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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트랩
에스와르 S. 프라사드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전 한류배우 이병헌이 나오는 스마트폰 CF중 멘트 한마디가 적잖게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단언컨대~’.... <달러트랩>에 대한 평을 하자면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이지만 ‘단언컨대’ 이 책 만큼 국제금융시스템과 기축통화를 둘러싼 헤게모니를 알기 쉽게 설명함은 물론 달러의 명운을 둘러싼 설왕설래들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실제 현실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일관되고 일목요연하게 이해시켜주는 성과물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저자가 가진 가치척도이자 지불수단으로서 달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은 2007년말부터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을 강타했던 금융위기로 인해 야기된 달러의 몰락에 대한 전망과 이를 둘러싼 실제 세계 각국의 환율전쟁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이해하기 쉽게 쓰는데 훌륭한 자양분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계 각국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통해 국제무역에 있어서 이득을 차지하려는 일련의 화폐전쟁 발발의 우려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현 시기를 독자들이 제대로 꿰뚫어 보기 위해 충분한 지적 토대를 제공해 준다. 특히 오늘 중국 화폐 ‘런민비’(위안화)를 새로운 기축통화로 인정한 IMF의 발표에서 보듯 달러는 세계 공용의 통화로서 지위를 내주고 점차 화폐도 다극체제로 변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을 낳게 하기도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면서 ‘엘리트 통화(Elite Currency)’ 그룹에 발을 들였기 때문이다. 말그대로 중국은 이제 ‘금융 굴기(屈起)’까지 이뤄낸 셈이다.
하지만 저자는 <달러트랩>에서 세계금융위기 이후 달러의 위기와 몰락은 곧 미국의 상징일 것이라고 수많은 석학들이 진단했음에도 현재 달러는 오히려 기축통화로서 위치는 물론 가치 측면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고 전제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위안화 역시 달러의 위세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경제사를 통해 통용되는 진리가 현실에서는 위배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국가(미국)가 있으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그 국가 통화(달러)로 표시된 자산을 팔아 자본을 거둬들임에 따라 통화가치(달러)가 급락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지난 세계금융위기때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달러는 그 위치를 잃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안전자산으로서 그 위상이 높아졌는데 이는 세계 거대 금융자본이 달러화 표시의 미국 국채(안전자산)에 묶여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달러의 몰락을 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한다. 그동안 견고하게 유지되어 온 달러 중심의 화폐질서가 무너질 경우 금융자본의 존립이 위협받을 정도로 역학구도가 파괴될텐데 이는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달러는 오히려 금융위기 시대에 더욱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위와 같은 이유에서 위안화가 달러화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바라본다. 달러의 위치를 어느 정도 끌어내리는데는 성공할수 있어도 중국이 가진 특수성 즉, 공산주의 일당체제라는 정치적 한계와 관주도의 금융체제로 운영되는 제도적 한계, 그리고 이를 보완하고 해외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를 결행할 수 있는 공정한 법적제도 마련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위안화는 그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낼 것이라는 점이다. 그야말로 우리는 달러라는 덫(트랩)에 걸려 옴쭉달싹 못하는 신세가 된 것임을 책장을 덮으면서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