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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아니면 다 실패한 삶일까 - 철학자와 심리학자의 인생질문 20 ㅣ Art of Lving_인생의 기술 4
줄리언 바지니.안토니아 마카로 지음, 박근재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불혹의 나이를 지나다보니 삶의 순간순간이 늘 고민과 의문투성이의 연속이다.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을 부여받았는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하는 근원적인 고민부터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와 나 하나 믿고 시집온 아내에 대한 걱정은 가장으로서 무거워지는 어깨가 한결 더 축 처지게 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남들의 시선이나 사회적 지위에 대한 평가가 개인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현실을 감안할 때 성공과 부, 명예에 대한 집착과 실패했을 때의 절망감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민은 덜어지기는커녕 더욱 깊어만 갈 것이다.
최근 출판시장을 통해 각광받는 분야는 대중철학과 심리학일 것이다. 철학앞에 ‘대중’이란 표현을 가미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적 용어와 심오한 설명으로 인해 어렵다는 인식을 주는 철학에 대해 이해하기 쉽고 삶의 고민해결에 철학을 사용함으로서 일반 사람들에게 좀 더 다가가려는 일련의 노력들이 성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강신주박사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 저술과 강연활동을 통해 이러한 조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심리학의 경우 ‘컨버전스’의 개념을 대변하는 학문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심리상태를 파악하여 행동과 결정을 유추하거나 분석하는 심리학은 인간이 결정하는 모든 분야에 있어서 그 이면을 살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는 전제에서 시작하는 주류경제학의 기존 이론을 무색케 하는 비이성적인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도구로서 인정받으면서 행동경제학 등 경제학과 결합되어 새로운 경제학 분야로 부상되었다. 이처럼 인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학문인 철학과 심리학이 우리의 삶에 대한 훌륭한 분석기제로 이용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최고가 아니면 다 실패한 삶일까>는 고단한 현대인들의 삶에 대한 의문부호를 덜어주는 책이다. 정글과 같은 경쟁사회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도태되는 현대인들의 삶은 승부의 결과에 따라 실패한 삶이 되어버리곤 한다. 개인의 존엄성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1등을 위해 달려야 하며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생은 그야말로 지옥도의 실사판이 아닐까? 힐링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는 계기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런 물음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로 <최고가 아니면 다 실패한 삶일까>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동일한 물음에 대해 철학과 심리학 두 학문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해결책은 정답이 있거나 이기고 지는 데 귀결시키지 않는다. 삶에 대한 성찰과 여기서 나오는 통찰력을 갖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기에 이 책을 권하는 김형태 철학과 교수는 여러번 읽을 것을 권하기도 한다.
‘최고가 아니면 다 실패한 삶일까?’ ‘행복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을까?’ ‘사회적 지위를 향한 갈망’ ‘올바른 감정 사용법’ ‘외모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등 20여 가지에 달하는 삶의 명제에 대한 철학자와 심리학자가 제시하는 대답은 예상하지 못했거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수용해야 할 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 되어 준다는 측면에서 훌륭한 조언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인생의 문제는 양자택일만이 아니므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눈금의 자리를 발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자리를 발견하기 위해서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을 거론한다. 중용이야말로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판단케 하는 ‘실천적 지혜’의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실천적 지혜가 인생에서 진정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훌륭한 인생에 핵심이기도 하다. 특히 저자는 실천적 지혜는 누구나 계발할 수 있으며 각자가 가진 지식의 양과 무관하다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한다. 이 책에 소개되는 삶에 대한 고민과 물음에 대한 답이 그러한 실천적 지혜를 독자들 각자가 구축하는데 유용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김형태 교수의 말처럼 <최고가 아니면 다 실패한 삶일까>를 여러 번 읽음으로서 미처 보지 못했던 통찰을 얻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읽을 때마다 실천적 지혜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