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독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필 나이트 지음, 안세민 옮김 / 사회평론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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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중고를 나온 나는 지금도 선명한 기억이 있다. 소위 잘 사는 집이나 적어도 여유가 있는 집 아이들이 신는 신발은 나이키였다는 것을... 소시민의 아들인 나는 신어봐야 짝퉁인 나이스나 스펙스 같은 신발이었다. 그리고 그 나이키는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것을 지금도 여전히 기억한다.

<슈독>을 처음 펼칠 때 그 선망이었던 나이키의 창업자 이야기라는 점이 끌렸다. 지금도 가장 대중화된 신발이면서도 미국을 떠올리는, 프로스포츠 세계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스폰서 메이커로서 나이키는 이미 성공신화의 반열에 올랐다. 그 나이키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떻게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 올렸는지 창업자 필 나이트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궁금했고 스토리를 알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바로 나이키가 아디다스, 퓨마와 같은 스포츠 용품 메이커보다 훨씬 늦게 시작했다는 점이다. 워낙 미국의 위상이 지배적이다보니 미국 메이커인 나이키 역시 스포츠 용품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키는 이들 보다 후발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회사로 발돋움했다.

 

육상선수를 꿈꿨지만 다른 선수의 등을 바라보며 뛰는 게 다반사였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필 나이트, 자신의 인생은 육상이 아닌 다른 곳에서 팔을 벌리고 있음을 알았을까? 물론 운동선수 시절 관심을 가졌던 운동화에 매진하겠다는 다짐으로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했고 오직 스포츠 용품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일념이 일본 오니쓰(현재 아식스)를 찾아가 무작정 판권을 달라고 조르던 용기를 보였지만 말이다.

 

오직 운동화에 미친빌 바우어만, 제프 존슨, 보브 우델 등과 의기투합해서 사업을 확장하던 필 나이트는 오니쓰의 공급 거절을 계기로 자체 브랜드인 나이키를 런칭하게 된다. 나이키의 성공방식은 끊임없는 제품기술의 혁신이 있지만 가장 큰 부분은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등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에 있었다.

 

이 책은 필 나이트가 성공하기까지 겪었던 온갖 고초와 위기의 순간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절실했던 만큼 경쟁자들의 공격도 집요하고 혹독했으며 자금을 빌리기 위해 두드렸던 은행의 반응은 냉혹하기만 했다. 매출 8천달러에서 이제는 300억달러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나이키. 그야말로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한 모습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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