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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경제 - 대한민국의 미래선택
권혁세 지음 / 프리뷰 / 2013년 11월
평점 :
돌아보면 한국경제가 위기가 아니었던 시기를 찾는게 더 어렵겠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그야말로 바람 앞에 촛불 신세다.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내재되었던 모순들이 수면위로 떠올라 일반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지만 특히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문제점, 초고속으로 진입하고 있는 고령화와 이로 인한 경제활력의 쇠퇴, 88만원 세대로 불리우는 20대 청년실업과 양극화 등은 광야에 나타나는 초인을 기다리기 보다 집단지성과 단합된 힘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성공하는 경제>는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입안하며 성장기 대한민국의 경제관료 생활을 해왔던 저자가 금융감독원장을 끝으로 야인생활을 하면서 그간의 히스토리를 엮어서 현재의 경제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를 제시해 주는 책이다.
특히 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150%로 OECD평균보다 22%나 더 높은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유럽의 예로 들면서 금융위기를 겪거나 홍역을 치루고 있는 미국, 스페인, 아일랜드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경고하는데는 섬뜩함이 느껴진다. 이들 나라들은 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100%를 넘기기 시작한지 2-3년 이내에 강력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위기신호는 여기저기서 나타난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의지하는 한국경제 특성상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지금 혁신을 통해 환골탈태 하지 않는 다면 한국의 미래도 일본과 같이 암울하기 짝이 없다고 냉정하게 지적하며 경제전망의 석학인 해리 덴트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베이비붐세대가 은퇴하는 시점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고령화와 대규모 부채 증가로 소비가 줄고 자산 버블이 꺼지면서 장기간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경제 침체는 중산층의 몰락과 더불어 소비침체로 이어지면서 기업의 몰락은 물론 국가부도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작두를 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저자는 이외에도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의 마련이 시급함을 지적하고 저축은행사태와 동양그룹 CP사태등을 통해 금융규제에 대해 건전성 감독과 더불어 다소 미흡했던 소비자 보호를 함께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랜 금융관료로서 현장에서 터득한 경험과 관록이 드러나는 조언들을 곳곳에서 볼수 있는 이 책은 앞으로 많은 경제전문가들도 귀기울여 들어야 할 사안들일 것이다.
하지만 다소 무리한 부분도 보인다. 규제완화를 통해 경제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자는 주장은 이미 타당성에 상처입은지 오래다. 전 정부가 강조했던 수출 위주 기업을 장려하면서 낙수효과(트리클다운)를 통해 중산층 및 저소득층으로 소득증대를 유도해 소비를 증진시키고 내수를 활성화 하자는 정책은 이미 80년대 미국 레이건 행정부시절부터 실패로 드러났다. 지금은 규제완화보다 철저한 규제를 통해 세수를 증대시키고 대한민국 자체를 워룸(War room)화 하여 대응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저자의 문제의식과 탁월한 해법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아직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마인드의 기름기가 빠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드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 책이 가진 장점은 충분히 독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