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지혜, 채근담
쑨하오 편저, 이성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채근담은 서양의 탈무드처럼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떻게 대처하고 처신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유가, 도가, 불가의 정수를 하나로 융합해 사람됨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글을 모은 책이다. 명나라의 기인 홍응명이 채소의 뿌리를 제목으로 하는 글을 지어 속된 세상의 도리를 고상하게 승화시키고, 부패함을 오묘함으로 바꾸고, 청아함으로 세속을 초월한 특별한 글을 썼다고 한다.

 

채근담의 가치는 바로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신을 어떻게 절제하고 욕망을 통제하며 세상에 대한 통찰력과 삶에 대한 성찰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이 아닐까?

 

<나를 바꾸는 지혜 채근담>은 채근담에 나오는 글의 의미를 설명하고 중국역사 인물의 등장과 그들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을 사례로 삼아 채근담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되새기도록 엮은 책이다.

 

왜 채근담이 시대를 초월해 우리들에게 인정받고 가치를 높여갈까? 아주 오랜 과거에 비해 지금은 문명의 이기들로 인해 분명 발전하고 달라졌다지만 인간의 삶과 사유는 동서고금은 물론 과거와 현재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성공과 실패, 삶을 살아가기 위한 처세, 인격수양 등 인간 본연의 모습은 그대로다. 게다가 욕망, 시기, 질투, 경쟁도 그대로며 화합, 협력, 상생은 오히려 더 자리잡기 어려운 시대다.

 

혼자 살아간다면야 백이, 숙제 마냥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나 뽑아먹고 살면 그만일테지만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를 풀어야 하며 자신 앞에 닥친 난관을 헤쳐 나가야만 한다. 그럴 때 지혜를 주고 지침을 주며 방향을 잡아주는 책이 필요로 하지 않을가? 채근담은 갈수록 치열한 경쟁과 각박한 세태 속에서 더 빛을 발하고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늘 고민에 빠지고 난관에 봉착할 때 채근담에서 나오는 가르침이 원칙이 되고 길이 되며 등대가 되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 과한 칭찬일까? 회사 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 반목, 정치로 인해 지치고 때론 막막할 때, 평소에는 좋은 말로만 보이지 그 이상 생각하게 되지 않던 채근담의 글들이 하나하나 가슴속을 파고들고 머릿속에 자리하면서 감탄하게 되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가끔씩 펼쳐보면 몇구절만 보고 다시 덮더라도 강렬하게 우리를 격동시킴을 느낄 것이다. 단순히 사회생활에서만 이 책이 좋은 조언자 역할을 해줄까? 더 넓혀 보면 내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행동해야 할지도 깨닫게 해준다. 물론 잊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를 반성하고 또 되돌아보게 하는 힘은 바로 채근담에서 나온다.

 

최근 회사 내에서 갈등관계의 직원과 골치 아픈 일이 있었다. 소인을 미워하는 것보다 미워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는 채근담의 글이 떠오르며 동시에 회사내에서 횡행하는 많은 일들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채근담이 엮어지던 시기도 지금과 전혀 다를 바가 없음을 다시금 절감하게 된다. ‘튀려고 애쓰는 사람은 견식이 부족하고, 독불장군은 영원할 수 없다거나 회사를 보며 평안할 때 위기를 대비하는 자에가 하늘도 장난칠 수 없다는 가르침 등은 여전히 채근담을 가깝게 둬야 할 이유를 내게 던져준다. 다른 가르침도 모두 소중하다. 두고두고 채근담의 명언은 머리와 가슴속에 채워 넣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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