 건너가게 하는 것

우리는 알게 모르게 힘센 사람들에게 알아서 기는삶에 어느 정도 길들여지고 익숙해져서 있는 것 같다. -p. 25~

자전거 가사에는 할머니라는 표현이 없었는데 꼬부랑 노인이 어쩌다 할머니로 비약이 된 건 지 모르겠다.

 

그러나 예전에는 꼬부랑 할아버지보다는 꼬부랑 할머니가 많았던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 노래에서 비키라고 하는 것은 협박이 아니라 멀리서 달려오면서 안전하게 피하라고 소리치는 것으로 여태 알고 불러왔는데…. 신선한 해석이었다.

저자는 또한 연대의 의미를 학교폭력과 학교의 기능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학교의 기능>>

학교에서 여러분이 체험하고 키워야 할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연대의 의식과 실천입니다.

청소년기에 그 연대를 훈련하고 익히지 않으면 평생 홀로 고립된 채 온갖 불이익을 감수하고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학교는 바로 연대를 배우고 실천하는 곳입니다. -p. 47

학원과 학교의 기능을 비교하면서 학교 폭력과 사회성까지 이끌어내고 있음. 또한 학교의 연대적 기능이 상실된 것도 드러내고 있음. 바로 다음 장부터 가장 비겁한 것은 동료를 학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연대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자꾸 연대를 강조하느냐 하면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힘이 바로 연대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80:20의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아니 이미 현재는 99:1의 구조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과 부는 세습되고, 이른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으면 인생이 바뀌는 거는 이 상태에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1% 강자의 손에 99%의 운명을 내 맡기고 살아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같은 동네 같은 학교에서도 연대하지 못하는데 그 1%의 절대강자에 저항하고 맞서 싸워 정의로운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p. 50~51

 

이 책에서 저는 책을 통한 연대가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독서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러한 연대가 늘어가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어느 정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연대라는 것이 반드시 손을 잡고 어깨동무하며 내가 너를 지켜줄께 너도 내 곁에 있어줘하는 것만은 아니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 또한 연대의 중요한 의미이고 힘이기 떄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대의 실례를 소개했다.

 

1998년 미국의 시애틀 공공도서관 사서 낸시 펄이 진행했던 한 도시 한 책 읽기(One City One Book)’이다!!

한 지역사회에서 기간을 정해서 1년에 한 권의 책을 골라 시민들이 함께 읽고 토론하며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단순한 문화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문화적 체험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연대하는 방식이다.

 

 

 

책 읽기를 통해 지역사회가 공감하소 화합을 도모하는 것인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각 지자체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서 놀라웠다!

 

 

 

당시 미국에서는(2001) 인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시카고 도서관과 함께 하퍼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읽었으며, 이에 대한 비용은 고작 4만 달러였다는 점을 강조해 인상적이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감과 연대를 깨닫고 실천하게 되었다는 점이 고무적인 내용이었다.

이외에 정의에 대한 이론으로 함무라비 법정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솔론의 개혁’, 공자, 맹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공리주의적 정의, 존 롤스 등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쉽게 풀어내고 있다.

 

 

이러한 이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로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앎에 관한 용어를 삶 속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을 기르자.

 

 

 

그래야 그 이념과 가치가 늘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가슴으로 이어지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실천에 다다를 수 있다.

아무리 실천의지가 강하고 실제로 그것을 실천한다고 해도 이론적 토대가 없으면 그저 반복적으로 되풀이하기 쉽다.

 

 

 

이론은 다른 사람의 주장을 이해하거나 비판하여 보다 나은 방법을 찾을 때 큰 도움이 된다. -p. 135~136

 

 

 

그리고 청소년에게 정의가 작동되는 방식을 이와 같이 말하고 있다.

나의 이익도, 다수의 이익도 아니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 각자가 자발적으로 호혜적 원칙을 따르는 것이며(-p. 141),

 

 

민주주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의무의 문제입니다.

 

 

수평사회가 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p. 149)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는 쉽게 풀어내서 어렵게만 느껴지는 정의나 연대에 대해 흥미를 갖고 다양한 이론을 공부할 수 있는 자극을 준 점은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모든 책이 그러하듯 읽는 독자의 견해가 다양하게 생길 수 있는 책으로 생각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군데군데 자신의 생각과 반하는 의견을 쓰면서 논쟁하는 느낌으로 읽어 보아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싶다!

