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 - 한국경제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
김승식 지음 / 끌리는책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압축성장을 상징하며 전세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성공적이었던 정부 주도의 중공업 위주 경제개발계획은 지난 80년대 들어 3(저유가, 엔고, 저금리)효과로 수출 경쟁력이라는 날개를 달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정치논리가 개입되면서 자신의 임기내 치적을 쌓기 위해 김영삼 정부시절 성급하게 OECD에 가입하고 미처 제도적 뒷받침이 마무리 되지 않은 채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밀어 닥친 IMF의 파고는 우리의 삶의 질은 물론 계층간 구조마저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IMF이후 지금까지 한국경제에 드리워진 암운을 걷어내기 위한 책이다. 왜 성공적으로 IMF를 이겨냈고 다시 GDP 2만불 시대를 달성했는데도 오히려 평범한 국민들의 삶은 IMF이전 보다 낫기는커녕 유지조차 못하는 것처럼 느낄까? 게다가 경제적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삶을 저버리는 자살율은 전세계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문은 단순히 나만의 억울함에서 나오는 억지가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막연하고 뭔가 딱 집어서 얘기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떨어진 삶의 질에 대해 그 원인과 현상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한국경제를 낱낱이 파헤친다.

 

여전히 성장후 분배를 외치며 성장만이 우리가 살 길이고 경제적 풍요로움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정치권과 정부 등 집권 엘리트층의 논리는 허구라는 점을 그들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사용하는 정부 통계자료를 통해 오히려 깨닫게 만든다.

근로소득 상위 10%가 전체 부의 34%를 가져가며 갈수록 자영업자의 수는 늘어나지만 그만큼 폐업의 비율도 늘어가면서 몰락해가는 중산층의 모습에서 수출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과 지원은 당초 현 정부가 기대했던 낙수효과와 반대로 빈부간의 격차와 문제 심화만 낳았다.

 

저자는 현재의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정부에서 열심히 피알하고 있는 소득 2만불은 빛좋은 개살구(앞에서 언급했듯이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은 소득 2만불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이며 저금리 기조로 갑자기 달궈진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개인의 소득 감소는 가계부채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특히 현 정부들어 수출 대기업에 부를 몰아주는 고환율정책으로 인한 부의 격차는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에 대해 결코 우물쭈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외양상으로 성공한 것처럼 평가받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속으로는 골병이 든 채 겨우 발걸음을 떼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대한민국 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정부가 나서서 국가 기능을 확립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동시에 이는 미국으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종언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는 저자의 기조는 규제없는 금융경제는 결국 실물경제까지 병들게 해서 경제 전반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당장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각 챕터 마지막에 경제를 보는 눈을 통해 현 경제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해야 할지 설명해 주는 부분은 상당히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단순히 뉴스와 경제신문의 보도를 주입식으로 받아들이기 보다 나름의 해석을 통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는데 좋은 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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