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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일의 스캔들 - 창조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0.1% 변화 전략
민병국 지음 / 황금부엉이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리 아이아코카는 쓰러져가던 유명 자동차 메이커 '크라이슬러'사를 회생시키면서 기업회생의 신화를 썼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잭웰치 역시 많은 문제점을 가졌던 명목뿐인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을 되살리면서 그의 경영기법은 전세계 경영자들의 바이블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우선 워크아웃 중인 쌍용중공업을 인수해서 STX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꾼후 중공업 뿐만 아니라 조선, 에너지 등 관련 산업에서 눈부신 두각을 나타내며 'STX그룹'으로 성장한 강덕수 회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의 성공신화에 대해서는 관련 업계에 몸담고 있거나 관심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면 잘 알고 있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2005년부터 지난 2010년까지 용산병원을 꾸려나갔던 민병욱 병원장을 중심으로 일궈냈던 혁신은 '곧 망할 병원'으로 불리웠던 그 곳을 하려한 백조로 탈바꿈 시켰다.
<1500일의 스캔들>은 바로 민병욱 병원장이 부임한 이래 약 6년간의 '스캔들'을 다룬 책이다. 6년 동안이나 병원장으로 근무할지 알 수 없던 4년 임기 마지막에 그의 아내는 이런 그의 시절을 두고 ‘1500일의 스캔들’이라 말했으며 그 표현을 책 제목에 가져왔다.
경영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던 의료인이었지만 현장을 중시하고 작아보이고 사소하게 느껴지는 것을 간과하지 않고 고쳐나가는 모습은 현란한 경영용어와 이론을 통해 회사를 변화시키라고 외치는 것보다 철저히 현장에 천착한 실천만이 더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실제 사례로 알려주고 있다.
병원서비스는 기업으로 치환가능하고 환자들의 목소리는 고객의 요구사항으로 바꿔 생각해 보면 이 책은 리더십과 고객만족을 통해 기업이 어떻게 경영활동을 영위해 나갈지를 제시해 주는 책이다.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게 보지 않고 접근했던 것들, 환자의 쾌적한 병실을 위해 수시로 매트리스와 침구를 갈아주고 여름철 모기를 퇴치하며 화장실을 깨끗하게 만들어가고 아픈 환자의 마음마저 병들게 만드는 '기다리세요'라는 말로 상징되는 의료서비스 마인드의 실종을 개혁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작은 것도 소중히 하는 병원'이라는 작소병원을 지향했던 저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찾아 본다면 기업 이외의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훌륭한 리더십과 구성원의 변화를 통한 기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적이라기 보다는 '예견된 성공'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1500일의 스캔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