정의는 함께 지키는 것이 이익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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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 히사이시 조가 말하는 창조성의 비밀 아우름 11
히사이시 조 (Joe Hisaishi) 지음, 이선희 옮김 / 샘터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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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샘터에서 기획한 아우름 시리즈 중 11번째 책이다.

 

 

 

 

 

Aurum은 라틴어로 빛나는 새벽이라는 뜻이다.

 

 

 

 

우리의 감성과 지성에 빛나는 새벽을 열고 싶다는 포부가 드러나 있다.

 

 

 

 

 

그 중에서 히사이시 조의 책.

 

 

 

 

 

히사이시 조라고 하면 잘 몰라도 움직이는 하울의 성이나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 음악이라고 하면 다들 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여러 번 함께 작업하면서

좋은 명작을 만들어내기도 했던 그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작곡가이다.

작곡가의 기본 명제는좋은 곡을 만드는 것이다.

누군가작곡가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계속 곡을 쓰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p.5)

 

 

 

 

 

이 세 문장에서 작곡가로서의 포부와 자부심도 느껴진다.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은 창의력과 창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창작하는 사람들의 2가지 유형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

일반적인 예술가를 언급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써 창조적인 작품을 만드는 사람을

모든 것을 비즈니스 감각으로 포착하는 사람으로 구분했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예술가나 비즈니스맨이나 똑같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삶의 가치와 의의를

어디에 두느냐 하는 것뿐이다. (-p.17)

 

 

 

 

작곡가는 감성에 의해 작곡하는 것 같지만

음악성의 밑바탕을 기분에 의지하면 안 된다고 경고 하고 있다.

 

 

 

 

 

 

 

 

 

 

 

기분은 감성의 핵심이 아니다. 그것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일정한 수준의 곡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는

순간적인 기분의 파도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내 머릿속에는 항상 이런 의식이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p.23)

순간적인 기분에 의지하면 연주가가 갖추어야 할 긴장감을 놓칠 수 있고,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극에 손을 대는 것은 올지 않다는

저자의 입장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잃다 보면 예술을 하는 것이 얼마나 지난하고 어려운 길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그것을 좋은 작품을 만들기란 쉽지 않으며,

예술가에게 있어서 정상적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이고,

감성을 지닌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피력하고 있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과 완성된 작품이 사람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것,

이 두 가지는 일맥상통하면서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프로는 사람들의 요구에 상관없이 자기 마음대로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요구에 영합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p.29)

 

 

 

 

… ’정상이라는 말은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 공포의 칼날이 되기도 한다.

그것은 의외성이 없군. 창조성이 부족해라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것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것이다. (-p.31)

 

 

 

작곡을 하기 위해서는 논리적 사고와 감각적 번뜩임이 모두 필요하다.

논리적 사고의 근간이 되는 것은 내 안에 있는 지식이나 체험 등의 축적이다.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체험해서 내 피와 살을 만들었는가 하는 것이

논리성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

사실 감성의 95%는 이것이 아닐까? (-p.33)

 

 

 

우리가 말하는 창의성도 이와 같은 맥락인 듯싶다.

독창적인 것은 하늘에서 떨어진다거나 땅에서 솟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기본적으로 채워둔 지식에서 약간의 번뜩임으로 재구성되는 것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5%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창작하는 사람의 센스감각적인 번뜩임이다.

창작에 독창성을 부여하는 것,

그 사람이 아니면 맛을 낼 수 없는 향신료 같은 것,

이것이야말로 창조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p.34)

 

 

 

 

그러면서 바로 창작의 묘미를 설명한다.

슬슬 창조성의 비밀을 한 꺼풀 벗겨낸다.

 

 

 

 

한 인간의 개성에는 수많은 요소가 뒤얽혀 있다.

감각적인 부분도 있고,

이론적인 부분도 있다. 세속적인 부분도 있고, 지성적인 부분도 있다.

나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도 있고, 치를 떨 만큼 싫어하는 부분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나만의 독특한 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나의 약점임을 깨닫고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부분도 있다.

 

 

 

창작의 묘미는 이렇게 다양한 면을 겸비한 자신을 총동원하면서도

본인의 의식을 한 꺼풀 벗겨낸 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p.41)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저가가 생각하는 고생의 의미이다.

 

 

 

 

먼저 저자가 말한 부분을 인용해 본다.

 

 

 

 

나는 자진해서 고생할 필요는 눈곱만큼도 없다고 생각한다.

