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절대로 침몰하지 않는다
정승욱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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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국의 유로존 탈퇴가 결정(‘브렉시트’)되면서 세계 경제가 요동치자 국제 자본은 안전자산인 미국의 달러화와 일본의 엔화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화폐가치가 거의 20% 상승했다고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인해 세계경제 위기를 촉발했지만 여전히 수퍼파워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 달러화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해가 가지만 소위 잃어버린 20으로 대표되는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의 엔화가 주목받고 있다니...의아할만한 이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에 의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이다. 아무리 지난 20여년 동안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투자저하로 오랜 침체를 겪고 있다지만 여전히 일본 경제는 건실하고 엔화는 다른 국가들의 통화가 망한 후에도 지위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서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 일본을 바라보는 국제적 시각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명문화된 법위에 위치한 소위 국민정서법이 존재한다고 한다. 바로 일본에 대한 국민적 감정이 다분히 반영된 정서적 판단근거인데, 일본과 관련될 경우, 절대로 져서도 안되고 졌다고 용인해서도 안된다는 것이 그런 점이다. 뿌리 깊은 일본에 대한 경시는 결국 일본을 제대로 바라보는 객관적이면서도 냉철한 시각의 형성을 배제시킨다. 실상은 임진왜란 직전인 에도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단 한번도 국력에서 일본을 앞선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발생으로 동일본이 만신창이가 된 일본, 앞서 언급했듯이 소위 잃어버린 20을 넘어서 잃어버린 30으로 향하는 일본은 침몰상태일까? 믿고 싶겠지만 이 쯤에서 냉정함을 되찾고 자세해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본을 모델로 경제성장을 일궈냈고 앞으로의 미래도 지금의 일본을 통해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절대로 침몰하지 않는다>은 이러한 의도에서 일본을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책이다.

저성장, 장기불황의 뉴노멀로 접어든 지금 우리는 고령화 문제, 연령대별 빈공율 상승, 2025년에야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던 경제성장률의 급격한 정체, 저물가, 국가 부채 증가 등 경제 전방위에서 나타나는 경고음으로 다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불과 20여년전 일본이 바로 이러한 길을 거쳐갔다는 점은 일본을 역사적 감정에 함몰되어 감정적으로 바라봐서는 결코 안될 것임을 각인시켜준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감정적 접근방식, 일본과 우리를 비교하는 기존의 분석방식에서 벗어나 일본의 3가지 특장점, (), (), ()을 주목한다. 천황과 총리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존재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치적 역할이 결국 상()으로 대표되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일궈냈다고 진단한다.

 

세계 최고의 제조업 기술과 연구 개발, 노벨상 후보자가 줄서 있는 도세이일렉트로닉빔이나 고마쓰스프링 등 일본 기업의 강점을 소개하고 태평양전쟁 후 일본의 재기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한 요시다 시게루, 기시 노부스케 총리 등 정치인들의 리더십과 결단력이 일본 경제에 기여한 바가 큼을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각 부문이 톱니바퀴처럼 원활히 돌아가는데 있으서 원동력은 독특한 왕정제도의 핵심인 일왕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 책은 다소 일본에 지우친 설명으로 반발심 내지 반감을 가질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히 들여다 보면 잃어버린 20을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구호성 주장만 외칠게 아니라 잃어버린 20을 배워야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향후 경제상황을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하기에 참고해야 할 것이다.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다. 일본을 경시하려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데 이 책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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