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보다 시코쿠
김환.김자람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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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금이야 환율이 오르고 물가가 비싸져 일본 관광이 시들어지고 있다지만 얼마전까지 일본 관광은 정말 가성비 최고의 핫한 아이템이었다. 짧은 비행시간에 시차 적응도 필요없고 물론 외양으로나 정서상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인종간의 유사성이 주는 편안함(?)은 마치 국가만 다르지 지방의 한 곳을 왕래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결혼보다 시코쿠>는 그런 의미에서 일본 여행을 앞둔 내게 미리 일본을 가본다는 작은 기회이자 막상 가게되면 도쿄, 교토 등 대도시나 역사적 유적이 있는 도시들 위주로 가게되다보니 찾게될 기회가 적은 소도시의 모습은 어떤지에 대한 궁금함이 선택으로 이어진 책이다. 저자들은 11년차 연애를 하면서 마흔이 되면 결혼을 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마흔이 되자 결혼식이 될지, 혼인신고를 할지 아니면 같이 사는 건지 혼란스러울 때 여행으로 그 결실을 맺으려는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결정한 것이 일본의 4대 섬중 가장 작은 시코쿠, 그중에서도 가장 작은 현인 가가와현의 대표 도시, 다카마쓰가 된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서 표지에 나온 아담하고 낡아 보이지만 여전히 잘 움직일 것처럼 보이는 전차였다. 대학시절 성북역에서 용산역까지 운행하는 낡은 국철을 타고 통학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그때 추억이 일본판으로 새롭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기시감(?)같은 인상이었기 때문이다.

 

두 저자가 번갈아가면서 쓰는 시코쿠 여행기는 어딘가에서 들어봄직한 편안함과 나도 가보고 싶다는 소망이 교차한다. 우동만 먹고 와도 돈값 한다는 시코쿠에서 우동 메뉴의 다양함과 풍미에 대한 소감, 그리고 함께 이동하고 보면서 느끼는 경험의 크기는 시모나다에서 본 잊을 수 없는 별빛 아래에서 이런 게 행복이지 별거 있나. 서로 기록하고 기억하며 함께 살아가는거지 뭐라는 독백 속에서 결혼의 의미보다 결혼이 함축한 함께 함이라는 속내가 더 공감하게 되는 것이리라. 마흔이 멋있어서 시코쿠를 갔다면 난 다가올 예순을 그려보고자 시코쿠를 가게 되지 않을까? 여행기로서 정말 기억에 남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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