고생을 자랑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을 냉정히 바라보는 제3자의 뇌와

객관적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에게는 지성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누구나 하는 고생은 인간의 폭을 넓혀주지 않는다.

인간의 폭을 넓히고 싶으면 지성을 연마해서 진정한 아수라장을 빠져나가야 한다. (-p.80~81)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는 고생이 과연 그 고생인가 반문하게 된다. 고생과 경험의 차이를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이다. 고생이라는 것을 아수라장을 벗어나기 위한 경험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인가?

 

 

 

저자는 자신이 해온 음악을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소개하고 있다.

독자들이 궁금해 할 수 있는 제작과정도 그대로 보여준다.

히 다양한 경험 중에서 스스로 감독이 되어 영화를 제작했던 것도 소개했다.

감독이 되어본 후의 소감을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감독은 엄청난 결단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감독은 엄청난 체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영화에는 역시 감독의 내적 세계가 나올 수 밖에 없다. (-p.122~123)

 

 

 

그리고 그 이후의 영향도 소개한다.

 

 

 

 

영화를 찍고 난 후

나는 예전과는 다른 시점에서 영화를 접함으로써

영화의 본질에 한 반짝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이 경험은 앞으로 영화음악을 만들 때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p.125)

 

 

 

 

여러 경험을 통해 저자는 영화음악을 더 잘 만들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이전에 고생하는 것에 대한 의견에 반하는 내용인 듯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경험의 근간은 고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과제를 제시한다.

 

 

 

팝으로 단련한 감각과 미니멀 무직의 작품을 융합시켜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지적이고 자극적인 흥분을 유발하느냐?

이것이 앞으로 내 과제가 될 것이다. (-p.200)

 

 

 

이 책은 10년 전에 쓴 책이기 때문에 이제 저는 80세를 바라보고 있다.

얼마나 현재 작가의 과제가 진행되었고,

저자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또한 2011년도 이후 내한하지 않았기 때문에

멋진 음악을 국내에서 다시 들어볼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피카소의 미술가로서의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작품 활동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다짐한다.

 

 

 

 

 

 

 

만약 살아있을 수 있다면 나도 90세가 되어도 작곡을 그만두지 않으리라.

새로운 것을 흡수한다는 말은 잃어버리는 것을 의식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나를 위해,

또한 조금이라도 좋은 곡을 쓰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싶다. (-p.202)

 

 

 

 

 

 

 

시간적 흐름에 따라 과거 음악 공부하던 시절부터

현재 다양한 음악을 추구하고 활동하고 있는 근황,

앞으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음악을 하겠다고 서술하고 있다.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와 더불어 감동을 만들어내고

창의적인 삶을 살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매 순간 허투루 살지 않고, 꼼꼼한, 열정 등을

두루 갖춘 저자의 다양한 음악활동도 기대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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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표류
이나이즈미 렌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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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난다새들이 난다

자세히 보면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유유히 날고 있다.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원제는 구직 빙하기 시대의 일하는 방식? 정도?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 불리는 청년시대의 8명과 직접 인터뷰를 하면서 이직을 하고 현재(2010)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고군분투가 아주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읽다 보면 비단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한국, 내 주위의 청년들의 이야기처럼 생생하다.

은행에서 증권회사로 이직한 오하시 히로타카의 말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실적과 상관없이 나이에 따라 실력과 승진을 인정하는 회사 분위기를 비판하고 있다.

실적 없는 인간은 돌아오지 마라며 외근을 강요하는 상사는 은행원으로서의 생활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었다. 영업의 세계에서는 수치를 달성한 자가 가장 존경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오하시는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수치를 절대적 가치로 삼으면서 왜 수치를 만드는 방법에도 압력을 행사하는가? (-p.27~28)

사람마다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신중히 생각한 후에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최종적으로 수치만 맞출 수 있다면 과정이야 얼마든지 다양해도 괜찮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했지만 그가 본 은행이라는 세계는 달랐다. (-p.28)

아무리 대단한 성적을 올렸다 해도 과장이 되려면 ‘oo살은 돼야지라는 식의 암묵적인 룰이 있다. (-p.28)

우연히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이런 질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회식을 하다가 2차를 가자고 할 때 언제 빠져나오면 상사에게 눈치를 받지 않는가? 청취자들은 미친 듯이 답을 보냈는데 결론이 참 답답했다. 빠져 나와도 상사들은 안 온 거 알고 술이 떡이 되어도 기억을 한다고. 그냥 2차를 가라고 한다. 처음에는 재미로 물어본 질문이 나중에는 씁쓸하게 만들었다.

