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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금융시대 - 개인 투자와 세계경제의 흐름을 바꿀 금융의 미래
로버트 쉴러 지음, 조윤정 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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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동적인 사회는 어떤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과 닿아 있는 지점에는 분명히 그 지위를 이미 중국에 흔들리고 있지만 ‘수퍼파워’ 미국이 있다. 미국은 과거 선진적인 민주주의와 유연한 고용환경으로 인해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감행하는 젊은이들로 넘쳐났고 이러한 사회분위기는 실리콘밸리를 낳았고 창조적 정신으로 무장한 벤처기업의 무한한 꿈의 실현장으로서 미국이 세계 유일의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역할의 이면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건강성과 이에 부합된 금융시스템이 지원하는 자금지원이 한 축을 담당했고 이는 열정과 더불어 비즈니스적 마인드와 충분한 실력만 갖추고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기회의 나라’라는 이미지에 근간이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전세계 경제위기로 이어지고 미국내 수많은 서민이 금융권의 현혹에 넘어가 일으킨 무분별한 대출로 인해 파산하면서 월가로 대표되는 금융계를 순식간에 패닉에 빠트리고 선량한 피해자들은 그들의 탐욕과 부정을 ‘카지노 자본주의’로 부르며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속에 금융시스템의 부정과 금융맨들의 탐욕을 단죄하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긴 나라도 피같은 국민의 세금으로 월가의 실패를 구제해주고 심지어 서민을 빈곤층으로 몰아넣은 하수인들에게 인센티브를 두둑히 지급하는 뻔뻔한 금융기관들의 행태에 꼭지(?)가 안돈다면 사람이 아닐테지만..
마녀사냥과 매카시즘적 광기의 재현이 횡행하는 시기에 금융시스템에 대해 전면적인 부정보다는 오히려 권장하고 국민의 참여를 높임으로서 올바른 금융시스템 구축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자는 주장을 하는 경제학자가 있다면? 비록 그가 노벨경제학상에 빛나는 석학일지라도 주위의 불편한 눈총과 견제속에서 마음 편히 살 수 있었을까 싶다. 로버트 쉴러가 바로 그다.
로버트 쉴러는 행동경제학의 대가다. 그리고 그의 새책 <새로운 금융시대>는 그가 그동안 경제학의 새로운 조류이지만 규제완화와 효율적 시장가설로 대변되는 시카고학파의 주류경제학과는 다소 동떨어진 분야를 연구하는 그에게 그동안 기대했던 분야에서 확대하여 금융체제 자체에 대한 이성적 대응을 십여년도 더 전에 <비이성적 과열>, <야성적 충동>이라는 책을 통해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은 정치·사회·심리 등 다양한 비이성적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인간의 비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이 시장의 왜곡을 초래한다는 명제를 제시함으로서 학계는 물론 자본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관심과 논란을 불러 일으킨 그는 닷컴버블과 2000년대 후반 미국 부동산 거품의 종말을 정확히 예언하면서 세간의 인정을 받아왔다. 그런 그의 성향을 볼 때 <새로운 금융시대>는 신선한 충격이다. 하지만 그들의 탐욕과 부정을 비판하는데서 더 나아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 못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는 기업으로 대표되는 산업자본주의와 금융시스템으로 대표되는 금융자본주의가 서로 끌고 밀어줘야 돌아가는 체제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창조적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금융계에서 지원하는 자본이며 이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했던 자금의 필요성이 부정되어서는 안되는 점이다. 즉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금융이라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광기속에 놓쳐버릴 순기능으로서의 금융시스템의 개선을 쉴러교수의 역설은 우리가 곱씹어 보고 이성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닐까?
물론 월가를 지배했던 소수 엘리트들의 전횡과 약탈적 관행을 통한 축재는 단죄되어야 하지만 시스템이 가진 순기능은 유지, 개선 및 발전 시켜나가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획일적 방향에 대한 적절한 지적이자 논의의 시작이 될 것이다. 논의의 초점은 바로 금융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참여와 효율적인 이용을 통해 국민개개인들이 금융시스템에 주도적 역할을 할 때 금융의 피해자는 없을 것이란 점이다.
쉴러교수의 주장은 그대로 정치시스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정치에 외면하고 무관심이 쿨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우매한 행동이라는 점을 아는 이들이 늘어 날수록 소수가 독점하는 수구정치의 전횡은 그 종말을 맞이하고 사회는 건강함을 되찾지 않을까? 모든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명제가 지켜지는 정치 환경 속에서 함께 참여하는 금융개혁은 바로 쉴러교수가 아직은 필요한 것이 금융이라는 주장의 필요충분조건이 될 것이다. 인간의 역사와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은 어느 누구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책이라는 지식의 전파수단이 고마움을 새삼 느낄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책들 중의 하나로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