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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
이향숙·강숙아·김상철·이미자·이은정·임해숙·조시원·조숙희·지선령·황경애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글이란 것이 참 오묘하다. 상당히 ‘드라이(dry)’한 분석적이고 비평적인 글들도 있지만 함축된 언어의 은유적 표현이 가져다 주는 아름다움과 가슴 떨림은 시와 수필, 소설이라는 장르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런데 꼭 그런 장르적 분류를 넘어 가끔 이유 없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이 발견되곤 한다. 누군가에겐 별다른 감흥이 없을지 모르나 내겐 ‘유레카’를 외치던 아르키메데스처럼 일상에서 접한 흔한 글이며 문구였는데 마음을 두드리고 결국 삶과 맞닿으며 오래 머무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기억하고 메모하고자 우린 밑줄을 긋는다. 그리고 그 밑줄은 우리의 마음을 이어준다.

<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은 10여명의 작가들이 함께 쓴 밑줄을 긋게 만든 글에 대한 이야기자 그 글들이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과정을 기대하는 책이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 왔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흔들리는 마음을 가진 인간이기에 저자들 역시 치열하게 살아가는 과정에서 상처도 받고 입술을 깨물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문장들이 위로와 용기, 삶에 대한 성찰 등 다양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분을 독자들과 공감하는 책이기도 하다.

삶이 너무 고된 나머지 버겁게 느껴질 때, 외로움에 사무쳐 누구의 위로가 절실할 때, 의외의 문장들이 곪아 왔던 나를 깊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법이다. 모든 걸 내려 놓고 싶을 때,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게 글이라면 그 글에 긋는 밑줄은 조난신호보다 더 큰 구명보트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진리의 세계로 다가가려지만 보이지 않는 모습에 막연한 실망의 연속에 힘들어할 때도 우리는 문장이 생각의 방향을 바꾸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리셋’해주는 힘에 놀라워 할 것이다.

문장이 가지는 힘과 영향력이라는 ‘세례’를 경험한 이들의 고해성사는 그래서 독자들에게 더 공감하고 그런 선한 영향력을 찾으려는데 힘을 북돋아 줄 것이며 이 책이 그런 공감과 영향력을 찾은 이들의 사례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