또한 구직자들의 문제점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른다. (-p.44)

또한 일을 대하는 젊은이들의 의식을 프리터와 니트족으로 정리하고 있다. 프리터는 정규직을 갖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생계유지하는 사람을 말하고, 니트족은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말한다.

과연 이 말이 젊은이들의 의식에 대한 비판일까? 프리터나 니트족으로 밖에 살아갈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문제점 해결이 절실해 보인다.

하고 싶은 일은 있지만 원하는 곳에 취직할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미련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직종으로 깨끗이 갈아탈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만약 을 포기했는데도 취직이 되지 않는다면?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질 것이다. (-p.65)

마치 창문 틈 사이에 끼인 파리가 창 밖으로 나가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대목이다. 그래서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모두 암담한 현실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상적인 상사를 만나 회사를 그만두었고, 그 상사처럼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청년도 있다. 중견IT기업에서 취업정보업체로 이직 후 NPO 할동까지 활발하게 하고 있는 야마네 요이치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청년이다.

내가 즐겁게 한 일이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험. 그가 상상한 사회가 그리 거대한 것은 아닐지라도 분명 소중한 경험이리라. (-p.124)

이것이야 말로 직업에 표류하지 않는 방법이 아닐까?

대형전자회사에서 이직을 한 오노 겐스케의 아버지는 베이비부머 세대로서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을 바라본 시선은 시사한 바가 크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톱니바퀴가 천천히 돌아요. 선택지는 늘었지만 성공확률은 낮은 시대와 선택지는 적어도 성공 가능성이 높았던 시대의 차이. 그런 차이가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으로도 나타납니다. 톱니바퀴가 천천히 돈다는 건,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미끄러 떨어지기 쉽다는 말이죠. 그렇게 안 되려면 붙들 것을 찾든가 스스로 톱니바퀴를 돌려야 했습니다. (-p.156)

이쯤에서 경제산업성 공무원에서 IT벤처 임원, 타일 제조업체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하라구치 히로미쓰의 말을 다시 되새겨 본다.

법칙은 바뀌었다.’ 이 말은 그에게 마법 같은 울림을 주었다. 실제로 사회가 어떻게 변화했든,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의 변화가 그를 둘러싼 사회를 바꾼다. ‘새로운 법칙안에서 살지 말지는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하라구치는 부모가 상상하는 사회가 아니라 자신이 상상하는 사회안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결심하니 여태까지 하나의 길로 수렴된다고 느꼈던 미래가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든 펼쳐질 수 있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p.323)

 

 

 

 

 

 

인터뷰를 모두 마친 뒤 저자는 취업빙하기에 취직한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밑거름으로 해 다른 세대에게 좋은 지표가 되어주려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부분이 있다.

취업빙하기에 취직한 이들은 기업 조직이 요구하는 인재상이 변화하는 시기에 사회인으로서 첫 경험을 쌓았고 그 변화에 조금씩 적응해 왔다. 그렇다면 그들이 일하면서 느꼈던 갈등, 고민, 불안, 기쁨의 순간이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하여 앞으로 기업 조직에서 일할 사람들의 지표가 되어주지 않을까? (-p.383)

이러한 저자의 마음은 사실 책에 모두 드러나 있다.

 

 

이 페이지를 보면 유리병이 있고 그것을 보는 새가 있다. 유리병이 왜 그려져 있을까 생각하다가 목적지 없이 바다 위를 떠 다니는 유리병 편지가 떠 올랐다. 자신의 꿈을 꼭꼭 눌러 써서 밀봉해 언제 누구에게 손 닿을 지도 모르는 유리병. 마치 그 모습이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거친 파도 열심히 헤엄쳐 어느 샌가 바닷가에 도착하면 누군가의 손에 쥐어지는 그 날까지 열심히 파도에 휩쓸려 보자고 조언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한 편에서는 그 유리병을 쳐다보는 새가 있다. 표류를 마치고 자신의 꿈을 이룬 새가 하늘에서 유유히 날고 있다. 마치 먹이를 찾는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이루고 더 나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 더 높이 날고 있는 새. 거친 경쟁세계에서 당당히 살아남은 새.

