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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링허우, 사회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자본주의를 살아가다
양칭샹 지음, 김태성 옮김 / 미래의창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중국은 기이한 국가다. 정치체제는 공산주의를 유지하고 있는데 경제체제는 미국과 함께 세계 탑을 자랑하는 G2국가이다. 언뜻 이해를 하기 어려울지 모르나 개인의 자유보다는 공동생산, 공동소유의 사회주의 사회를 목표로 했는데 빈곤 탈출을 위해 과감하게 시장경제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과거 ‘작은 거인’ 등소평이 주창했던 ‘흑묘백묘론’이나 ‘선부론’은 중국을 급속한 경제성장 가도를 달리게 하고 지금의 지위를 얻는데 크게 기여했으나 개인의 희생 내지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우선하는 비민주적 정치체제인 공산주의를 유지함으로서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것은 뒷전에 물러나게 만들었다.
물론 민주주의체제 내에서도 ‘신자유주의’로 인해 과도한 경쟁과 개인의 능력에 대한 차별로 인해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라는 속성상 반드시 나타나는 문제이고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여기에 사회주의라는 체제상 이질적 개념이 시장경제와 결합되면서 더 악성질환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청년실업 등 20대의 미래가 암울하기 때문에 국가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중국은 이보다 더 심하다. 흔히 1980년대 중국에서 태어난 세대는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헬조선’의 모습을 훨씬 뛰어 넘는다고 한다.
<바링허우, 사회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자본주의를 살아가다>는 바로 그 중국의 어두운 이면을 다룬 책이다. 1980년대생들의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담히, 그리고 심층적으로 파고 들어 분석한다.
저자는 개인의 실패는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한 세대가 물질적이고 심리적인 빈곤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가장 큰 문제는 희망을 가질 수 없는 현실에 놓여있고 악순환에 지속된다는 점이다.
‘샤오즈’(小資·소자산계급)가 되고 싶지만 그들에게 그 바램은 불가능한 소망이 되는 현실은 그래서 중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 것이다. 꿈은 계속 연기되고 결국엔 잔혹하게 깨지고 만다는 저자의 지적은 그래서 더 폐부를 찌른다. 이들의 문제는 비단 중국만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청년실업 역시 심각하며 정규직을 원하지만 평생 비정규직 속에서 고용불안은 물론 사회에 진출하면서부터 학자금 대출 등 경제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있는 이들의 빠른 경제적 안정이 장차 우리나라와 모든 세대에 필요한 전제조건임을 깨달아야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중국, 인도와 같은 나라는 지금의 미국과 같은 지위를 누릴 수 없다고 본다. 중국은 공산주의 정치체제가 발목을 잡을 것이며 인도는 신분제도라는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 많은 인구와 넓은 국토는 대국으로 향하는 조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하드웨어를 활용할 소프트웨어가 부족한게 중국과 인도다. 그리고 그 중국에게 바링허우의 눈물은 언젠가 값비싼 댓가를 치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