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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하게 꺼지라고 외치면 돼 - 선을 지키는 사람들의 속 시원한 심리 전략
알바 카르달다 지음, 윤승진 옮김 / 더페이지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이야 개인적인 영역을 어느 정도 존중해줘서 프라이버시를 갖는데 많은 도움을 받지만 내가 젊었던 90년대 후반 2000년대초만 해도 사람과의 관계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다면 비밀도 없어야 하고 상대의 고민 정도는 훤히 꿰뚫고 있어야 그래도 친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인정하듯 그러한 관계에서 오는 피곤함과 때론 당혹스러움마저 들때도 많았다.
그런데 <정중하게 꺼지라고 외치면 돼>을 보면 시대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선을 넘어(?) 무리한 관계를 무의식중에라도 강요하는 사람이나 사례가 많은 가보다. 좀 놀라웠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상처마저 준다면 더 이상 관계에 대한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지 않는다면 심리적 질환마저 얻게 되는 심각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드는 책이다. 그래서 오늘날 더욱 심화된 개인주의적 일상에서 소위 이러한 빌런 들의 등장은 과거 어느때보다 현대인에게 더 큰 어려움을 준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래서 개인의 영역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나 침범, 내지는 소위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가 보편화 되기 전까진 그런지도 모른체 관계의 불편함에서 오는 고통을 소리소문 없이 감내해 왔던 모든 이들과 이제 그런 경험을 갖게 되는 이들에게 책 제목대로 어떻게 하면 최대한 무리 없이 그들을 밀어내고 감정의 영역을 지켜낼 수 있는지 설명해준다.
우선 ‘경계’에 대한 설정에서 시작하는 점이 눈에 띈다 나의 경계도 필요하지만 타인의 경계에 대해서도 지켜줄 줄 알아야 한다는 경계의 정의는 그래서 상호간에 망각하지 않거나 망각할 때마다 일깨워야할 부분이라는 것이 저자의 강조하는 부분이다.
관계의 설정이 어려워 늘 대인관계에서 고통을 느꼈다면 이 첫 단추부터 잘꿰어야 하지 않을까싶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니요’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아니오’로 대표되는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불필요한 변명을 늘어 놓지 않고 솔직하게 원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잇을 정도로 상대방을 신뢰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중요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여전히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들이라면 꼭 읽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