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삼국, 영웅들의 시대 - 왕건, 견훤, 궁예, 유금필, 그리고 인생 역전을 노린 승부사들
우재훈 지음 / 주류성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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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설 삼국지>는 역사속 실존 인물들의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천하통일을 향한 목숨을 건 사투와 정치적 갈등을 묘사한 대하 역사소설이다. 하지만 중국사에서 삼국시대는 그리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통일제국 진이 무도한 황제와 황후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면서 소위 북방민족이 득세하는 오호16국시대로 접어 들면서 상대적으로 통일왕조인 수나라로 이어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한 족 입장에선 부끄러운 과거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에도 삼국시대가 있고 후삼국시대가 있음을 역사공부를 해 본 학생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다만 중국과 다른 점은 통일신라가 기울면서 고려, 후백제, 통일신라등 후삼국으로 분열되었다가 다시 통일왕조인 고려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한민족의 혈연적 계통은 그대로라는 점이 북방 이민족의 침입과 중원을 내주면서 치욕스러운 역사로 생각하는 중국과 다른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 우리의 역사로 돌아보면 후삼국시대는 후백제를 창건한 견훤과 후고구려(또는 태봉)를 세운 궁예, 후기 신라 등 삼국을 말한다. 하지만 궁예를 실각시키고 정권을 잡아 고려로 국호를 개칭한 왕건이 유금필, 홍유, 신숭겸, 배현경, 복지겸 등 개국공신들의 보좌하에 다시 한반도를 재통일해 통일 고려를 창업하게 되면서 후삼국시대는 마감한다.

 

<후삼국, 영웅들의 시대>는 바로 이 후삼국시대를 종횡무진 활약해 온 역사 속 인물들을 조망하는 책이다. 이 책이 눈에 띄고 또 의미있는 기획을 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이 있다. 난세 속에 누군가는 인생의 베팅을 하였고 또 누군가는 충성을 다하는 선택을 하였는데 역사속 승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영웅들에 가려져 한낱 배신자라고 지칭하기에는 아쉬운 인물들이 많았고 이 책을 통해 이들을 다시 살려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고려 초기 '왕규의 난'으로 알려진 개국공신 중 한명인 왕규이다. 당시 왕건에게 딸이나 손녀를 시집보내는 소위 '혼인동맹'을 통한 호족의 지위 향상이 많았는데 왕규가 이 혼인동맹의 최종 승자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혜종의 장인이기도 한 왕규가 혜종의 동생인 왕소, 왕요(훗날 혜종의 뒤를 이어 정종에 오른다)의 반란 움직임을 포착하였는데 정작 왕소, 왕요 진영인 왕식렴이 서경(현재 평양)의 군대를 동원해 대치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경쟁자인 왕규를 제거한 것이 더 맞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개국공신이면서 왕건은 물론 통일 제국 고려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성공한 광종의 시대까지 최고 권력을 누렸던 박수경의 경우, 광종이 결국 왕권강화를 위해 사실상 호족연합정권인 고려에서 물리적으로 '호족'을 몰아내는데 성공의 희생자였던 점도 눈에 띈다.

 

이 책은 유금필, 신숭겸 등 유명한 고려 무신들의 성공과 말로를 다루면서도 앞서 언급했던 많은 인물들의 성공과 쓸쓸한 마지막을 통해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인물들로 재구성한다. 후삼국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 읽는다면 최고의 책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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