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도 궁금한 바둑 이야기
이홍렬 지음 / 더메이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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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사랑하시고 즐기셨던 아버님(지금도 열심히 바둑채널을 애청하신다.)은 아침에 배달되는 신문의 바둑코너를 보시며 바둑판에 두시곤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 또한 바둑을 둘 줄 알지만 아버님만큼에는 훨씬 못하기에 아쉬움이 크신듯 했다. 어릴때부터 바둑이 준 기억은 예의를 갖춘 두 기사가 서로가 갈고 닦은 기력을 381개의 점에 흑돌과 백돌을 놓으면서 어우러지는 치열한 투쟁이자 때로는 타협을 통해 최선을 취하는, 그야말로 한편의 영화와 같은 이야기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바둑기사들의 치열한 경쟁은 기보를 통해 지금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대국과정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들이 그러한 프로기사들의 고뇌와 노력의 정도를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점차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치부되어져 바둑에 대한 관심 희미해지기 시작해 국내에서는 인기가 식어가고 있어 안타깝기만했다. 그런데 얼마전 세계 최강중 한명인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5번기를 통해 바둑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 되었으며 <알파고도 궁금한 바둑이야기>의 저자와 같이 오랜 세월 바둑계를 취재해 온 이들에게는 바둑에 대해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아마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전패했다면 바둑에 대한 인기는 그야말로 급전직하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 전문가들조차 1번이라도 이기면 정말 신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라면서 이세돌 9단이 전패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보기좋게 깨버렸다. 바둑의 전설과도 같은 에피소드들은 이렇게 이어가는 것이 아닐까?

 

<알파고도 궁금한 바둑이야기>는 저자가 <월간 바둑>과 바둑티브이 사이트의 <흑백광장>에 게재했던 글들을 재정리해서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엄선한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바둑의 근원과 바둑을 두고 벌어졌던 프로기사들의 치열한 두뇌싸움, 때로는 허망한 실수까지 그야말로 바둑을 둘러싼 희노애락의 모습을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저자는 기자출신이다) 반상의 흑돌과 백돌을 둘러싼 얘기만 존재하고 있지 않음을 독자들에게 인식시켜준다.

 

한국 바둑의 잠재력을 알린 조훈현 9단은 물론 한국 바둑을 세계바둑의 반열에 올려 놓은 이창호 9, 이세돌 9단의 활약상까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다소 알려지지 않았지만 9단의 경지에 오른 프로기사들이 바둑판을 두고 벌어지는 애환은 알파고와 달리 누구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간임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에피소드들은 그야말로 바둑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이라도 부담없이 펼쳐볼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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