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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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의 이름을 처음 들었던 게 대학 3학년때인 1995년경인듯 싶다. ‘아시아의 네마리용중 하나인 한국을 뒤쫓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괄목상대한 경제성장의 화려함 속에는 과열된 거품경기가 존재하며 이 거품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독설로 많은 논란을 양성하였던 그의 주장으로 동남아의 경제성장이 추진력을 잃고 좌초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사가 됨은 물론 전세계 경제학자들의 화두가 되었다.

물론 1년 정도 지나 동남아시아는 심각한 외환위기에 봉착, 그간의 성장을 넘어서는 경기침체로 경제가 무너졌으며 이러한 외환위기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쳐 대한민국의 경제사는 물론 개개인 삶의 형태마저 송두리째 뒤바꾼 IMF체제로 들어서게 되었다.

 

폴 크루그먼은 아시아 경제위기를 계기로 경제분야의 석학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며 이후 숱한 경제변환기에 날카로운 경기예측과 타당한 근거를 토대로 자신의 영향력을 굳히게 되었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미국에 불어닥친 경제성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거품을 경고했던 그의 주장은 과거 아시아 경제위기때처럼 지나친 비관주의가 아니냐는 대다수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2007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경제위기를 통해 또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2007년 미국발 경제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유럽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 1930년대 대공황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패닉의 지경까지 다다른 전세계적인 불안감이 드리우자 그가 최근의 상황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를 더해 <불황의 경제학>을 펴냈다.

이 책은 아시아 경제위기 직후인 1999년 처음 나왔다. 하지만 2007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경제위기를 겪은 후인 2009년에 다시 출간하며 그간의 경제위기 상황을 포함시켰고 이번 발행을 통해 유럽으로 번진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까지 아우르게 되었다. 이 책의 발행을 통해 또한번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아시아 경제위기와 미국발 경제위기 및 유럽에 전이된 경제위기의 징후와 전개과정, 영향이 저자의 주장과 대응방향에 큰 수정없이 사례에 대한 분석만 추가해도 괜찮을 정도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경제위기를 연구했고 정확하게 예측했던 그가 그 당시의 상황이 그대로 시기와 국가만 바뀐채 미국에서 2000년대 중반에 재현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공황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나 불황은 오랫동안 계속 될 것이다라고 이 책을 통해 언급한다. 대공황에 비견되는 경제위기까지 도달하지는 않겠지만 오랜 기간 우리의 삶과 경제를 끊임없이 위협할 불황이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것이며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각국이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불황에 대비하는 솔루션은 바로 신용경색 완화와 소비지원이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되는 신용경색(대출상환 등)으로 야기되는 경제위기는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빈번하게 재발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끊임없는 자본제공으로 얼어붙은 신용시장을 녹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케인지언으로 분류되는 성향답게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주도의 재정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기간 경제위기에 대한 연구에 매진해 온 그의 혜안이 세계경제가 오랜 불황의 문턱에서 탈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두고봐야겠지만 적어도 그가 그동안 조언해 온 대비책만 채택했어도 불황의 후유증을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을 볼 때 위기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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