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 FBI 설득의 심리학
크리스 보스.탈 라즈 지음, 이은경 옮김 / 프롬북스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꽤 오래전 <니고시에이터>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영화의 스토리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미국 경찰의 경우 협상가(니고시에이터)를 별도로 운용하면서 인질 사건과 같은 특수 상황에 투입해서 사상 사고를 최대한 억제하고 인질범을 잡아들이는 제도가 있다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남았던 적이 있다.
경청의 힘이 엄청나다는 것은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누구라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경청하기가 그렇게 쉬운게 아니다. 예를 들어 토론 프로그램을 보자.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포장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주력하거나 적어도 상대의 주장을 분쇄하기 위한 궤변과 물타기 등으로 토론 자체의 논점을 흐리는 것이 토론의 주된 목적으로 보일 정도다. 이렇게 상대방을 찍어 누른다고 현실에서 도움이 될까? 논리적으로 밀리더라도 이를 인정하는 데는 감성적인 영역의 결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상한 상대가 순순히 패배를 받아들이기 만무하다.
우리의 일상사에서 협상은 늘 어디서나 수시로 일어난다. 주택 매매계약, 자동차 구매 등은 물론 시장에서 장사치들과 하는 물건 흥정 역시 엄연하게 협상의 원리가 작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던가 아니면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제대로 된 협상은 물론 상대의 의중을 간파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는 논리적인 설득의 영역에 관한 책이 아니다. 바로 논리적으로 우위를 점했다 하더라도 낭패를 보기 일쑤인 협상의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감정의 영역에 대한 중요성을 설파하는 책이다. 저자는 20년 넘게 미국연방수사국(FBI)에서 최고 협상가로 명성을 날리면서 경험을 토대로 이론화 한 설득과 협상의 심리전략을 설명해 준다. 협상이 결국 사람과의 심리적 교감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대부분의 분쟁이 이성적인 부분에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의 감정에 좌우되므로 동물적 본능과 감정적이며, 비이성적인 요소에 중점을 둬야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직접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해 주고 있다.
데이비드 코헨의 <협상의 법칙>이 처음 국내 발간되어 독자들의 선풍적 인기를 끈 이래 협상의 영역에 대한 책들은 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상대를 설득하고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킨다는 매력은 그야말로 그 어떤 영역보다 짜릿한 쾌감과 성취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이성보다 감성에 우위를 둔 접근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은 저자처럼 현장에서 경험하지 않고는 미처 절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저자의 경험과 실전 이론이 축적되고 바탕이 되어 저술된 이 책은 그야말로 실전적이면서도 가장 유용한 협상 교재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