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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때 깨닫는 것들 - 창업자가 외면하는 불편한 진실
유주현 지음 / 유아이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두가지였다. 우선 오랜 직장생활에 지쳐 있어 창업에 대한 의욕이 샘솟고 있는 시기에 오랜 동안 나와 같은 홍보업무를 주로 해 온 저자의 이력이 친분 있는 기자의 추천사까지 있는 것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다른 하나는 현실에 충실한 비정함을 그 무엇보다 더 극명하게 설명해 준다는 것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점이었다.
<망할 때 깨닫는 것들>은 현실에서 겪는 대한민국 소시민의 창업실패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성공학의 정확히 대척점에 실패학이 있다고 한다.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다음 도전때는 절대로 종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게 만든다는 점은 충분히 배울 가치가 있다. 여기에는 흔히 롤모델로 삼는 이들, 스티브 잡스나 빌게이츠, 세르게이 브린, 워렌 버핏 등 유명한 이들의 성공전략을 그대로 이용하기에는 현실이 너무나 진흙탕이고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더욱 가치가 있는 성과물이다. 거기에 저자는 처절한 실패의 과정을 미화하거나 축소하는데 할애하지 않는다. 오히려 창업중인 저자의 지인이 더 현실적으로 묘사해야 하지 않았냐고 아쉬워할 정도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전에 알게된 창업가나 후보자들의 장밋빛 미래에 준엄한 경고를 한다. 이미 실패를 겪은 그에게 그들은 또다른 먹잇감으로 전락한 불쌍한 이들에 불과하기 뿐이다. 너무 비관적이고 현실에 기반했다고 하면서 극단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하는가? 반대로 생각해 보자. 저자의 주장을 외면하거나 거부감을 갖는 것이 스스로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보려는 것은 아닐지 말이다.
후회해 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저자가 경고하는 사항을 모두 금과옥조마냥 지켜나가도 성공하기가 만만치 않은게 현실이다. 저자가 겪은 숱한 사례들이 얼마나 약육강식이며 치사하고 비열한 세계가 사업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이들이 자신의 능력 하나만을 믿고 퇴사하였다가 결국 자신이 느꼈던 실력이 회사라는 후광이었음을 깨닫고 예전 회사에 문을 다시 두드린다는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현실은 비정하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그 비정함에 뛰어들 역량이 없음을 모른다. 이 책을 읽었다면 망할 때 깨닫는 것이 아니라 창업의 유혹을 받을 때 떠올린 것이 되기를 바래본다. 한번 뿐인 인생은 그야말로 실전임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