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제이슨 스탠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솔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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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시대다. 누구나 민주주의를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며 울분을 토하지만 정작 그들이 더 누구보다 민주적이지 못하다. 갈라치기와 혐오, 증오로 분칠을 한 민주주의는 어느새 그 진정성의 빛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아니 그들이 강제로 먹칠을 해 버렸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미국 의사당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사건이나 범죄사실이 속속 드러나는데도 끝까지 부정하는 국내 유력 정치인의 모습은 그래서 우리를 더 불편하게 하고 절망스럽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바로 파시즘의 대두와 일맥상통한다. 이성보다 비이성을, 지성보다 흥분을 유발하는 파시즘의 갈라치기는 그래서 지금의 극단을 치닫는 진영논리와 갈라치기, 혐오의 정치에서 그 자생력을 갖추기 좋은 환경에 이르렀다.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를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 속에 감춰진 파시즘을 간파해야 할 것이다.

 

<우리와 그들의 정치>는 갈라치기와 혐오로 선동하는 정치인들이 야기하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파시즘의 열가지 정치선동 기술을 소개함으로서 판단능력을 기르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저자는 우선 신화적 과거와 프로파간다에 주목한다. 특히 문제가 있는 정치인의 목표를 도덕적인 이상으로 선전하는 프로파간다는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또한 교육, 언어, 전문지식을 공격하고 평가절하하면서 공적 담론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반지성도 섬뜩하기만 하다. 이성적인 논쟁을 두려움과 분노로 대체하고 현실을 왜곡하는 비현실 전략도 이미 우리 사회에 등장한지 오래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어찌보면 회생불능의 단계까지 갔는지 모른다고 충고한다. 더 이상 후퇴는 있을 수 없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파시즘의 도발을 분쇄하고 다시금 민주주의의 기본 의의를 되찾는 노력의 출발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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