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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숨기는 기술
플레처 부 지음, 하은지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삼국지에서 촉한을 세운 유비는 자신의 세력이 미약해서 조조에 의탁해 있던 어느 날 조조와의 술자리에서 중원의 영웅은 조조 자신과 바로 유비라는 조조의 말에 순간 놀랐으나 마침 내리치던 천둥번개를 빙자삼아 나약한 모습을 보임으로서 조조의 경계를 풀게 하고 시기를 틈타 조조의 품에서 빠져 나와 독자 세력화의 길에 나설수 있었다고 한다. 만약 이 술자리에서 유비가 자신의 큰 뜻을 조조한테 간파 당했다면? 아니 그 전부터 늘 자신의 속내를 감추지 못한 채 포부를 떠벌렸거나 얼굴 표정에 드러났다면?
세상은 험난한 밀림과도 같은 경쟁 속에 펼쳐져 있다. 겉으론 화기애애하고 일사분란한 조직같지만 그 안에서는 동료들과 승진에의 경쟁은 물론 내가 살아남기 위해 상대를 흠집 내고 쳐내야하는 냉엄한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그게 바로 조직이고 사회며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다. 반대로 나를 짓밟아야 올라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쟁자들 눈에 내가 속내를 쉽사리 보여주거나 먼저 흥분해서 경솔한 짓을 한다면 그야말로 천우신조의 기회가 아닐까? 우리가 솔직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속임수와 온갖 음모술수로 가득한 현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절대로 내비쳐서는 안되고 상대의 진심은 최대한 읽어내야 하는 것은 필요충분조건이다.
<마음을 숨기는 기술>은 오랫동안 미연방수사국(FBI)에서 근무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보는데 능숙한 스킬을 연마하고 개발해 온 저자가 왜 상대의 말투와 행동에서 숨은 뜻을 살피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은 절대로 내비치지 않아야 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이를 길르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보는게 무서울지 모르나 더 무서운 것은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읽어내고 더 깊숙이 본심을 숨기는 상대가 훨씬 더 무서운 존재라고 강조한다. 말그대로 허허벌판에서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스나이퍼의 총탄 세례에 목숨을 잃는 것과 같을 것이다. 섬뜩하기만 하다.
저자는 마음을 숨기는 기술이 단순히 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내면의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을 기르는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얘기한다. 그러기 위해 9가지의 훈련법을 제시한다.
자신의 마음을 숨기기 위해 먼저 허점을 찾아내서 고쳐야 하며 분노, 초조 등 자신의 감정상태를 드러내는 큰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여기에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키워야 하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드러내면 곧바로 자신의 마음이 간파당하고 있다며 결코 내비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이 외에도 안정감을 키우고 소유욕을 억제하며, 상황과 사람의 변화에 융통성을 보이며 마음 속의 두려움 제거 및 당황하지 말고 마음을 늘 추슬러야 함을 제시한다.
앞서 언급한 유비는 어땠을까? 자신의 얼굴에 드러난 당황함이라는 허점을 찾아 곧바로 천둥번개에 맞춰 어린아이처럼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조조를 안심시켰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분노, 초조를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관우, 장비를 잃고 나서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한 채 오를 공격하다가 결국 천하통일의 대계를 어그러뜨리는 우를 범한 것은 모두가 기억하는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완벽한 마스터가 한 번에 쉽진 않겠지만 우리도 상대를 파악해서 내 마음을 더욱 숨기는 전략이 필요할 때 활용하도록 늘 염두에 둔다면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