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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25가지 경제사건들
강영운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선 이 책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개인적인 의견을 달겠다. 올해 읽은 책들 중에 단연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개인적 견해다. 역사에 대한 애정과 경제학을 전공한 개인적 이력이 반영되어 이 책을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흥미롭고 무릎을 탁 칠정도로 놀라우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빠져 들었다는 점은 또다른 매력으로 작용한다.
이 책은 동서양을 넘나들며 지금의 자본주의체제가 이뤄지기 까지 어떤 경제적 변화가 있었는지를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경제학을 잣대로 설명해 주는 책이다. 잃어버린 성지 예루살렘을 찾기 위해 시작한 ‘성전 기사단’이 순례객들의 금전적 여유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은행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 과정을 상세하게 돌아보며 동양과 마찬가지로 모든 재산을 장자가 상속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되면 중세시대 상속이 무지와 몰상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산을 보유하기 위한 나름의 최선이었음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쥬느비에브 비졸드라는 여배우를 인지하게된 영화 ‘천일의 앤’에 배경이 되는 헨리8세와 앤볼린의 비극적인 종말은 후사를 얻기 위한 변덕스러운 헨리8세의 사랑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이로 인해 경제체제도 바꿔 현대 자본주의에 까지 닿는 역사를 창출했다는 점도 탄복을 자아낸다. 앤 불린 이전 첫 왕비 캐서린과 이혼하기 위해 가톨릭을 버리고 영국 성공회를 세웠는데 이 결과 가톨릭의 전재산을 몰수 하면서 국가 경제의 효율성이 올라가는 부수적인 결과를 도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본 유럽 여러 국가들이 종교개혁을 단행해 십일조등 국부가 바티칸 성당으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 봉쇄하면서 자본주의의 씨앗이 싹트게 되었다는 것이다. 신교와 구교간 갈등이 결국 경제성장의 출발점이라는 점이 흥미를 더욱 상승시킨다.
이 외에도 1666년 런던의 80%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 런던 대화재가 화재에 대한 공포를 해결할 보험산업의 태동이었으며 구텐베르크로 대표되는 금속활자 인쇄술의 발명은 유럽에 지식혁명의 기폭제가 되었지만 정작 조선에서는 기술만 있었고 이를 유통시킬 상업이 빈약했기 때문에 지식혁명이 일어나지 못한 데에서 그 차이점을 지적하는 면도 날카롭다.
또한 교황청이 사순절, 축일, 금요일에 육식과 유제품의 섭취를 금지하자 이를 어기고 버터를 먹는 알프스 이북 유럽인들에게 대신 면죄부를 살 것을 강요하였는데 이것이 너무나도 잘 아는 종교개혁의 원인이었다는 점도 신기하다.
위 사례들을 포함해 25개의 역사적 에피소드 하나하나 정말 탁월하다. 꼭 읽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지적유희의 즐거움을 선물 받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