이 책을 덮으면서 과연 성공이라는 의미는 무엇인지, 살면서 거친 파도 위에서 표류하는 것도 필요한 것은 아닌지 의문도 들었다. 또한 살아가기 위한 직업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직업이 아니라 꿈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게 되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더 묘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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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켜라 - 풋내기 경찰관 다카기 군의 좌충우돌 성장기
노나미 아사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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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서 겉표지를 앞뒤가 다 펴 놓고 보니 가스미다이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열심히 뛰어가는 모습은 세이다이이고, 파출소에 가끔씩 들르는 할머니의 모습, 방화 장소와 무전기가 보인다.

 

그림상으로도 그렇게 분주한 삶이 느껴지지 않는 마을이다.

 

두께도 상당하다. 문고판으로 나왔을 것으로 생각되는 책인데, 두께에 비해서 무게는 적당하다. 가로세로 길이도 적절하다.

 

 

 

 

 

 

 

 

 

무엇보다 읽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 책의 원 제목은 [나의 마을]!

원 제목에서 이미 세이다이는 내 마을이 되었다.

 

 

 

 

 

 

 

 

 

대학 졸업 후 아무 생각 없이 지원했던 경찰이 되어 연수를 받게 된 세이다이.

아직 경찰이 무엇인지 감도 안 오는 상황에서 가토 선배와 함께 한 방을 쓰게 되었고, 미야나가 반장과 한 팀이 되어 반항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한 방 멋지게 반장에게 술김에 주먹질도 하는 일명 꼴통이 바로 세이다이다!

 

 

 

 

 

 

 

 

바로 프롤로그를 완독한 뒤 첫 장을 넘기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근데, 너 꼴통이구나”(-p.16)

경찰 무전기에 현재의 여자친구도 아니고 전 여자친구의 스티커 사진을 붙이면서 다른 경찰의 눈총을 받는다.

 

 

 

 

 

 

 

전반부는 세이다이의 경찰 적응기로 진행이 된다.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부정적인 생각도 하며, 자존심이 강한 세이다이. 처음 와본 곳인 가스미다이 마을에 대해 우선 순찰을 돌면서 마을을 알아야 하는 필요성도 못 느끼고, 마을을 사랑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까지 의심을 하게 된다.

 

 

 

 

 

 

 

쌓였던 짜증이 더욱 부풀어 올라 폭발 직전이었다. 이런 마을을 사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제대로 된 사람은 정말 없는 걸까? 모두 제멋대로인데다 예의도 모르고 무신경하다. 나는 운이 나쁜 게 틀림없다. 이 마을에는 얼핏 조직폭력단도 큰 사건도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근성이 썩은, 말도 안 되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 도쿄에서도 가장 질 나쁜 지역임이 틀림없다. (-p.139)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고 불만투성이로 표현되는 마을에 더위도 겹쳤다. 이 책을 읽을 즈음에 요즘 한국의 날씨도 그러해서 정말 이입되어 읽었다. 제복이 얼마나 더울까 하는 생각에 내 몸이 땀으로 젖는 것 같았다.

 

입추가 지나도 맹렬한 더위가 이어졌다. 파출소 앞을 오가는 배낭을 짊어진 초등학생이나 여행 가방을 든 젊은 사람들을 볼 때마다 세이다이는 지금이 여름 휴가철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렸다. “저 사람들, 어디에 가는 걸까? 바다나 산이겠지. 젠장, 빈 집 털려도 모른다.” (-p.224)

 

 

 

 

 

 

 

 

점차 다양한 사건을 접하면서 세이다이는 왜 경찰이면 다 시민을 위해 행동해야 하냐고 반장에게 대든다. 반장의 말과 세이다이의 속말로 시민들이 느끼지 못하는 경찰의 애환도 느껴져서 측은하다.

 

미야나가 반장은 내심 질렸다는 표정으로 그게 경찰의 임무니까라고 말을 이었다. 알고 있다. 알지만 왠지 허무하다. 자기 상황이 나쁠 때만 경찰을 찾으면서 사람들은 매일 땀범벅이 되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자신의 노고 따윈 진심으로 알아주지 않는다. (-p.224)

 

 

 

 

 

 

 

 

