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독 -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이야기하는, 운명을 바꾼 책
어수웅 지음 / 민음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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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 전환점이라는게 있다. 물론 그 계기를 처절하게 느끼고 각성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잔잔한 감정의 파고를 감내하며 한결 더 성숙해져가는 자신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변화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러한 전환점 없이 무난하거나 아니면 망가지는 인생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을테고...

 

! 되돌아보자 우리의 삶을...개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은 임팩트한 사건 등 계기가 있었는가? 거창하게 사건이 아니라면 경험은?? 만약 그런 일이 우연한 기회에 책을 통해 일어났다면??

 

<탐독>저자가 인터뷰에 응한 김영하, 조너선 프랜즌, 정유정, 김중혁, 움베르토 에코, 김대우, 은희경, 송호근, 안은미, 문성희 등 10여명의 저명인사에게 던진 질문, "당신을 바꾼 단 한 권의 책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을 정리한 책이다. 비단 문학가의 길만을 간 이들이 아니다. 소설가도 있지만 철학가도 있고 영화감독, 요리연구가도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책을 사랑했고 그야말로 탐독했으며 책 속에서 자신의 길을 얻었고 그 길 속에서 계속 책을 통한 인생의 혜안을 얻고 있다.

 

그들이 마치 책으로 어두운 밤하늘의 북극성을 삼고 망망대해를 홀로 항해하며 자신을 다독이고 의지를 다졌던 것이 아날로그적 시대가 가지는 특수성 때문이지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인 요즘 과거처럼 책을 통한 각성의 작용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은 일견 그럴 듯 해 보인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은 책을 통한 소통의 속도와 비견할 바가 없을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더욱 효용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SNS 등 디지털시대가 인간에게 작용하는 장점은 편리성 외에 더 꼽을만한 것이 없지 않을까? 소통을 꿈꾸며 만들었지만 오히려 불통의 계기가 되고 프로파간다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반면에 책은 다름을 저자는 10인의 인터뷰와 사례에서 자연스레 드러낸다. 물론 여기 소개되는 10여명의 저명한 이들도 책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는데 대해서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다른 계기도 생각해 보면 굳이 책만이 자신을 바꿨을 리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이 그들의 인문학적 소양은 물론 성찰의 깊이를 풍부하게 만들어 준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좀 더 유심히 들여다 봐야 할 점은 그야말로 탐독을 통해 인생을 새롭게 키워나갔다는 점에 있다. 비춰지는 외면에 신경쓰고 집착하기(SNS) 보다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것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그야말로 일취월장의 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10인의 책과 얽힌 삶을 인터뷰하고 소개하는 과정을 <탐독>으로 펴낸 것은 결국 책에 몰입하고 흠뻑 빠진 이들의 고백을 통해 오랜 세월 지식과 지혜, 인성의 함양을 담당해 온 책을 외면하는 세태에 대한 가장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경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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