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 레터 - 인류를 핵전쟁에서 구해낸 43통의 편지
제임스 G. 블라이트.재닛 M. 랭 지음, 박수민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동서냉전의 긴박함 속에서도 세계 최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 단일국가 미국의 군사력만으로도 소련(현 러시아)를 제외한 그 어떤 지구상의 국가도 제압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슈퍼파워에 우산효과를 바라고 종속하는 국가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미국도 골칫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미국의 남단 플로리다 반도와 지근거리에 있는 쿠바의 존재였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성공한 쿠데타로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은 적성국 소련의 전위인 쿠바가 바로 발밑에서 호시탐탐 미국 대륙을 노리고 있다는 위기감에 빠져들게 되었으며 이는 1961년 처절한 실패로 끝난 피그만침공사건을 통해 얼마나 강박관념으로 자리잡고 있는지를 세계에 각인시키게 된다.

 

새로이 정권을 잡은 쿠바의 카스트로도 바로 위에 전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자신의 정권전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위기감에 권력 유지를 위해 소련에 보호를 요청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이러한 정치적 긴장관계에서 촉발된 것이 바로 쿠바 미사일 위기이며 인류를 잿더미로 몰아 넣을 위기의 13일간 미국, 소련, 쿠바의 세 정상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며 리더십에 대한 시험대는 물론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을 외롭고 깊은 고뇌의 시기이기도 했다.

 

<아마겟돈 레터>는 바로 그 당시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 소련의 흐루쇼프(보통 흐루시초프라 호칭하는 데 이 책에서는 흐루쇼프라 표기한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서로간에, 또는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소개하면서 당시의 냉전 속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노력하는 리더로서의 고민과 피를 말리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으려는 인간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특히 세 지도자가 처한 국내적 상황, 즉 케네디의 경우 군산복합체(무기 생산업자들을 지칭하며 이들은 지금까지 전세계적인 소요상황이나 국지전을 유도하면서 무기 판매에 열을 올린다.)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매파 정치인들의 끊임없는 공격 요구에도 끝까지 평화적 해결에 모색했으며 흐루쇼프 역시 정적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서유럽 미국 동맹국들에 설치하기 시작한 대륙간탄도 미사일은 물론 전술핵 미사일 마저 이미 소련 전역을 사정권으로 위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련은 거리상 제약으로 인해 상대적인 열세에 놓여 있었고 이를 빌미로 정적들의 심한 압박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는 모습을 43통의 편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들의 탁월한 리더십, 극단적 상황을 피하고 평화를 향한 노력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감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들의 편지를 소개하는 저자가 던지는 충고, 아마겟돈(핵전쟁)은 벌어질 수 있으며 이는 지도자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더라도 피할 수 없을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위기상황에서는 물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도 우연한 실수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고 결국 핵무기는 폐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결국 우리에게 그들의 고뇌에 대한 찬사를 넘어 비핵화와 핵무기 폐기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을 각인시켜주는 훌륭한 반전서적이라는 점이다. 당시 미사일 위기 해소와 같은 인류의 행운이 무한정 반복되리라는 기대는 접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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