시간이 흐르면서 세이다이는 그래도 일하는 거 이왕이면 즐겁게 해 보자고 고민을 한다. 과연 자신이 언제 행복을 느끼나 고민한 결과 음악을 들을 때라는 것을 알고 근무 중에 음악을 듣게 된다. 부정적이고 외통수처럼 보여서 적응 못할 것처럼 보이던 주인공이 일을 좀 더 즐겁게 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데 조금은 황당하기도 했지만 점차 세이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 일하는 환경을 즐겁게 만들어야지.” 불현듯 혼자말이 나왔다. … 음악을 들으면서 바라보는마을은 평소와는 전혀 달랐다. 리듬이 있다. 약동감이 있다. 드라마틱하다. 세이다이는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운 눈빛으로 주위를 바라볼 수 있었다. (-p.280~281)

 

 

 

 

 

 

 

 

 

이 소설은 세이다이가 경찰이 된 이후부터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사실 왜 경찰이 되었는지는 적어도 300페이지가 넘어서 등장한다. 동창회를 통해 자신이 아직도 마나를 못 잊고 있었고, 별 기대 없이 들어온 경찰에서 발전해가는 부분을 비약적으로 강조해 주기도 한다.

 

홧술을 들이키다가, 어느날 지갑을 잃어버려 파출소로 달려갔다. 거기서 어떻게 얘기가 흘러갔는지, 경찰이 되어 보라는 말을 들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요. 애 내가 그런 험한 일을 해요? 머리도 바짝 잘라야 하고, 멋없는 제복을 입어야 하고, 정말 촌스러워요. 처음에는 그런 식으로 웃어넘겼다. (-p.342)

 

 

 

 

 

 

 

 

이렇게 멋도 없고 촌스러운 경찰이 된 세이다이는 다양한 사건을 통해서 점점 경찰에 대한 열정도 생기고, 무엇보다 동기인 미우라가 크게 다치면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점차 경찰일에 흥분해 가며 집중하기 시작한다.

 

4km 이내에 배치된 각 경찰서의 순찰차가 범인의 퇴로를 막고 있다. 거의 스무 대에 가까운 순찰차가 배치되었다. 조사이서 주변에서 조금씩 범위를 좁히고, 이번에야말로 이 어둠 속에 숨은 방화범- 아니, 방화 살인범을 자루 속으로 쥐를 몰아넣듯이 죄어간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모두가 한마음이다. 세이다이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동료가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휠씬 많은 동료가 지금 이 시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p.422)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 행동하는 녀석은 공적을 올릴지 모르지만, 전체의 흐름을 흐트러뜨려 팀에 해가 되기도 해. 우리는 늘 팀으로 움직인다. 누군가 한 사람이 눈에 띌 필요는 없어. 중요한 것은 모두가 마을의 치안에 힘쓰는 거야.(-p.449)

 

 

 

 

 

 

 

 

 

 

그리고 경찰이 된 후 가장 보람을 느낀 세이다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부분에서는 웃음도 나온다. 이제야 경찰이 하는 일, 조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는 부분이다.

 

모두가 웃는 얼굴로 이쪽을 본다. 긴장했던 것과 다르다. 온 몸의 근육이 멋대로 움직이고 내장까지 춤을 추는 듯한 묘한 떨림이 세이다이를 엄습해 왔다. 나는 영웅이 아니다. 그것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웃어도 될까, 아니면, 차분한 표정을 지어야 할까, 그것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온 몸이 근질거렸다.(-p.451)

 

 

 

 

 

 

 

 

 

이후 세이다이는 형사가 되길 꿈을 꾼다. 형사 일이 좋아서도 있겠지만 형사가 되겠다고 말한 고자쿠라 때문이다. 함께 방화범을 잡기도 했지만 고자쿠라의 꿈을 듣고 나서이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세이다이의 눈은 어떻게 반짝였을까.

 

약하고 슬픈 인간과 정면으로 부딪쳐 보고 싶어. 그럴수록 더욱 더 인간이란 알 수 없는 존재라생각하겠지만, 그래도 난 그런 인간을 사랑할거야. 틀림없이 그럴 거야.(-p.445)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이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정리해 보니 그리 많지는 않았다. 아니,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많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 소설은 일본 작가가 쓴 것치고는 사실 긴박감은 상당히 적다. 잔잔하다. 그러나 젊은 청년의 경찰되기 프로젝트를 제대로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미소를 띠게 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내가 지금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너무 편하고 안락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

 

 

 

 

 

 

 

 

 

 

그리고 경찰을 직업으로 두고 있는 지인에게 소개했다. 왠지 그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욱 박장대소하고 흥미진진하게 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세이다이처럼 이런 꼴통이 많으면 좋겠다. 더욱 잘 익은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것 같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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