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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10년 -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전략적 후퇴’란 표현이 있다. 얼핏 보면 전혀 이질적인 두 단어, ‘전략’과 ‘후퇴’의 조합이 생소하지만 첨예한 경쟁과 대립의 상황에서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역량을 고려해 볼 때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판단하면 자신의 핵심역량을 온전히 보전하고 추후 반격내지는 우리의 힘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끈기있게 기다리자는 의미다. 손자병법에서도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싸우면 ‘백전불태’ 즉 이기지 못하더라도 결코 위험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불황 10년>의 서평에 앞서 왜 이런 얘기를 꺼내냐면 바로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상황을 바꿀 수 없는 외부효과를 이기려고 노력하기 보다 외부효과가 제거될 때까지 자신에게 유리한 시류를 기다리며 힘을 비축하자는 것이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닥칠, 적어도 10년은 족히 걸릴 극심한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며, 대한민국을 이끌 중추세대이지만 구조조정과 심각한 빈부격차 등 사회 부조리로 인해 기본적인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세대의 역량을 보호하여 불황이 물러간 이후의 경제사회 발전의 추동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이 일본과 달리 ‘대한민국號’의 재도약을 바라볼 수 있는 희망이기 때문에 이를 인식하고 불황을 대비하여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꼼꼼하게 조언해 주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선 서로간의 협력과 공생을 위한 희생과 양보가 필요한 시기라고 일침을 놓는다.
저자는 <불황 10년>에서 현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그동안 수많은 전문가와 언론, 방송에서 지적했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젠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러야 할 듯 싶다)을 답습할 것이라는 예상을 일견 수용하지만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진단한다. 즉, 일본은 정부가 가난했을지 몰라도 개개인의 높은 저축률을 바탕으로 지난 혹독했던 경제적 궁핍을 이겨내고 있지만 우리는 정반대로 개개인의 가계부채가 천문학적 숫자를 기록할 정도로 높아서 취약해진 개개인의 재무상태로는 다가 올 본격적인 경제위기의 시기를 제대로 이겨낼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그런 걱정에서 저자는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특히 현 정부가 서민을 위한 정부이기 보다 특권층을 위한 맞춤형 정책 내지는 방향성을 상실한 채 우왕좌왕하는 구호성 정책만을 양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눈뜨고 코베이는 세상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불황이라는 사막을 건너기 위해서는 개인 재무구조의 건전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무분별한 소비문화에서 탈피해서 일본의 국민들 처럼 철저하게 저축 위주로 자산을 모으고 부채를 해소해서 적어도 1년치 생활이 가능한 현금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놔야 한단다. 이러한 시기에 부동산 불패라는 진리는 땅에 내팽개 쳐버려야 한다. 아파트도 빌라도 우리가 나이들어 노년의 시대가 오면 처치 곤란의 허물어져가는 건물이 될 공산이 크다고 경고한다.
자신의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체질변화를 이루기 위해 저자는 사교육비의 과감한 절약을 꼽고 창업을 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도 아낌없이 조언을 해준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 불요불급한 곳(?)은 철저하게 지출을 생략하고 교육등에도 최소한의 지출만으로 투입대비 고효율을 거두기 위한 전략을 소개하는 책이다.
“불황 10년을 맞아 10년간 치르게 될 게임의 기본은 자기 머리에 딱 하나 있는 모자를 빼앗기지 않는 것과 같다. 아마도 정부는 자신의 모자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데 인색하지 말라고 하거나, 그 모자를 벗어주면 나중에 더 큰 모자가 생길 것이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러나 자기 집안에서 엄청난 천재가 등장하는 기막힌 우연이 겹으로 발생하기 전에는, 한번 모자를 빼앗기고 나면 다시 모자를 쓸 수 있는 기회가 10년 내에는 벌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게 불황의 국면이다”(본문 중 260페이지)
냉혹한 현실을 똑바로 지켜봐야 할때다. 우리의 삶을 그 누구도 지켜주지 않으며 국가도 지켜주기는 커녕 기득권이 빼앗아 갈 때 있는 놈 편들어 주지만 않아도 고마운 세상이 되버렸다. 서럽더라도 다 우리 탓이요 남 탓 필요 없다. 주구장창 서민을 옥죄는 현 집권여당을 10년 가까이 뽑아준 이들이 기득권만 있을까? 주어진 현실 속에서 최대한 살아남으려고 노력해야 하며 이 책이 그러한 노력의 출발점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