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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빈곤대국 아메리카 - 검은 자본에 점령당한 미국의 몰락
츠츠미 미카 지음, 김경인 옮김 / 윌컴퍼니 / 2014년 7월
평점 :
끔찍했던 한국전쟁의 참상의 기억을 지닌 노년세대들에겐 그들이 구세주였다. 춥고 배고프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암울한 하루를 견뎌나가야 했던 전쟁직후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그들은 인자한 웃음으로 초콜릿을 던져주고 분말화한 분유를 공급해 주는 천사였다. 때론 생면부지의 아이들을 그들의 나라로 데려가 고등교육을 시켜주며 인생역전의 기회도 제공하였다. 그런 천사들의 나라인 미국을 그들이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 코흘리개 그 아이들이 성장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고 난 후 여전히 미국을 닮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모든 제도와 정치체제 사회경제체제의 미국화를 염원하고 있으며 미국은 무결점의 완벽한 국가이자 민주주의의 화신이였다.
하지만 미국은 유토피아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미국의 제도와 정책을 따라서는 안될 분명한 이유가 있다. 여러 사례를 들 수 있지만 이 책 <주식회사 빈곤대국 아메리카>을 통해 미국의 추악한 이면을 들여다 보자.
<주식회사 빈곤대국 아메리카>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며 탐욕을 그치지 않는 거대자본과 다국적기업에 점령당한 미국의 암울한 오늘을 진단하는 르포형태의 책이다.
저자는 약탈형 비즈니스 모델로 지칭하는 미국 다국적 기업의 세계화를 ‘빈곤대국 아메리카’ 3부작을 통해 고발해 왔고 이 책이 완결편이라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2007년 미국의 경제위기는 리먼브러더스 등 유수의 월스트리트 금융기업의 몰락을 가져 왔을 뿐 아니라 금융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미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숫자의 재정적자를 야기시켰다. 하지만 그들이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현상이 있는데 바로 거대 기업들의 착취에 따른 미국 중산층의 몰락과 최저생계수준 이하의 극빈층의 폭발적 증가라고 한다. 이 원인에는 바로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악랄한 수법을 통해 중산층을 수탈하고 거의 노예화 시킴으로서 경제의 순환구조를 빈사상태로 만들어 버리고 결국 국가 전반의 위기를 야기시키는 현상을 미국의 오늘을 들여다 봄으로서 설명한다.
일례로 미국의 샌더슨팜스라는 양계기업은 중산층 자영농을 하청화 하여 일방적이고 약탈적인 계약관계를 통해 파산의 지경으로 몰아가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상대적 약자인 하청 농장주들을 이용하여 거액의 대출을 일으켜 농장을 개량하게 유도하고 불평등 약관을 이용하여 계약에 맞추기 위해 무리한 양계 사육을 강요한단다. 결국 농장주들은 수익성 악화는 물론 열악한 사육환경 속에서 곪아가는 닭들을 항생제를 과다 투여해 가면서 운영하므로 결과적으로 신선한 닭고기가 아닌 항생제 덩어리가 소비자들의 밥상위에 올라가는 악순환을 고발한다.
이러한 다국적 거대 기업의 폐해는 비단 미국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우리나라는 불평등조약을 맺음으로서 미국의 다국적기업을 제어할 아무런 법적조치가 없다는데서 다국적 기업의 마수를 경계할 것을 독자들에게 각인시켜 준다.
이러한 문제점은 이미 곪을대로 곪아 더 이상 미국을 회복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리기에는 늦었다는 낭패감을 지울 수 없다. <주식회사 빈곤대국 아메리카>은 읽다보면 등골이 서늘함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들의 부작용은 이미 미국에서 드러났다. 정부, 가계, 기업 등 경제의 각부문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적정한 조세수입도 이뤄지고 가계의 구매력 향상으로 기업의 수익도 늘어나는 법이지만 소수 다국적기업의 폭리는 결과적으로 잠재 수요자인 가계의 파탄을 불러일으키고 갈수록 기업들의 수익이 약화되면서 더욱 착취구조를 띠게 되는 것이다.
민영화의 폐해도 마찬가지다. 오직 수익만을 따지는 이들이 생명의 존엄성을 가져야 하는 병원의 의료방향과 배치되는 것은 마찬가지.... 적어도 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은 민영화에 올인하는 미국의 충격적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민영화가 얼마나 인간의 삶과 사회를 피폐하게 만드는지 설명한다. 특히 정치와 매스컴까지 장악한 다국적 기업의 주도면밀한 활약을 알게 되면 미국은 도대체 희망이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현재의 미국의 문제와 고민을 들여다 보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꼭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