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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ㅣ 뭉우리돌 2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월
평점 :
#뭉우리돌의들녘 #김동우 글, 사진 #수오서재 #독서기록
저자 김동우 사진가는 신문사 기자로 일하다가 사표를 내고, 한동안 여행자의 삶을 살던 중 우연히 인도 델리 레드 포트가 한국광복군 훈련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깨달음의 운명적인 끌림으로 2017년부터 그는 국외독립운동사적지를 찾아 사진과 글로 기록하기 시작한다.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을 돌아본 후 #뭉우리돌의바다 를 출간했고, 이 책 ‘뭉우리돌의들녘‘은 러시아, 네덜란드 편이다.
‘뭉우리돌‘은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우리말로,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 김구 선생에게 일본 순사가 ‘지주가 전답의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자 선생은 ˝나는 죽어서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 말했다한다. 세계 곳곳에서 뭉우리돌처럼 박혀 대한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그들을 기리며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나라가 제 역할을 못할 때, 살기 위해서 나라를 떠난 사람들은, 나라가 얼마나 미웠을까마는, 나라를 잃자 한민족의 자긍심을 잊지않고 독립투쟁에 나선다. 이 책에는 연해주를 중심으로 멀리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목숨을 바쳐 일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조들의 흔적을 찾는다. 최재형, 이범윤, 안중근, 이준 등 혁혁한 공로로 이름이 알려진 투사들뿐 아니라, 묵묵히 그들과 함께, 그들을 뒷바라지 했던 많은 선조들을 알려준다. 그들이 살았던 곳은 이미 폐허가 되기도 했고, 뒤늦게 조성된 기념비만 있기도 했다. 살기 위해 떠난 곳, 그 곳에서 터를 잡다보니 포효처럼 밀어닥친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독립을 위해서, 또 불평등의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선택한 이념으로 광복 후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이들이 잊혀진 영혼이 되었다. 그들을 기억하자는 외침은 아직도 이념적 분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먹먹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고 본다. 자신의 소소한 삶을 내려놓고 독립이라는, 나라라는 대의를 향해 질주했던 그들을 어찌 평가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그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고 열심히 살았던 것이다. 일전에 독립투사들의 명암을 기록한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그 책에서 말한 흠이 있다하더라도 그들의 희생은 기억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국외독립운동사적지를 찾으며, 후손들을 찾으며 그들을 잊지 않고 기록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런데 그들의 연락처를 구할 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명단을 줄 수 없다던 정부의 대처가 너무 웃프다. 기대하지 않았다던 저자의 체념은...
또 사진가로서의 저자는 흔한 일본 카메라를 쓰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랬다. 부끄럽지만 내가 처음 가졌던 수동카메라도, 디지털 카메라도 다 일제였다. 지금도 카메라는 가성비는 일제가 최고인 줄로 알고 있는데 (잘 모릅니다),저자는, 독립투사들을 기록하는 사진에 일제 부속품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신념을 고수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사진을 보면 알지 못할 그 무언가가 뿜어져 나온다. 사진을 들여다보며 조용히 모든 것을 담아두고 있는 사진 속 그 곳을 떠올린다. 몇년 전 블라디보스톡을 다녀오면서, 구한 말 우리 선조들이 이 곳으로 많이 왔어..정도로만 정리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다.
너나 할 것 없이 네 탓만 하는 요즘, 이렇게 조용히,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저자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저자는 저자 나름의 독립운동을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서평단 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