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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것들 - 미리 알아두면 삶이 편해지는 23가지에 대하여
웬디 러스트베이더 지음, 이은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웬디 러스트베이더 지음, 이은정 옮김, 국일미디어 펴냄
쭉 이어진 길을 걷고있는 소녀의 표지 이미지가 좋아서 꼭 읽고 싶다고 생각되는 책이었다.
미리 알아두면 삶이 편해지는 23가지란 '평등, 인간관계, 감사, 상실, 영성, 자비, 자기인식, 주고받기,
기억, 시간, 뒤늦은 깨달음, 결정, 멀리돌아가는길, 마음의 회복, 항로변경, 용기, 몸이주는교훈, 태도,
느리게살기, 평정심, 초보자의 마음, 마음이 시키는 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누군가 20대 후반의 내게 이같은 말을 해준다면 나 역시 얼마나 안도했을까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있는 직장을 구해야했고 아니 더 절실할 때는
하늘 아래 내 책상이라고 있는 사무실 하나 있었으면 했고, 결혼에대해서도 막연하기만 했을뿐
언제 누구와 하게될지 과연 하게는 될지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그렇게 막연히 불안했고
다른 사람들은 잘 살고 있는데 왠지 나 혼자 춥게 느껴져 움추러든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생각과 관련돼 이 책에는 저자가 스무번째 동창회 모임에 나갔을때 '다들 자신만 빼고 모두 잘 해나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속사정을 들으니 겉으로 보는 것과 정반대였다. 우리는 자신을 비참하게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고백했다.'고 그시절 부러워하던 친구와 서로가 그때 서로를 부러워했었다는 고백을하게 되었다고
하는 대목에서 어쩌면 우리들도 지금 그러고 살고있는지도 모르겠노라고 생각했다.
'그때 이걸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과 사회 복지사로 거의 30년동안 일하면서 만난 각계각층 사람들과의 상담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에 대한 성찰과 나이듦이 주는 긍정적인 의미에 관해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얻는 내면의 자유,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기대에 얽매이지않고 느끼는 자유로움에 관한 것들을 다채롭게 이야기해 주고있다.
이 책에 있는 사진들은 보고있으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는데 아래 사진은 특히 더 그랬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순간 내려놓고 환한 웃음을 짓게해주는 그림이었다.
'감사하는 마음은 비교에서 나온다. 감사란 여러가지 형태로 겪을 수 있는 운명을 자각할때 생겨난다.
운명이 바뀌면 소중한 것들을 거의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런 의식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누리는 행복에 계속 관심을 두고 헤아려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남의 고통에 연민을 느낄수록
이러한 자각은 더욱 커진다. 그러다보면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가진 것에 더욱 감사하게 된다.'(54p)
위의 그림이 주는 느낌이 참으로 따뜻했다. 20대때 나는 미니홈피에 비슷한 사진을 올려놓고
내게도 이런 날이 올까? 하고 궁금함과 기대감으로 글을 적었던 거억이 떠올랐다. 놀랍게도 지금 나는
딱 그 사진 속의 시간을 살고있다. 그러나 예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모든 것이 평온하고 행복하지만은 않다.
그래서 위에 인용한 글이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돌아보고 감사하면 불만이 줄어들고
조금더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 갈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내 생활에 적용시키기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어떻게 살아가야할까를 다른 사람들의 예를통해 더 깊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딸 파올라는 몸이 마비된 채로 조용히 누워 한가지 교훈을 가르쳐줬어요. 그 교훈은 내 삶의 모토가 되었죠.
(중략) 그 애는 돈이라면 한 푼도 가진 적이 없고 별로 필요하다고도 하지 않았어요. 그 애가 죽었을 때
아무 가진 것이 없었고 필요한 것도 없었어요...... 파올라 덕분에 전 더 이상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아요.
이제는 받는 것보다 더많이 주는 것을 좋아하지요.'(71p)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한가지를 소개하자면 '몸이 주는 교훈'의 한 대목이다.
시력의 대부분을 잃은 71세 여성은 시간이 흐르면 완전히 실명하게 될 거라는 말을 의사에게 듣고 낙담했다.
특히 독서를 좋아하기에 몇날 몇일을 펑펑 울었다. 그러고는 자신이 가진 책을 나누어주기로 결심했다.
가장 아끼는 책만 책꽂이 한 칸에 남겨두고, 침구들을 불러 원하는 책을 가져가라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친구 세 명이 매주 와서 책을 읽어주겠다고 했다. 동시에 세 권을 보고 있던 터라 친구들은 각각
한권씩 맡아서 그녀가 읽다 만 곳부터 읽어주었다.(중략) 친구들이 매주 방문할때마다 단순히 도움을 주고받는
차원을 너머 서로 기쁘고 친밀함을 나눌 수 있어서 만남은 더욱 활기를 띠었다. 책을 읽어주는 사람과 듣는
사람도 점차 구분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는 동안 여러종류의 갈망이 해소되었다.(226-227p)
이처럼 이 책에서는 나이가 들어 비록 신체 기능들은 노화할지라도 그동안 얻은 삶의 지혜와 인간관계에 의해
또 다른 형태의 삶이 얼마든지 펼쳐질 수 있음을 희망적으로 적어놓고 있다.
우선은 지금 현재를 충실하게 그리고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음식과 운동에 기울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않고,
남의 눈을 의식하는 삶이 아닌 내 삶을 찾기위해 좀더 촉각을 세워야겠구나 하고싶은 일을 이런저런 여건
핑계되며 포기하지 않아야겠구나 그래서 죽을때 후회하는 일을 되도록 없애는 삶을 살아가야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끝으로 이 책에는 인용문구들이 있는데 내 마음에 완전히 꽂혀버린 문구가 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그 의미를 넘어 주는 무언가가 있었다.
'술이 쓰거든 와인으로 만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