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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 - 20세기 천재 철학자의 인생 수업 ㅣ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임재성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반응일지 모른다.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진정 원하는 것이었나?’ 팍팍한 현실 속에서 어딘가 도피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 들 때 한번쯤 되새겨 본 말일 것이다.
특히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드는 시기는 중년으로 접어드는 마흔부터 아닐까? 사회적으로 직장에 안정화가 이뤄지고 가족과 자신의 목표를 향한 부분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인식이나 정작 그렇지 못해 불안해 하는 시기. 그때 새롭게 자신을 바꿔야 하는 것이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려워지고 부담스럽기만 한 나이인데 이게 원하는 삶이 아님을 스스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지는 계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10대~30대에 자신보다 타인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더 급급했지만 마흔은 이제 성찰의 시기이기도 한 것이다. 어디에서 답을 찾을까? 아니 정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살아가는데 하나의 나침반이 될 조언이라도 구해진다면 좋겠건만 답답함은 여전하다.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은 20세기초 천재 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의 삶과 철학을 통해 마흔을 각자 어떻게 담아낼지 성찰하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눈여겨 볼 점은 천재철학자이지만 비트겐슈타인도 마흔에 접어들어 자신의 철학에 대한 관점을 과감히 바꿨다는 것이다. 전후기 철학의 변화 시기가 마흔살과 접목된다는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이 대단한 점은 전기 철학에 핵심인 언어의 본질을 논리적으로 규명했다는 찬사를 받았지만 곧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언어의 규칙을 따르는 사유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전기철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후기 철학에서 마흔을 맞이해 새롭게 사유의 지평을 넓혔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해답이 그동안 쌓아올린 철학과 배치된다면 과감히 배제하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 용기가 마흔에 나왔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독자들에게, 정확히 마흔을 맞이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섯가지 조언을 주며 이 책은 그것을 설명해 준다. 삶의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하기 때문에 마흔의 우리가 현재 생각하고 말하고 선택하는 것이 진정 나의 것인지부터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불필요한 말과 소음에서 벗어나 자신이 쓰는 말을 돌아봐야 하며 깊은 사유를 통해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기서 핵심은 모든 주체가 바로 자신이어야 한다는 점. 그래서 삶의 의미도 스스로 만들고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충고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문제 해결 방향을 36가지로 정리한 이 책이 우리에게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