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비극 - 차라리 공감하지 마라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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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는 시대가 있을까? 소통을 원한다지만 정작 스마트폰에 갇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공감은 더 필요하고 소중한 커뮤니케이션일 것이다. 그런데 공감하지 말라고?

 

아이러니하게도 <공감의 비극>을 읽는다면 여기에 동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90년대초 기업은 3, 정치는 4류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당시 엄청난 후폭풍으로 발언을 취소했긴 하지만 누구나 다 공감했을 것이다. 그럼 지금은 달라졌을까? 전혀 아니다. 오히려 더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한다. 명목상으로는 서로 민주주의의 수호신이라고 이미지 메이킹하지만 말이다. 흔히 공감능력이 없다는 표현은 상대가 벽창호 같아서 대화가 안되고 결국 소위 소시오패스급이라고 표현을 할 정도가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공감하지 말라고 한다. 왜 이런일이? 바로 편 가르기와 그 여론에 휩쓸린 국민적 차원의 집단 패싸움은 심각한 문제에 이르렀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개딸, 태극기부대처럼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과잉 공감은 우리 편에 해당되고 끝이 없지만 상대에 대해서는 공감보다 무자비한 여론공격을 하는데 집중한다. 대화와 배려를 통한 민주주의 사회의 더욱 성숙해진 모습은 이들로 인해 희망을 잃었다. 오히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악의적인 해석을 자행하면서 스스로 언행을 정당화하는데 애를 쓰는 모습이 안쓰러움을 떠나 분노하게 만든다.

 

단지 우방 미국의 트럼프 전대통령의 얄팍한 이미지 메이킹으로만 알았는데 이런 구태가 국내에서도 벌어진다니 유감스러울 뿐이며 앞으로도 편향적인 공감과 과감히 싸워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공감의 비극을 조장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경고이자 우리에게 정치무관심은 비극적인 미래만 있을 뿐임을 각인시켜준다. 늘 우리를 각성시켜주는 저자의 마음 씀씀이에 고마울 뿐이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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