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물고기 이야기 - 개정판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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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류 문화사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면서 새삼 많은 재미와 흥미를 느끼곤 한다. 특히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문화사는 어떻게 인간의 수명, 건강과 연결되어 왔고 지금의 식문화를 이뤄왔는지 들여다 보면 해당 국가, 지역의 흥망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업무차 잦은 해외 출장이 많은 나로서는 유럽 출장시 육류 별미를 기대하곤 한다. 하지만 놀라웠던 점은 서양 음식문화 중심에 소위 고기가 메인디쉬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농업혁명 이후였고 그 이전에는 예상과 달리 생선을 주로 섭취했다고 한다. 거의 모든 유럽인들이 하루 세끼를 생선으로 해결하는 일이 일년 중 절반 이상이었다고 하니 인류가 지금의 문명을 이룩하고 인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생선의 역할이 지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사를 바꾼 물고기 이야기>는 중세 기독교 문화권이었던 유럽에서 부의 원천이자 중요한 전략자원이었으며 한 국가의 흥망성쇠마저 결정지었던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특히 청어대구가 모든 유럽의 역사를 결정지었다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역사적 사실을 들며 설명한다.

 

13세기초 거대한 규모의 청어가 등장한 발트해 연안 도시 상인들은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해 한자동맹의 원류가 되었다고 한다. 이 한자동맹이 200년 가까이 경제 패권을 장악하며 유럽 경제를 쥐락펴락했다는 것은 세계사에서도 아주 유명한 사례다. 청어로 득세한 한자동맹은 결국 청어로 쇠퇴하는데 청어가 산란지를 북해로 바꿨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구는 유럽 세력의 확장에 큰 조력을 했다고 한다. 신항로 개척 붐에 편승해 신대륙까지 영향력을 확장했는데 북미 대륙을 유럽 세력권으로 편입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신대륙에 이주한 유럽인들이 생소한 토양에 적응하고 적정 농산물을 생산하기까지 대구가 신대륙인들의 주식이 되었다는 것이다. 5년은 거뜬히 보관할 수 있는 소금에 절인 염장 대구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 망망대해를 헤매는 유럽 선박의 중요한 생명원이 되었다고 한다.

유럽이 세계 패권을 차지하는데 청어가 내재적인 국력 증진의 동력이었다면 대구는 외연을 넓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있겠는가?

 

가히 물고기에 대한 세계사 한권의 책을 펴낼 정도로 청어와 대구의 역할은 지대할 것이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정말 흥미롭고 재밌는 물고기 이야기가 독서를 더욱 즐겁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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