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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거북이들에게 - 열심히만 살아서는 안 되는 충격적인 이유
로버트 링거 지음, 최송아 옮김 / 예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덮고 나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십여년전쯤 개봉한 영화 <반칙왕>에서 소심한 은행원인 주인공을 헤드락 걸면서 사회는 '쟝글'이라고 외치던 부지점장의 모습이 생각난다. 사회는 비정하다. 그 누구에게도 자상하게 먹고 살아갈 진리를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런 자비는 바로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기는 지름길이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거북이들에게>는 바로 그 '쟝글'의 비정함을 몸으로 깨우친 한 사람의 고해성사이자 현실감각으로 가득차고 좀 더 실용적인 자기계발서이다. 저자는 외친다 무턱대고 긍정만을 외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라는 성공학자들의 현혹에 넘어가지 말라고...평범한 장삼이사인 우리들에게 그러한 충고는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울궈 먹으려는(?) 이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말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어떻게 표현하는게 가장 이해하기 쉬울까? 기존의 긍정적이고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자기계발서들을 태권도, 유도 등과 같은 기존의 무도로 생각한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그러한 무도를 실전에서 이길 수 있도록 장점을 취하고 단점들은 가차없이 버리는 과정을 거쳐 생겨난 주짓수 같은 종합격투기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면서 기존의 흔한 성공비법들로 대표될 수 있는 성공한 이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진술한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은 긍정이나 낙천, 성실성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자신이 처음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어 체득하게 된 '정글대학'에서의 생존 논리를 독자들에게 풀어 낸다.
무턱대고 긍정만 해서는 결코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저자는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언제나 최악을 가정해야만 긍정적인 사고방식도 빛을 발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사회는 비정하고 늘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익을 얻을려고 골몰해 있는 이들로 넘쳐난다고 한다.
그가 구분하는 사회생활을 통해 만나는 사람의 종류는 딱 세가지, 하나는 시작부터 말이나 행동을 통해 우리의 돈을 노리는 사람이고 두번째는 우리의 돈에는 관심 없다고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아무런 망설임 없이 우리 돈을 빼앗으려는 사람이고 세번째는 두번째와 달리 진심으로 우리의 돈에 관심이 없지만 결국 우리 돈을 빼앗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섬뜩하지 않는가??
결코 많지 않은 분량이며 이것저것 조언하지 않으면서도 왜 이 책이 1973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2011년까지 3차례 개정되고 1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1위를 비롯해 베스트셀러 목록에 36주간 오르고 뉴욕타임스가 꼽은 ‘고금을 통틀어 최고의 자기계발서 15’에 선정되어 미국 출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자기계발서로 회자되는지 이해하게 만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필사의 이론'에 대한 저자의 주장이었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단 한번의 삶을 살고 있기에 단 한번의 기회라고 여기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시간낭비하지 말고 괜한 것에 관심 다 주며 살아서는 안되고 오직 빨리 행동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문득, 나 혼자만큼은 여러 번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듯이 오늘 하루도 하나의 목표도 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내 생활이 오버랩 되었다. 이 책 정말 매력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