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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본능 - 일상 너머를 투시하는 사회학적 통찰의 힘
랜들 콜린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사회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인간이 구성하는 사회와 그 내부에서 벌어지는 각종 이슈에 대한 통찰을 다루는 학문이다. 하지만 과학이나 수학과 달리 명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보다는 다양한 분석과정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는 방법이 추상적이고 심오한 부분이 있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난해하고 다가서기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어져 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소위 ‘먹고 사는데’있어서 사회학을 안다고 달라지는 건 전혀 없지 않느냐는 스스로를 향한 물음이나 대중의 문제 제기에 딱히 ‘아니다’라고 강조할 만한 답변이 없는 것이 굳이 어려운 학문을 노력하고 머리에 쥐가 나면서 공부할 필요가 있느냐는 데서 사회학등 인문학이 가지는 범용성의 한계가 드러난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은 결코 과학이나 수학 등의 학문으로 해석가능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회가 아니라는데 있다. 인간은 나약하고 쉽사리 대중에 기만당한다. 그러기에 때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고 예상치 못한 광기와 패닉이 사회현상으로 발현되면서 그 결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다가 올 미래에 유사한 광경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하기도 한다. 바로 우리는 이러한 비합리적 현상을 바라보는, 즉 인간 사회의 이면에 담긴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세상을 총체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통찰이 필요하며 이는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단순한 만족감을 가진 것으로 사회의 건강성을 해치는 해악을 치유하는데 훌륭한 처방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학 본능>은 우리에게 어렵고 가까이하기 부담스러운 ‘사회학’에 대해 조금만 가슴을 열고 다가간다면 그 어떤 학문보다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사회 현상을 스스로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훌륭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합리성’에 기반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 인간과 사회 자체가 실제로는 ‘비합리적 기초’ 위에 서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인간 사회가 합리적 계약으로만 성립된다면 정작 서로를 의심하기 때문에 계약이 이뤄질 수 없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의 사회가 형성될 수 없다 한다.
저자는 에밀 뒤르켐의 주장을 인용하며 계약 이전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계약적 유대’라는 비합리적인 것에 기초함으로서 사회가 구성되고 강력한 기반으로 자리잡게 된다고 진단한다.
결국 신뢰, 유대, 윤리 의식등이 합쳐지면서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게 되는데 이것이 결코 합리적인 면만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의례’에 기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종교, 권력, 범죄, 개인의 사랑 등을 들여다 보고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회학적 측면에서 우리를 움직이는 저변의 상황과 관계를 분석하고 이해시킨다.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 진다. ‘먹고 사는 것’만 해결한다고 해서 살아갈 수 없는게 지금의 세상이다. 우리가 어렵다고 밀쳐내더라도 사회학은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나름 쏠쏠한 예방주사를 맞고 세상을 나설 수 있는 행운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