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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횡단, 22000km
윤영선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점점 은퇴 시기가 가까워 지면서 은퇴하면 무얼 할까?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제2의 인생을 살기에 앞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생각해 보면서 떠오른게 아내였다. 늘 을의 위치에서 살아왔고 살아가는 내게 위로와 위안이 되어줬고 그야말로 온갖 풍파를 같이 이겨내 온 동반자인 아내에게 평소 제대로 된 여행 한번 같이 못한 미안함을 원없이 풀어보고 싶다. 여행으로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고 더 돈독해진 부부의 인연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보답이 아닐까?
결혼 40주년에 즈음해 70살이 된 남자는 아내와 함께 동해항을 떠나 2개월여간 무려 22000km를 자동차로 여행하며 블라디보스톡과 이스탄불까지 ‘시베리아. 실크로드’를 완주했다. 그 경로는 한민족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 간 것이다. 얼마나 의미있고 아름다운 여행인가?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고충도 따랐겠지만 이제 그 부부는 더 큰 추억을 만든 ‘추억 부자’가 된 것이다.
<유라시아 횡단, 22000km>은 학창시절부터 꿈꿔왔던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기어이 이뤄낸, 그리고 그 여정을 담아낸 필자의 여행기를 담은 책이다. 자신의 꿈을 실현시켰다는 부러움도 만만치 않지만 뜻깊은 자동차를 타고 한민족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 기록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시베리아, 바이칼호수, 천산산맥, 파미르 고원 등 실크로드와 유라시아에 존재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확인하고 우리 조상의 발자취를 바라보며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유쾌한 여행서적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어릴 때 읽었던 고 김찬삼씨의 ‘세계여행기’에 견줄 만한 즐거움과 반가움도 느낄 수 있었다. 70세에도 자신의 어린 시절 가졌던 꿈을 잊지 않고 도전하는 저자의 패기도 낭만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미뤄 왔던 꿈이 나도 있을까? 내게도 미뤄 왔던 꿈은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녀 오는 것이니 저자의 꿈에 일부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했듯이 ‘은퇴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정말 읽는 내내 마치 저자와 함께 22000km를 완주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몰입감 넘치는 글들이 재미와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해 주는 이 책은 내 은퇴 후 여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정말 즐거운 독서의 시간이었다. 저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