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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는 왜 불평등을 낳았나 -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자본주의의 진실
미즈노 가즈오 지음, 이용택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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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물가는 턱없이 오르고 경기는 지속적으로 침체이므로 우리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가뜩이나 수입은 줄어드는데 취업난은 세대를 불문하고 더 커져만 간다. 정부, 기업, 가계 부문 등 경제를 구성하는 각 부문의 선순환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의 수입을 대부분 담당하는 기업의 임금이 기업의 소극적 투자 내지 고용 축소 등으로 인해 갈수록 악화되고 줄어든 수입으로 인한 구매력, 즉 유효수요의 감소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산활동에 따른 매출 부진을 일으키는 연쇄반응으로 악순환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도입된 이래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주식회사다. 주식회사는 성장이 담보되어야 하는 자본주의 특성상 경제 호황기에는 늘어난 수입을 블루칼러 노동자나 화이트 칼러 사무직의 임금으로 일부 보전해 주고 이러한 임금이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등 내수 진작에 사용되는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주식회사의 성장은 물론 일반 가계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했었다. 하지만 저성장 기조가 정착되는 2000년대 들어 주식회사는 일부 소수 주주의 입맛에 맛는 기업경영은 물론 ‘주주가치’를 명목으로 막대한 내부 유보를 배당함으로서 일반 근로자에 대한 소위 ‘낙수효과’(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게 되는 효과를 가리키는 말)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주식회사는 왜 불평등을 낳았나>는 바로 이러한 주식회사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결국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말기 자본주의의 폐해를 진단하고 비판하는 책이다. 불평등에 주목하고 앞으로 자본주의는 제로 성장에 허덕이는 등 그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낼 것이라고 설파한 저자는 소위 성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성장 신앙’을 비판해왔다고 한다. 이 책도 그러한 저자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자본주의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주식회사가 왜 자본주의 위기의 근원인지를 독자들에게 세세하게 설명해 주면서 동시에 독자의 눈높이에서 최대한 이해 가능하도록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결국 이 책은 주식회사, 나아가 자본주의라는 현 경제체제가 호흡기를 달고 있는 상태에서 겨우 하루를 연명해 가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격변기가 도래할 즈음 자본주의를 그리워하며 과거에 빠져 있을 순 없을 것이다. 그만큼 지금 우리는 중요한 변환점에 놓여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고 이 책이 바로 그런 시대적 변화를 이해하는데 좋은 충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